하나님,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외부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하나님이 지방 선거를 허락하신 그 뜻을 살피며, 우리가 해야 할 노력과 수고를 힘써 감당할 수 있게 하옵소서. 먼저, 내가 중앙 정치의 대표자들을 선출할 때 가졌던 정치적 판단 기준과 성향을 잠시 내려놓고, 내가 속한 지역의 일군으로 자원한 사람들의 삶의 여정이나 도덕성, 그들이 내세운 지역 공약들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부지런함을 주소서. (본문 중)

정병오(기윤실 공동대표, 오디세이학교 교사)

 

하나님,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예산과 행정, 교육을 담당할 대표를 선출하는 지방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불과 두 달여 전에 치른 대통령 선거라는 중대한 일에 마음을 쏟았고, 그 여진이 아직 남아 있어 지방 선거에 관심이 잘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또한, 이제 갓 시작된 코로나 이후 일상 회복으로 몸과 마음이 분주해서 선거에 에너지를 쏟을 여력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지방 선거는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이며 민주주의의 꽃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함을 아시고 특정 기관이나 개인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여러 기관과 사람들에게 분산시키셨다는 것을 우리는 성경과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정치의 영역에서도 중앙 정부뿐 아니라 지방 정부를 세워 지역 주민들의 삶을 세밀하게 살피고 섬기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불행히도 우리는 이렇게 하나님이 허락하시고 믿음의 선배들이 확립한 지방 자치의 효능감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정치적 미숙함 때문에 지방 자치는 중앙 정치에 예속되어왔고, 각 지역 주민의 고통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지역 밀착형 정치를 실현하는 정치인들을 많이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또 지방 선거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지역의 삶이 중앙 정치에 예속되고, 좋은 일군들이 세워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하나님,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외부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하나님이 지방 선거를 허락하신 그 뜻을 살피며, 우리가 해야 할 노력과 수고를 힘써 감당할 수 있게 하옵소서. 먼저, 내가 중앙 정치의 대표자들을 선출할 때 가졌던 정치적 판단 기준과 성향을 잠시 내려놓고, 내가 속한 지역의 일군으로 자원한 사람들의 삶의 여정이나 도덕성, 그들이 내세운 지역 공약들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부지런함을 주소서. 비록 가정에 배달된 선거 공보물과 인터넷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그 가운데서도 작은 차이점을 찾아내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력을 주시옵소서.

 

하나님, 우리가 정치적 조급함을 버리게 하시고, 정치나 언론의 선동으로부터 우리의 중심을 지키게 하옵소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갑자기 하루아침에 그 효능을 드러낸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판단의 몫을 양심적으로 그리고 성실함으로 감당할 때, 그 노력의 총합으로 조금씩 발전해 왔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도 우리가 복잡하고 분별이 쉽지 않은 이슈들을 성실히 판단하여 기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게 하시고,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선한 통치가 드러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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