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 또 다른 것 중 하나가 식량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자체 생산량의 2배 이상 되는 밀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거의 절반 가까이(44%)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고 있다. (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 또 다른 것 중 하나가 식량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자체 생산량의 2배 이상 되는 밀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거의 절반 가까이(44%)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고 있다. 아프리카 밀 소비량의 1/3을 이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밀 수출 1위인 러시아와 5위인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으로 당장 아프리카 사람들이 그 고통을 고스란히 받게 될 형편이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도 그 점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나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도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다. 여기에 가축 사료로 많이 사용되는 옥수수도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4위의 수출국으로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3대 곡창 지대라 불리는 곳에서의 전쟁은 이렇게 인류의 식량 공급까지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6%, 그리고 곡물 자급률은 20%로 우리나라는 식량 절대 빈국이다. 곡물 자급률은 쌀 덕분에 20%라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쌀을 제외한 다른 곡물의 생산은 거의 바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식은 여전히 쌀이지만, 이미 1인당 밀 소비량이 쌀의 절반을 넘어섰다. 평균적으로 우리가 하루 세끼 중 한 끼 이상을 밀가루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다행히 우리는 밀의 대부분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입하기에 당장은 이번 전쟁의 직격탄을 피하겠지만, 결국 연쇄적 파급이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밀이나 곡물 가격의 폭등이 발등의 불이 되었다. 우리는 사료용까지 포함하여 세계에서 7번째로 곡물을 많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 내막을 보면 우리나라 신자가 일용할 양식을 하나님께 구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기도 중 하나인 셈이다.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곡물이 쌀과 밀이다. 두 곡물은 매년 7억 톤씩, 거의 같은 양이 생산되고 있다. 쌀과 밀의 주성분은 식물의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이다. 여기에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각종 다른 성분들이 들어 있다. 밀에는 단백질이 쌀의 거의 두 배인 10% 이상 들어 있다. 따로 고기를 먹지 않고 밀가루 음식만 먹어도 단백질이 어느 정도 공급되는 것이다. 반대로 쌀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지 않으므로, 영양 과다의 현대인에게 쌀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식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고 있는 듯하다. 이전에는 밀을 분쇄하여 밀가루를 만들 때 작고 곱게 빻을 수가 없어 밀가루의 색이 예쁘지 않아 표백제로 희게 만들었다. 그래서 밀은 먹으면 건강에 안 좋은 식품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공 기술이 발달하여 따로 표백제를 넣지 않아도 고운 흰 가루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곡물의 수입 시 습도와 온도 조절을 통해 별 첨가제 없이도 안전하게 국내 이송이 가능하게 되었다. 과학기술은 계속 변하고 발달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점이 있으면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이는 고정된 시각으로 세상이나 어떤 사실을 보는 태도를 버릴 것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러시아 남부나 우크라이나의 겨울밀은 가을에 파종하여 7-8월쯤 수확한다 한다. 곧 수확기가 다가오는데 여전히 전쟁의 와중에 있고, 게다가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였는데 고향과 집을 떠나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안타까움이 얼마나 클까 생각하게 된다. 자세한 통계를 찾기가 어려워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3-4월 봄밀의 파종도 한창 전쟁 초기여서 쉽지 않았을 듯하다. 앞으로 아프리카와 그리고 연쇄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식량 부족과 그로 인한 불안을 생각하면, 이 전쟁이 속히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 교회가 주기도문으로 드리는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를 구하는 기도에 이 일도 생각하고 기도드리면 좋겠다.

 

* <좋은나무> 글을 다른 매체에 게시하시려면 저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02-794-6200)으로 연락해 주세요.

* 게시하실 때는 다음과 같이 표기하셔야합니다.
(예시) 이 글은 기윤실 <좋은나무>의 기사를 허락을 받고 전재한 것입니다. https://cemk.org/26627/ (전재 글의 글의 주소 표시)

 

<좋은나무>글이 유익하셨나요?  

발간되는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

카카오톡으로 <좋은나무> 구독하기

 <좋은나무> 뉴스레터 구독하기

<좋은나무>에 문의·제안하기

문의나 제안, 글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시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편집위원과 필자에게 전달됩니다.
_

<좋은나무> 카카오페이 후원 창구가 오픈되었습니다.

카카오페이로 <좋은나무> 원고료·구독료를 손쉽게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_

관련 글들

2024.11.04

로켓배송의 편리함 뒤에 남은 슬픔(손은정)

자세히 보기
2024.10.30

머리 위 하늘은 누구의 것인가(김영환)

자세히 보기
2024.10.28

약속과 책임, 그리고 공감과 연대(임현주)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