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과 생명의 주인 되신 하나님.
태초에 빛과 물, 땅과 하늘을 지으신 당신의 능력과 은혜를 믿음으로 고백하는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참회하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나아왔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허락하신 터에서 온 생명과 더불어 겸손하게 자족하며 살아 갈 줄을 알지 못하고, 탐욕과 불안과 오만에 휩싸여 스스로를 죄와 멸망으로 끌고 가는 듯 보입니다.

하나님, 지금 자연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자본, 시장, 개발, 경쟁의 힘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약탈과 오용을 일삼아 온 인간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는 것을 깊이 알아차리게 해주십시오. 세상에 잠시 머무는 우리 육신의 죄와 그 결과는 내가 사는 시간, 내가 사는 지역에서만 잠시로 끝나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연결되어 있는 이 땅의 모든 존재와 내일의 생명들에 닿게 됨을 기억하게 하시고, 그래서 우리가 죄의 길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여전히 우리 인간은, 그리고 이 세계의 견고한 시스템은 변치 않을 것만 같습니다. 무슨 일이 발생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마치 인간의 오만과 탐욕으로 인한 낭패가 없었던 것처럼, 마치 인간이 파괴한 이 세계가 다시 인간을 덮친 일이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마치 코로나가 없었던 것처럼 살아갑니다.

피조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여주십시오. 땅과 하늘, 비와 바람은 인간을 품어주고 자라게 하며, 지구 동료 생명들은 인간을 참아주며 함께 살고자 합니다. 오직 인간과 인간이 숭배하는 자본만이 이 세계를 밀어내고 짓밟으며 아껴주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들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은 인간이 일방적으로 다스리라는 것이 아닌 각각 고유한대로 생명력 있고 영광스럽게 존재하도록 하라는 말씀이라고 믿습니다. 하늘과 땅과 생명들의 아픔을 모른 체 하는 인간을 하나님께서도 모른 체 하실까 두렵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수년에 불과하다고 예측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에너지가 고갈되고, 식량이 부족해지고, 2100년이 되면 인류마저 멸종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3년 전 인간의 계산과 예측에 코로나가 없었듯,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지조차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의 교만과 착각을, 무심함과 나태함을 회개합니다. 피조물 중 하나일 뿐인 스스로를 과신하지 말고 하나님을 온 땅과 하늘의 주인으로 고백하며 우리보다 더 만유의 회복과 아름다움을 갈망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소서.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땅 위에서 타락하고 오염된 신을 벗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땅을 훼손시키는 삶의 태도와 습관을 버리겠습니다.
욕망과 편리를 따랐던 걸음을 멈추겠습니다.
선을 모르는 팽창과 발전의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겠습니다.
기후 위기와 붕괴를 초래한 불의에 맞서겠습니다.
기후 재난과 불평등에 고통받는 이웃의 손을 잡겠습니다.

기후 정의를 외치고 행하는 기후 증인으로 우리를 사용하여 주십시오. 한국 교회가 기후 증인들의 공동체로서 이 땅과 하늘에 하나님의 거룩함이 회복되게 하는 일과 모든 피조물들이 안전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게 하여 주십시오. 참회함으로 나아와 하나님의 주인되심을 고백하고 땅과 하늘을 향한 당신의 뜻을 구하는 이 예배와 기후정의에 힘을 모으고 목소리를 키워 정부, 기업, 민간의 진실한 대응을 촉구하는 이후 행진의 시간이 각 사람의 일상을 전복시키고 이 세계의 체제를 전환시키는 새로운 출발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각자의 영혼 깊숙한 곳에 꺼지지 않는 소명과 열망과 능력으로 새겨지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후정의주일 연합예배 중보기도문 – 김현아 기윤실 사무국장 (202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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