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4명 ‘교회불신’…3년 전보다 신뢰도 10%p 떨어져

기윤실,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회
‘호감가는 종교’ 기독교가 최하위…천주교·불교와 격차 크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한 지난 3년 사이에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급격하게 추락했다. 이제는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만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1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전국 성인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는 2008년에 처음 시작한 추적 조사연구로 올해 일곱번째를 맞았다.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발표회에는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와 김진양 지앤컴리서치 부대표, 신하영 세명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21%만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 조사 결과 한국교회 신뢰도가 31.8%였던 것과 비교하면 10%p 이상 떨어진 셈이다. 이 중 무종교인의 신뢰도는 10.6%로 전체 평균의 절반도 안 된다.
정재영 교수는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20%의 수치는 한국인 중 개신교인이 차지하는 비율과 거의 같기 때문에 성도들만 교회를 신뢰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사회는 교회에 대해 거의 기대감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에게 가장 호감 가는 종교를 물은 결과, 가톨릭(24.7%), 불교(23.4%), 기독교(16.2%)의 결과를 보였다. 가톨릭과 불교는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기독교는 두 종교와 큰 격차를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김진양 지앤컴리서치 대표는 “코로나 초기에 강행된 광화문 집회와 일부 교회들의 예배 등은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을 교회로 인식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코로나 관련한 이슈들이 맞물리면서 한국교회 신뢰도가 크게 실추한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인이 사건’ 등 입양아 학대 사건들이 기독교 가정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목회자들의 성범죄, 헌금횡령 등이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식개선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한국교회가 사회와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고 보고 있었다. 현재 한국교회가 교회 밖 비판 여론을 수용할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지 물은 결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매우+약간)’고 응답한 비율은 고작 15.4%였다. 심지어 개신교인들 과반수(55.3%)도 한국교회가 쓴 소리를 수용할 준비가 안됐다고 봤다.
정 교수는 “교회 공신력이 떨어지면 교회의 선교와 대사회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교회는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의 폐쇄적인 집단으로 전락하게 되고, 이는 신뢰도를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교회가 대중의 신뢰를 받기 위해 할 일로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55.8%)이 첫손에 꼽혔다. 이 외에도 ‘봉사 및 구제활동’(17.8%),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12.6%)로 뒤를 이었다. 사회 참여활동에 앞서 올바른 도덕관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교회 목회자가 신뢰받기 위해 달라져야 하는 점을 물은 항목에도 ‘윤리·도덕성’(26.0%)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정 교수는 “윤리와 도덕성은 언뜻 보기에 개인적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지만 개인에게만 맡기게 되면 공동체나 제도 차원에서 점검하거나 책임지기 어렵다”며 “목회자와 성도 개인도 성찰이 필요하지만 교회가 공동체로서 성찰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를 주최한 조성돈 기윤실 공동대표는 “기독교가 신뢰받지 못하는 종교가 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번 설문 결과를 통해 한국교회가 경각심을 갖고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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