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 때문에 양육을 선택하고 싶지만 포기하게 되는 엄마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양육을 포기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산에 대한 지원 정보를 출산 전부터 제공받아야만 하고, 개인의 상황에 맞게 구체적이고 자세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본문 중)

김민정(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사)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미혼모 당사자들이 직접 만든 당사자 단체로 2009년 초동모임을 시작으로 2023년 현재까지 미혼모의 권익 향상과 인식 개선 활동을 하고 있는 미혼모 당사자 단체입니다. 저는 현재 이 단체의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미혼모 이야기를 듣게 되면 ‘왜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가?’ 궁금해합니다. 그런데 미혼모가 된 사연은 각각 다르고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나 미혼모들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양육하기로 선택하여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혼모는 출산 전에 뱃속의 태아를 포기할 것인지, 낳아서 입양을 보낼 것인지, 양육할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합니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어떠한 결정을 하든 그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 때문에 양육을 선택하고 싶지만 포기하게 되는 엄마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양육을 포기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산에 대한 지원 정보를 출산 전부터 제공받아야만 하고, 개인의 상황에 맞게 구체적이고 자세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양육 미혼모들은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용기 있게 선택했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녀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혼자서 24시간 육아를 책임져야 하며, 경제적인 책임도 혼자서 감당해야 합니다. 미혼 엄마는 늘 이렇게 고군분투합니다.

 

우리 협회 회원 중에는 다수의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혼자서 한 명의 자녀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다수의 자녀를 키우게 된 엄마들의 사연을 들어 보면, 좋은 가정을 이루고자 노력했으나 결과는 또다시 혼자 키우게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이와 함께 살 수 있고 또 아이와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음에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아이가 어릴수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아이는 세상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자주 아픕니다. 특히, 엄마가 직장을 다니다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누군가 대신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한데, 아이를 돌봐 줄 사람 찾을 수가 없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더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신이 낳은 아이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과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특히,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나라와 지역 사회가 함께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합니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긴다면, 엄마와 아이 모두 멋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현재 OECD 주요 국가 중에서 한국은 출산율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태어난 아이를 여전히 해외로 입양 보내고 있습니다. 그중 미혼모의 자녀가 98%를 차지합니다. 지난해에는 324명이 입양되었고 그중 142명이 해외로 입양되었습니다. 이것은 누군가는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는 선택을 해야만 했던 결과입니다.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난 아이를 엄마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켜줄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는 아이를 혼자 키운다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하고 비난받는 처지에 있습니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이면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사회적 차별과 배척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 된다면 미혼모와 그 아동은 사회적 지지와 존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미혼모 가정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출산은 축하받는 기쁜 일이 되어야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에게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손을 내밀어 주고 힘을 보태 준다면 미혼모들은 좀 더 힘을 낼 것입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엄마와 아이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따듯한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이의 생명이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입니다.”

(사)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미혼모 당사자들이 힘을 모아 미혼모 가족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없애고, 엄마가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과 당사자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 <좋은나무> 글을 다른 매체에 게시하시려면 저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02-794-6200)으로 연락해 주세요.

* 게시하실 때는 다음과 같이 표기하셔야합니다.
(예시) 이 글은 기윤실 <좋은나무>의 기사를 허락을 받고 전재한 것입니다. https://cemk.org/26627/ (전재 글의 글의 주소 표시)

 

<좋은나무>글이 유익하셨나요?  

발간되는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

카카오톡으로 <좋은나무> 구독하기

 <좋은나무> 뉴스레터 구독하기

<좋은나무>에 문의·제안하기

문의나 제안, 글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시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편집위원과 필자에게 전달됩니다.
_

<좋은나무> 카카오페이 후원 창구가 오픈되었습니다.

카카오페이로 <좋은나무> 원고료·구독료를 손쉽게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_

관련 글들

2024.12.18

‘자치(自治)다운 자치’를 위한 지방 선거 제도 개혁(하승수)

자세히 보기
2024.12.06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환대와 우정의 선교(임혜진)

자세히 보기
2024.12.04

일촉즉발 긴장 속의 접경 지역(윤설현)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