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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제본 한 권 앞에서 개인이 하는 결정은 이런 일과 같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기독교 문화 생태계를 보호할 것인가 그것을 망가뜨릴 것인가. 수고한 이들의 당연한 권리가 지켜져야 하고, 도둑질 행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기독교 문화와 문명의 붕괴를 막는다는 심정을 갖는 게 필요하다. (본문 중)

 

정모세(IVP 대표)

 

네덜란드에서 한 소년이 둑에 구멍이 나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두 손까지 사용해 결국 둑이 무너지게 될 것을 막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들이 꽤 많을 것이다. 이 어린 영웅 이야기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미 검색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이 지면에서 그것을 다시 밝힐 필요는 없겠고, 지금은 그저 그 유명한 심상을 한번 빌려와 보자. 둑에 물이 새고 있고, 그로써 둑이 무너질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 말이다. 여기서는 저작권을 무시하는 불법 복제 및 사용 행위, 쉽게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책을 스캔하거나 복사해서 무단으로 공유하는 일과 관련해서 이 이미지를 잘 기억하면 좋겠다.

 

작년에 들은 이야기 하나다. 제법 역사 있는 출판사 하나가 그 출판사의 대표 도서라고 할 만한 성경 주석 시리즈 전집의 번역 출판권 재계약을 포기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불법 복사본 PDF가 너무 많이 음지에서 또는 양지에서 버젓하게 돌고 있어서, 손해가 극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책을 출간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 여러 번역가와 편집자의 노고가 떠올랐고, 결국 책들의 출간 포기로 막대한 손해를 볼 더 넓은 미래의 독자들과 좀 더 앙상해질 교회 생태계의 지식 담론 풍경이 눈앞에 생생했다.

 

ⓒpixabay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내용을 담은 고가의 책일수록 이러한 불법 복제 행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불법 복제물을 판매하고 사용하는 이들에게 더 구미가 당기는 대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요한 비중 있는 책을 내는 프로젝트는 상당한 노고와 비용이 들어가고, 더더욱 요즘같이 출판계 상황이 악화되는 때에는, 한 출판사의 존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제는 실제로 어떤 책의 번역이나 출간을 고려할 때, 기획 단계에서부터 불법 복제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짚어 보고 그 계약 및 출간의 가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최근에 내가 일하는 IVP에서 IVP Bible Dictionary Series에 속하는 『바울과 서신서 사전』(Dictionary of Paul and His Letters, 2nd ed.)이라는 커다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결정할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불법 복제본이 돌아다니는 양상은 크게 보자면 두 가지다. 하나는 불법 복제본을 통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이들의 판매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선의(?)와 친절(?)로 복제본을 지인들에게 공유하는 행위다. 불법 복제본의 판매 행위는 광고성 단체 메일이나, 관련 독자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로 이뤄진다. 별생각 없이 하는 공유 행위는, 주로 지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데, 개인적으로 스캔본을 만들어 책을 소장하거나 어떤 경로든 불법 복제본을 소장한 사람이, 여러 이유로 그것을 무상으로 지인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교재로나 과제물로 사용되는 책의 복제본이 학생들 사이에서 공유될 수 있고, 자신의 사역에 도움이 된 유익한 자료 도서의 복제본을 목회자들이 서로 제공할 수도 있다. 학교에서 이따금 교수님이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한다지만, 어떤 경우는 교수님이 그런 불법 복사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얼마 전에 한 신학생에게 직접 들었다.

 

참고 이미지

 

책 한 권의 값이 보통은 아주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가 뭘’ 하는 생각을 가지고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게 댐의 구멍에서 졸졸 흐르기 시작하는 물이 댐 자체를 무너뜨리고 마을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 불법 복제본 한 권 앞에서 개인이 하는 결정은 이런 일과 같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기독교 문화 생태계를 보호할 것인가 그것을 망가뜨릴 것인가. 수고한 이들의 당연한 권리가 지켜져야 하고, 도둑질 행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기독교 문화와 문명의 붕괴를 막는다는 심정을 갖는 게 필요하다. 더욱이 이것은 기독교라는 종교 판 안에서 하는 이야기 아닌가. 클리셰 같은 질문이지만, ‘그렇게 얻은 지식과 신앙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교회에서 교회 지도자들이 단호하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선언하자. 주변에서 불법 복제본이 판매되거나 제공될 때, 그것은 불법 행위이니 나는 그런 일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신고하자. 기독교 문화라는 아름다운 숲을 가꾸는 ‘숲지기’가 되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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