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분별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에 닥쳐왔다. 254석의 지역구와 46석의 비례대표를 합쳐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결정하는 선거이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이기도 하다. 각 정당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국교회도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정치참여를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교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탈 행동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

정치는 그리스도인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좋은 정치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분별력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드린 유일한 요청이 백성들을 재판할 분별력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솔로몬은 지혜롭게도 매우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능력인 ‘정치적 분별력’을 요청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를 기뻐하셨다. 예수님께서도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별하려 하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별하지 못하느냐고 우리를 꾸짖고 계신다. 좋은 공직자는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런데 공직 후보자들 사이에는 알곡과 가라지가 섞여 있다. 민주 선거는 이 중에서 알곡을 분별하려는 우리의 노력이다.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분별력 향상을 위해 몇 가지 현실적 조언이 있다.

무엇보다 먼저 현행 공직선거법이 금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행 선거법이야말로 가장 신뢰할 만한 분별의 기준이다. 방대한 선거법이어서 그리스도인에게 특화된 해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예배와 헌금, 기부, 말, 통신, 명함, 사진 등 7가지 분야에서 ‘교회가 지켜야 할 선거법 체크’를 포스터로 발행하고 있다. 반드시 참조해야 한다. 특히 많은 유권자가 출석하는 대형교회들은 교인들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에서 금하는 바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추구하는 자는 배척을 받아 마땅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실과 거짓에 대한 분별력을 갖추려는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를 사기꾼들의 경연장이라 주장하는 사람은 멀리해야 한다. 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켜 진실로부터 우리의 눈을 가리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언론매체를 접하여 정보의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선입견을 강화하는 매체만을 의지하여 결국에는 거짓에 목을 매다는 어리석음을 그쳐야 한다.

공직 후보자 중에서 알곡을 고르려면 ‘차선의 선택’과 ‘소거법’을 활용하는 게 좋다. 어떤 정책도 똑같은 가치를 지닐 수 없다. 반드시 비교해 보고 보다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후보자 모두를 선택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 기권하면 가장 나쁜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다. 모든 후보자의 정보를 늘어놓고 자신이 가장 나쁘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가진 후보자부터 지워나가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남은 후보자가 바로 그 차선의 선택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정치적 선택에서 적용할 신앙적 기준은 인애와 공평과 정직이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속성이다. 놀라운 것은 바로 이러한 가치의 실천을 통해 우리의 영적 분별력과 정치적 분별력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영이라면 반드시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대로 혹자가 아무리 자신의 영이 하나님의 영이라 주장해도 그의 모습이 잔혹과 불공평과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는 악한 영의 지배를 받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는 거짓 선지자들을 구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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