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FER’s MOVE] 불편한 이야기 하는 편한 사이(기독청년의 넘실넘실 3 촬영 후기)

글_다정(김자은 기윤실 청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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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돈’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나누시나요? 대부분의 경우 돈 이야기는 다소 꺼려지고 피하고 싶은 주제일 때가 많죠. 특히 신앙과 맞물리면 더 복잡해지기 마련이고요. 저 또한 돈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촬영을 통해 돈 이야기를 더 편안하게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의 이유는 이번 촬영이 불편한 주제임에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해 보는 경험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솔직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누는 돈 이야기는 참 유쾌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첫 소득 경험부터 소비 습관, 재정 관리, 그리고 교회 내에서의 돈과 신앙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럼, 기독 청년들이 나눈 돈 이야기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 볼게요~~!

 

돌이켜 보면, 교회에서 돈에 관한 이야기는 자주 금기시 되거나,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기에 관한 이야기를 축복, 은혜와 함께 버무린 수상한 이야기만이 쉽게 들려오곤 했던 것 같습니다. ‘돈’의 축복을 받지 못해 딱히 돈이 많아 본 적이 없고 오히려 일생을 대부분 ‘없는 사람’으로 살아온 저는 항상 그런 이야기들이 불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저런 돈 이야기는 틀린 거야!”라고 자신을 스스로 위로해 왔지만, 그럼에도 계속 그런 이야기만 듣다 보니 돈이 없어 힘든 상황들이 제 믿음 탓으로 여겨지곤 했거든요. 이성을 붙들고 내 믿음 탓이 아니라고 되뇌어 봤지만, 감정의 생채기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 (혹시 ‘돈’스라이팅을 당해 온 것인가…?) 어쨌든 그런 배경 속에서 저는 돈 이야기, 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숨겨왔었어요. 이게 맞나? 저게 맞나? 혼자 고민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한 편으로는 교회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과 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기도 했어요. 교회는 정말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잖아요! 그래서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또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배울 점도 많고, 내 고민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기독청년의 넘실넘실 3 “청년들은 왜 돈 문제로 힘들까?” 촬영 중

 

이번 촬영에서는 제가 나누고 싶었던 신앙과 돈의 문제, 또 내 생각을 넘는 이미 고민하고 있던 사람들의 고민과 삶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허심탄회한 이야기 도중 느낀 점은 불편한 주제일수록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오히려 덜 불편해지고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대화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는 쉽게 형성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 필요하기 마련인 것 같아요. 교회에서 우리가 그런 관계를 형성해 가면 어떨까요? 재정 문제는 누구에게나 민감한 주제지만, 이를 터놓고 나누면 서로의 삶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공감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거예요. 결국 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나와 이웃들의 현실적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이고, 나아가 사회 정의와도 닿아 있는 문제니까요. 신문 기사로만 이웃들의 ‘돈 이야기’를 접하거나, 그저 안타까워하기보다는 그냥 툭~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돈 이야기를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다면, 개인적 고민은 물론 교회 내에서도 재정 문제로 인한 갈등이 더 나은 토론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이렇게 자못 어려운 주제로 수다 떠는 것이야말로 교회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교회 내 재정 문제는 몇몇 직분자가 암암리에 처리하고 쉬쉬 덮어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를 점검하고 투명성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어야 하니까요.

결국, 그동안 이토록 불편했던 불편한 돈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신뢰를 쌓아가는 출발점이 될 거예요. 딱딱하고 무거운 논의가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솔직한 대화 말이죠. 교회를 비롯한 여러 신앙공동체가 ‘불편한 이야기 하는 편한 사이’가 될 수 있기를,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며 조금 더 투명하고 따뜻한 공동체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이번 촬영에서 느꼈던 솔직한 대화의 즐거움이, 이 글과 영상을 보는 여러분에게도 전해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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