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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최근까지는 주로 힌두교나 불교의 종교적 수련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 중에서는 수빈이처럼 이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나 반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사실 명상을 접점으로 삼아 포교 활동을 하는 종교 단체들도 드물지 않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두려움 때문에 명상을 터부시하고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유익하지 않다. (본문 중)

 

김지은1)

 

승주는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그의 부전공은 뇌 과학인데, 강의 시간에 흥미로운 연구를 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미-중 공동 연구팀이 꾸준히 발표해 오던 연구였는데, 몇 번의 짧은 명상 훈련이 뇌를 변화시킨다는 일련의 연구 결과들이었다. 연구 대상자들이 단 5일 정도, 하루에 20분 정도만 특정 명상 훈련을 했는데, 집중력도 증가되고 스트레스를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2) 스트레스 조절 능력의 강화는 주관적 지표뿐 아니라, 생리적 지표, 즉, 심장 박동의 변이, 피부 전도도나 뇌파 변화로도 확인되었다.3) 심지어는 3시간 동안의 명상 훈련 후에는 뇌의 백질 구조마저 변화된다는 보고도 있었다.4) 승주는 이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대해 친하게 지내는 기독교 동아리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친구는 흥미를 보였지만, 선배인 수빈이는 그러다가 이상한 종교에 빠지거나 그나마 하루에 10분 하던 기도도 하지 않고 그 시간에 대신 명상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러워하였다. 그리스도인 대학생 승주는 명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해야 할까?

 

명상이라고 하면, 우리는 먼저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양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어 무릎에 놓고 눈을 감는 자세를 마음속에 떠올리게 된다. 관상 기도와 같은 기독교적 전통에서도 유사한 것이 있다고는 하나, 명상이 최근까지는 주로 힌두교나 불교의 종교적 수련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 중에서는 수빈이처럼 이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나 반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사실 명상을 접점으로 삼아 포교 활동을 하는 종교 단체들도 드물지 않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두려움 때문에 명상을 터부시하고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유익하지 않다. 우선, 명상을 해보고 싶은 일부 그리스도인들이 건전한 그룹과 함께 시도해 볼 기회를 멀리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의과학적으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방법 하나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딤전 4:3-5)라는 생각을 가지고, 명상(meditation) 또는 마음 챙김/ 알아차림(mindfulness)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면,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부담을 주는, 타종교를 연상시키는 가부좌 자세와, 마치 신에게 드리는 기도를 연상시키는 눈을 감는 부분부터 검토해 보자. 이 자세가 명상에 필수적일까?

 

처음 승주가 보았던 연구들에서는 동양의 전통에 기반한 통합적 신체-마음 훈련(Integrative Body-Mind Training, IBMT)이라는 명상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몸으로 다양한 자세들을 취하면서 몸과 마음에 생기는 감각들에 집중하고 그것들을 알아차리는 방식이었다. 가부좌 자세를 하기도 하지만 스트레칭과 비슷한 다양한 자세를 취하게 하면서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게 한다. 눈을 뜨고 산책을 하면서 하는 명상 방법도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명상에서 특정한 자세나 눈을 감고 뜨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부좌가 내키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명상 또는 마음 챙김이 효과를 나타내게 하는 주된 요소, 공통된 요소는 무엇일까?

 

구체적인 요소 중 하나는, 복식 호흡을 통한 심호흡이다. 복식 호흡은 어떤 마음챙김 훈련을 하더라도 대부분 포함된다. 복식 호흡법은 사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좋은 방법인데, 단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공짜라는 것이다! 큰돈을 내고 배운 방법은 기대감도 커서 자주 반복하게 되는데, 무료이기 때문에 계속 실행하지 않게 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다. 독자들은 이 효과적인 방법을 한 달 동안만이라도 매일 활용해 보기를 바란다.

 

의자에 편안히 기대어 앉는다. 누워서 할 수도 있다. 먼저 숨을 훅 끝까지 내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처음 복식 호흡을 연습할 때는 왼손을 가슴 위에, 오른손을 배 위에 두고, 가슴보다 배가 주로 움직이는지 모니터링하면서 연습을 해도 좋다. 들이쉴 때는 배가 나오고 내쉴 때는 배가 들어가게 한다. 들이쉴 때 배를 내밀면 횡격막이 배 쪽으로 내려오면서 아래쪽 폐에 음압이 형성되고 더 깊은 호흡이 가능해진다.

 

천천히 들이쉬면서 넷을 세고, 호흡을 멈추고 셋을 더 센다. 내쉬면서 다섯을 세고, 호흡을 멈추고 셋을 더 센다. 보건복지부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이 있으니 보면서 연습을 해보아도 좋다. 숫자를 세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는 데에 집중하고, 들숨과 날숨이 대강 1:2의 비율이 되게 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렇게 복식 호흡을 하면서 숨이 들어가고 나가고, 배가 움직이면서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는 감각에 집중한다. “내가 잘 하고 있나?”부터 시작해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하는 부정적인 생각 등 다양한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를 수 있는데, 그러면 이 생각이나 감정이 떠올랐다는 것을 인지하고 부드럽게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30회 정도를 한 세트라고 생각하고 시행해 본다.

 

복식 호흡을 하는 동안 부교감 신경계가 주로 자극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보고가 있다. 호흡을 하는 지금, 그리고 여기(here and now)에 집중하면 끊임없이 떠오르는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이 만들어 낸 감옥의 바깥에 있게 된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게 명상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만큼 일상적이고 전혀 특별하지 않은 것이 명상이다. 수빈이의 걱정처럼 기도 시간이 줄어들 염려도 없다. 명상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있을 때도 할 수 있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들어 보면, 가요를 들으면서 명상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초등학생 자녀가 하루 종일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를 틀어 놓는다면, 그런 노래를 들으면서도 명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다음 글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명상법인, “마음 챙김 음악 감상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이화여자대학교 뇌‧인지과학부 교수, 신경정신과 전문의.

2) Tang et al., Short-term meditation training improves attention and self-regulation (2007), PNAS.

3) Tang et al., Central and autonomic nervous system interaction is altered by short-term meditation (2009), PNAS.

4) Tang et al., Short-term meditation induces white matter changes in the anterior cingulate (2010), P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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