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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도 성경적 가치를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데, 구체적인 실현 방법으로서 선거법의 엄격한 준수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교회는 공공 기관이 아니지만, 공적 신뢰를 받는 종교 기관으로서 더욱 모범적으로 선거법을 지켜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공직선거법상 교회에서 주의해야 할 선거 운동 모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문 중)
정재훈1)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과거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일부 교회와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 공동체인 우리 교회가 어떤 자세로 이 중요한 시기를 맞이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로마서 13:1)고 말씀하시면서, 동시에 ‘공의와 정의를 추구하라’고 가르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권은 단순한 권리를 넘어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책임입니다. 우리는 이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선거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교육, 복지, 경제, 환경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결정됩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은 성경이 강조하는 가치와 직결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성경적 가치에 좀 더 가까운 공약을 내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분별하여야 합니다.
특히, 이 선거의 과정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성숙한 자세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충분한 정보 습득과 신중한 판단입니다.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단편적인 정보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나 ‘카더라 통신’이 아닌, 검증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 개인적 이익을 넘어선 공동체적 사고를 해야 합니다. 나와 우리 가족만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특히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셋째, 대화와 소통의 자세입니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도 존중과 사랑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적 견해의 차이가 인격적 비난이나 관계의 단절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 Canva
교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도 성경적 가치를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데, 구체적인 실현 방법으로서 선거법의 엄격한 준수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교회는 공공 기관이 아니지만, 공적 신뢰를 받는 종교 기관으로서 더욱 모범적으로 선거법을 지켜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공직선거법상 교회에서 주의해야 할 선거 운동 모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예배 시간 중에 교인인 후보자의 출마를 통상적으로 간단히 소개하는 것은 가능하나 학력, 경력 등을 소개하거나 인사 기회를 주는 것은 금지됩니다. 교인인 후보자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정해진 일정에 따라 기도나 간증을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선거 기간에 급조해 기도나 간증을 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그리고 교회를 방문한 후보자의 참석을 알리는 것은 가능하나 지지를 유도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다음으로 헌금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평소 다니던 교회에 통상의 헌금이나 헌물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른 교회에 헌금을 하거나, 통상 이상의 헌금을 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교회에서 정치인의 후원금을 모금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일반 교인의 경우 좋은 사람들이 뽑히길 바란다는 취지의 문구를 적어 헌금하는 것은 가능하나, 특정 후보나 정당의 당선을 기원하는 취지의 문구를 적어 헌금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후보자의 명함 배부의 경우 선거 운동 기간 전에는 교회 옥내에서의 배부는 금지되나 명시된 선거 운동 기간에는 가능합니다. 교회 내 후보자 관련 행사 홍보물에 후보자 사진 사용은 금지됩니다. 또한 선거 운동 기간 전에는 교회 안에서 말로 하는 선거 운동은 금지되나 선거 운동 기간에는 허용이 됩니다. 그러나 선거 운동 기간이라 하더라도 교회에서의 직무를 이용한 설교나 광고 등에서 특정 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언급이나 비유는 금지됩니다.
마지막으로 후보자가 자선 사업을 주관하는 교회나 단체에 의연금품이나 구호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개별 물품이나 포장지에 후보자의 이름이나 정당 표시는 금지됩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과 참여를 통해 발전합니다. 우리 각자의 한 표가 모여 우리 사회의 미래가 결정됩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가 신앙의 문제와 정치 이념 문제를 혼동하여 특정 정파에만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듯한 주장을 하는 잘못된 태도를 보여 온 점이 있다면 반성하고, 우리들 개인과 교회 공동체가 성숙한 판단을 해야 할 엄중한 사회적 책임이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선거 과정에서도 선거법을 준수하고 그리스도인다운 품격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교우들과도 사랑과 존중으로 교제할 수 있어야 하고,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선출된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의인의 다스림을 받으면 백성이 즐거워하고”(잠언 29:2)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성숙한 선택이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어 가는 데 기여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선거가 우리 모두에게 민주 시민으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공의를 물 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어다” (아모스 5:24)
1) 변호사, 기독법률가회, 기윤실 좋은사회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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