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2-3회 발행되는 <좋은나무>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무료),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

 

카카오톡으로 <좋은나무> 구독하기

 <좋은나무> 뉴스레터 구독하기

『토브 처치』는 교회의 ‘문화’에 주목한다. 이는 교회의 건강성 표준으로 말씀, 성례, 권징을 제시해 온 전통적인 접근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다. 물론 이러한 전통적 접근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교회의 뼈대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뼈대 위에 살과 피를 형성하는 것은 문화라는 것이다. (본문 중)

 

정병오(오디세이학교 교사, 기윤실 공동대표)

 

스캇 맥나이트, 로라 배린저 | 『토브 처치』 | 김광남 옮김

야다북스 | 2025년 6월 10일 | 22,000원

 

성도에게 교회는 영적 생명의 원천이다. 죄와 사망의 권세 아래 있던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새 생명을 얻게 되면, 그는 홀로 존재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의 한 지체로 살아가게 된다. 교회 없는 구원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성도는 교회에서 제대로 된 말씀을 공급받고 풍성한 성도의 교제를 누릴 때, 마음에 평화를 누리며 가정과 사회에서 성도의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의 가치관을 거슬러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에서 말씀을 공급받지 못하고, 교회 내 여러 관계 안에서 갈등과 불화로 인해 영적 생명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를 종종 겪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성도는 영적 침체에 빠지게 되고 일상을 제대로 유지하기도 힘들어지며,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을 버리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많은 사람이 이 문제의 원인을 인간의 죄와 연약함에서 찾는다. 틀린 지적은 아니다. 그래서 ‘교회는 죄인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사람을 보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교회 생활을 하라’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 교회에 나타나는 문제들을 그냥 묵인하게 하는 임시방편의 진통제일 뿐, 교회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 현실 교회에 나타나는 문제들 사이의 현저한 괴리의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원받은 성도라고 해도 죄와 연약함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교회에서는 죄가 억제되고 서로의 연약함을 보완하면서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분명하게 나타나지만, 또 다른 교회에서는 죄와 연약함이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될 뿐 아니라 더 강화되어 영적 학대와 폭력의 형태로 영혼을 나락에 빠뜨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발생시키는 기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토브 처치』는 교회의 ‘문화’에 주목한다. 이는 교회의 건강성 표준으로 말씀, 성례, 권징을 제시해 온 전통적인 접근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다. 물론 이러한 전통적 접근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교회의 뼈대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뼈대 위에 살과 피를 형성하는 것은 문화라는 것이다. 문화는 교회 안에서 ‘힘이 어떤 사람에게 집중되고 분산되느냐’, ‘구성원들이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느냐’, ‘의사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교회의 성과가 무엇으로 측정되고 있는가’ 하는 것과 같은 부분들이다. 이 하나하나의 부분들이 성경의 원리를 따라 형성되고 있는지, 아니면 종교의 외피만 썼을 뿐 세상의 원리와 다를 바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토브처치』 표지 ⓒ야다북스

 

교회 내 문화의 중요성을 살펴보기 위해 『토브 처치』 저자들은 10여 년 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교회에 충격을 주었던 윌로우크릭 교회의 창립자이자 담임 목사인 빌 하이빌스 목사의 성적 비행 문제를 사례로 든다. 윌로우크릭 교회는 새로운 교회의 모델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교회였고, 빌 하이빌스 목사는 이를 이끌어가는 리더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였다. 하지만 빌 하이빌스 목사는 오랜 기간 여성 사역자들과 성도들에게 성적 범죄를 저질렀고 이를 은폐했다. 그리고 여성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당했던 성적 수치와 학대를 용감하게 증언했을 때, 교회가 조직적으로 여성 피해자들을 억압하고 2차, 3차 가해를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는 윌로우크릭 교회 내 모든 권력이 빌 하이빌스 목사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교회 내 구성원들 안에 빌 하이빌스에게 잘못 보이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빌 하이빌스 목사가 강단에서 말씀을 잘 가르치고, 성례를 잘 집행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여러 선교와 긍휼 사역을 했겠지만, 교회의 문화는 전형적인 1인 독재 공포 통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윌로우크릭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의 본질인 말씀과 교제와 봉사를 잘하는 교회조차도 권위주의와 사역자 중심주의, 여러 형태의 차별이 구조화된 문화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 교회가 사회의 영향을 받아 셀럽 목사, 성과주의, 돈과 숫자로 정치적 영향을 미치려는 경향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성경은 교회의 본질이나 사명, 조직과 사역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니, 교회가 가꾸어온 문화야말로 그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를 가장 잘 드러내 주는 표지라고 할 수 있다. 『토브 처치』의 저자들은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문화를 ‘토브’(좋음)라고 규정하고, 이 토브의 내용을 공감, 은혜, 사람 우선, 진실, 정의, 섬김, 그리고 그리스도 닮기 등 7가지로 제시한다. 그리고 많은 교회가 이 7가지 토브와 반대되는 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야기하는 문제들을 지적하며, 교회가 신속히 이 7가지 토브를 키우는 문화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토브 처치』는 그동안 교회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문화’를 중심으로 현대 교회가 드러내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더욱 명료하게 드러내고,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어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교회론 논의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한국 교회의 경우 한국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구조나 유교 문화에 더하여, 자본주의 문화와 최근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교회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고 구성원들이 고통을 당하고 영적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만 하면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므로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토브’에 근거하여 교회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이 책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기존 교회의 잘못된 문화에 대해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비판하지만, 대안으로 제시하는 토브 문화는 원리 제시에 그쳐 실제로 교회에서 실현할 방안에까지 나아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약간 추상적인 느낌을 준다. 둘째, 저자는 교회 내에 존재하는 잘못된 문화 가운데 교회의 규모로 인해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집중하지 않는다. 즉 교회의 규모와 관계없이 교회의 문화로 인해 생기는 문제도 있지만, 교회가 대형 교회(메가 처치)가 되면서 규모가 만들어내는 문제도 있음을 간과한다. 셋째,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국 교회의 맥락에서 쓰였기 때문에 한국 교회가 갖고 있는 특별한 맥락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금 한국 교회가 붙들고 씨름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제시한다. 한국 교회의 현 상황에 대해 아파하고 어떻게 개혁과 회복을 해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좋은나무> 글을 다른 매체에 게시하시려면 저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02-794-6200)으로 연락해 주세요.

* 게시하실 때는 다음과 같이 표기하셔야합니다.
(예시) 이 글은 기윤실 <좋은나무>의 기사를 허락을 받고 전재한 것입니다. https://cemk.org/26627/ (전재 글의 글의 주소 표시)

<좋은나무>글이 유익하셨나요?  

발간되는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

카카오톡으로 <좋은나무> 구독하기

 <좋은나무> 뉴스레터 구독하기

<좋은나무>에 문의·제안하기

문의나 제안, 글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시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편집위원과 필자에게 전달됩니다.
_

관련 글들

2025.07.04

무식하게 두꺼운 책이 다 읽힌다: 옥성득의 『한국교회 첫 사건들』에 대한 서평(손승호)

자세히 보기
2025.06.23

내 안에 있는, 나를 해치는 것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까?―한강의 『희랍어 시간』 읽기(정영훈)

자세히 보기
2025.06.04

[책 소개]『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악의 비범성에 대하여(홍종락)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