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매관매직에 분노한 개신교계 “국가조찬기도회 당장 폐지”

 

“한국 민주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권력과 야합해 기득권을 유지해 온 국가조찬기도회의 폐지를 이제야 공식적으로 요구한 데 대해 민주시민 앞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박득훈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그 시작점이 바로 국가조찬기도회의 폐지입니다. 정치인들은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지 마십시오!” – 이명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

김건희씨 매관매직 핵심 창구로 떠오른 사단법인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조찬기도회) 사무실 앞에 기독교인들이 모였다. 특검 수사로 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서희건설 회장)과 이배용 부회장(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김건희씨에게 각각 반클리프 목걸이와 금거북이를 건넨 혐의가 불거지자 조찬기도회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개신교 단체 중 하나인 사단법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조찬기도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찬기도회를 “권력비리의 온상”이라고 규탄한 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라는 대한민국 헌법(제20조 제2항)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즉각 해체를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조찬기도회 즉각 폐지를 위한 연대서명에는 415명의 기독교인과 26개 단체가 참여했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성명문을 통해 조찬기도회 측에 “조찬기도회 명칭과 조직을 해체하고 이후 유사 형태의 행사 개최와 조직을 형성하지 않을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라”며 “연례행사로 진행되는 조찬기도회도 즉각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 금품수수 및 정치권 유착 의혹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 독재정권 옹호 과오 반성 및 공개 사죄 또한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는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목사는 “조찬기도회는 지배 집단의 가치와 이념이 마치 기독교 신앙의 보편적인 요구인 양 포장하면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반민주 권력과 야합해 기득권을 강화해 왔다”라며 “(조찬기도회의) 부당한 왜곡과 자기 기만이 오래 지속 일이었기에 이제야 조찬기도회 폐지를 요구하는 것이 죄송하고 부끄럽다”라고 운을 뗐다.

사회를 맡은 김현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 시작된 조찬기도회는 2003년 ‘순수 기도회로 거듭나겠다’면서 사단법인을 설립했지만 취지가 무색하게도 정치권과의 유착, 권력미화, 기독교 이기주의 온상으로 지목됐다”라며 “이제는 대통령 부인을 대상으로 한 부정청탁이 드러난 만큼 더이상 존립할 이유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변호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도 “도대체 나라를 위한 기도에 왜 대통령을 초청해야 하나. 그리스도인은 우는 사람과 함께 울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라며 “만일 앞으로도 조찬기도회를 계속하려면 그 기도의 자리에 권력자를 초청하지 마시라. 오히려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가족, 산업재해 사망자 유족들, 빈곤으로 소외된 분들을 초청해 따뜻한 아침밥을 나누며 기도하시라”라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조찬기도회의 출발점이 “독재권력과의 유착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명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는 “제1회 조찬기도회는 1968년 대통령 조찬 기도회로 시작했고, 설립을 주도한 김준곤 목사는 공개적으로 박정희 독재 정점인 유신 체제를 옹호했다”라며 “1980년 8월 6일 열린 조찬기도회에서는 김준곤 등 지도자 20여 명이 광주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씨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대통령에 취임한 전두환은 제13회 조찬기도회에서 ‘교회가 사회의 올바른 정신 및 문화 배양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 기대된다’라면서 (정권 유지에 필요한) 교회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라며 “이렇듯 조찬기도회는 태생부터 독재 권력과 함께하며 부당한 특혜를 누려왔다. 이들에게 과오를 회개할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그 시작점이 바로 조찬기도회의 폐지”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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