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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심각한 상태에 있는 쿠팡의 주요 문제는 ‘새벽배송’으로 불리는 심야 배송이다.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루어지는 택배 배송이 그 핵심이다. 심야 배송 택배 노동자들은 밤 9시에 출근하여 택배 분류 후 3회전 배송한다. 또한 심야 배송은 무조건 아침 7시 전에 모두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클렌징 제도에 위반되어 해고될 수 있다. 여기에 배송을 마치고 아침 7시 퇴근하면, 그날 밤 9시에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이것을 4-5일 연속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쉼과 휴식이 불가능하다. (본문 중)
우상범(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경영학)
배달의 민족답다. 2024년 우리나라의 택배 물량은 59억 5천만 건으로, 15세 이상 경제 활동 인구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는 204회이다. 택배는 우리 생활의 필수 서비스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택배 노동자의 처우는 열악하다. 택배 노동자들은 본인 소유의 탑차를 통해 배송하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 고용직 자영업자이다. 자영업자 신분으로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법적 보호에서 배제된다. 또한 건당 수수료는 약 800원 수준으로 하루 평균 300개 이상의 택배를 배송해야 월 500만 원을 벌 수 있다. 여기에 유류비, 보험료 등 200만 원의 고정비를 공제하면 약 300만 원 정도를 손에 쥔다. 노동 강도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없다.
최근까지 택배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되어 왔다. 2023년 택배업 시장 점유율은 빅3 업체가 71%(CJ대한통운 45.7%, 한진 13.2%, 롯데 12.3%)를 차지했지만, 2025년에는 쿠팡이 37.6%로 1위에 올라섰다. 그 뒤를 이어 CJ대한통운(27.6%), 롯데(10.3%), 한진(9.7%) 순이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쿠팡이 성장해 택배 업계 1위가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로켓배송이다. 로켓배송에는 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에 물건을 받는 ‘새벽배송’과,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밤 12시에 받는 ‘당일배송’이 있다. 로켓배송은 휴식 없이 일하기 때문에 높은 노동 강도와 과로를 발생시킨다. 둘째, 비정규직 활용을 통한 인력 관리 외부화와 인건비 절감이다. 쿠팡 배송 인력은 소수의 정규직과 23,000명의 비정규직으로 구성된다. 이중 심야 배송 비정규직은 약 13,000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물류 센터에는 90%가 일용직과 계약직이다. 셋째, 배송률 등 쿠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배송 지역을 즉시 회수하는 클렌징 제도이다. 배송에 관한 기준이 있으며 기준 미달이 되면 클렌징, 즉 해고되어 깨끗하게 사라진다.
넷째, 하청 업체에 대한 갑질이다. 단가 후려치기, 자체 상표 상품 우선 노출, 납품 업체에 비용 전가, 판매 대금 정산 지연 등으로 하청 업체의 고혈을 빨아먹는다. 다섯째, 주 7일 배송이다. 보통 다른 택배사들은 주말에 배송을 하지 않지만 쿠팡은 7일 배송은 물론, 평일,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여섯째, 기형적인 지배 구조이다. 쿠팡 본사는 미국 시애틀에 있고 미국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 창업주 김범석(미국명 범 킴) 의장도 미국 시민권자이다. 그는 쿠팡 의결권의 76%를 갖고 있어 모든 결정을 하지만, 문제 발생 시 책임은 회피한다. 국회 청문회 때 미국에서 머문 채 참석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곱째, 100여 명의 대관 팀을 중심으로 모든 기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로비이다. 국회, 정부(공정위, 노동부 등), 검찰, 경찰을 가리지 않고 고위직을 쿠팡 임원 등으로 영입하여 로비함으로써 규제와 리스크를 모면한다. 이처럼 쿠팡의 성장은, 종종 경영 전략의 성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 경영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도 심각한 상태에 있는 쿠팡의 주요 문제는 ‘새벽배송’으로 불리는 심야 배송이다.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루어지는 택배 배송이 그 핵심이다. 심야 배송 택배 노동자들은 밤 9시에 출근하여 택배 분류 후 3회전 배송한다. 또한 심야 배송은 무조건 아침 7시 전에 모두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클렌징 제도에 위반되어 해고될 수 있다. 여기에 배송을 마치고 아침 7시 퇴근하면, 그날 밤 9시에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이것을 4-5일 연속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쉼과 휴식이 불가능하다. 원래 심야 배송은 생체 리듬을 파괴하여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우울증, 과로사 등을 발생시킨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밤에 일하는 것을 2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 이런 위험 때문에 일본에서도 심야 배송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사망한 쿠팡 소속 택배 노동자가 26명이며, 이 중 18명의 사망 원인이 과로사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 쿠팡 소속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가 증가하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가 나섰다. 2025년 10월부터 민주당이 주도하여, 정부(공정위, 노동부 등), 노동계(한국노총, 민주노총), 경영계(쿠팡, 마켓컬리 등)가 참여한 국회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택배 업계는 2021년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진행했다. 당시 1, 2차 사회적 대화를 통해 야간 배송 제한, 수수료 인상, 4대 보험 지원, 노동 시간 감축, 분류 작업 배제, 택배 없는 날(매년 8월 14일) 등에 대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했다. 빅3 택배사를 중심으로 그 협약을 따르면서 어느 정도 택배 업계의 질서가 확립되었다. 당시 쿠팡은 택배업 비중이 크지 않아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쿠팡은 새벽 배송, 주 7일 배송, 분류 작업 유지 등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2021년 사회적 대화로 질서가 잡힌 택배업 생태계를 쿠팡이 파괴한 것이다. 이익 극대화에 몰입한 쿠팡은 택배업의 황소개구리 같은 생태 교란 기업이 되었다. 현재 국회 사회적 대화는 택배업과 관련된 심야 배송, 노동 시간 단축, 임금 및 노동 조건, 건강 검진 문제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심야 배송이다. 노동계(특히 민주노총)는 심야 배송을 없애자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3차례 논의가 진행되었지만, 심야 배송에 대한 노사 간 견해차가 커서 다른 논의는 멈춘 상태이다.
쿠팡이 심야 배송으로 택배업의 정상을 차지하자 기존 빅3 택배사들도 심야 배송을 고려하거나 일부 지역에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심야 배송에 대한 대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심야 배송이 일상화될 것이다. 우리는 택배 노동자의 더 많은 죽음을 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심야 배송 문제에 대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원칙적으로 심야 배송이 택배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없애는 것이 가장 좋다. 2교대제(1조: 05:00-15:00, 2조 15:00: 24:00)를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심야 배송이 맞벌이 등 일부 계층에게는 필수적 서비스이고, 심야 배송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과 유통 업체들을 고려하여 채소, 과일, 유제품 등 신선 식품 및 농축산물 위주로 심야 배송을 일부 허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셋째, 현재 심야 배송 인력을 늘려 3회전 배송→1회전 혹은 2회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택배 노동자의 노동 강도 감소는 물론 휴식권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때 택배 노동자는 분류 작업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넷째, 심야 배송을 허용한다면 배송비에 심야 할증을 부과하여 수수료를 인상하되, 그 수익은 건강 검진 등 노동자 처우 개선에만 사용하도록 할증비 별도 관리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다섯째, 급한 것이 아니면 소비자들은 심야 배송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공산품의 심야 배송 주문을 줄여야 한다.
성경은 사법적 정의에 관한 ‘미쉬파트’(공의)와 형제애에 기반한 ‘체다카’(의)를 강조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주된 관심사라는 의미이다. 비정규직 신분의 택배 노동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다. 어떤 사람들은 택배 노동은 그들이 돈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적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일이 목숨을 내놓고 해야 하는 일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것을 돈을 벌기 위해 개인이 선택한 결과로, 따라서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그것은 성경의 미쉬파트와 체다카 정신에 정면으로 대립하는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신 예수님의 뜻은 더욱 아닐 것이다. 타인의 죽음을 외면한 채, 나의 편리함만을 위해 심야 배송과 당일 배송을 고집하는 그리스도인 되지 않길 기도한다. 그래서 주님의 소망대로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그리스도인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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