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풍 부는 교회 “투자도 신앙적 분별 필요”
기윤실, 주식과 경제 윤리 토론회
투기 경계, 분산 투자 등 원칙 제시
“거둔 수익은 약자 위해 쓰는 게 중요”

왼쪽부터 안경상 이퀴녹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 장일 팔로우교회 목사, 이상민 기윤실 공동대표, 노종문 기윤실 좋은나무 편집주간.
주식 투자에 관한 관심이 교회 안에서도 커지고 있다. 투자 윤리를 둘러싼 논의도 확산하는 가운데 수익률만 좇기보다 신앙 안에서 이웃 사랑의 관점으로 투자와 투기를 분별하라는 제안이 나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신동식 이상민)은 9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주식 열풍과 그리스도인의 경제 윤리’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신앙이 사회 현실과 떨어져 있을 수 없다는 접근으로 한국교회가 주식 투자 열풍을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해야 할지 묻는 자리였다.
안경상 이퀴녹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은 주식 투자 열풍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느낄 수 있는 ‘찜찜한 고민’을 분별의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안 부사장은 주식으로 얻은 이익이 다른 이의 손실 위에 세워지는 것은 아닌지, 투자에 시간과 마음을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기 시세차익만 노리거나 소문과 정보 비대칭에 기대는 방식은 투기에 가깝다”며 “기독교인의 투자는 타인의 생계와 기본권에 미칠 영향까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원칙으로는 비상금 확보와 분산 투자, 차입 금지, 장기 가치 투자, 수익의 체계적 환원 등을 제시했다.
수익을 대하는 태도도 쟁점으로 나왔다. 장일 팔로우교회 목사는 “수익이 나를 더 자유롭게 만드는가, 탐욕의 노예로 만드는가를 물어보라”고 말했다. 장 목사는 “수익 일부를 미리 하나님 나라와 이웃을 위해 드리기로 작정하는 ‘사전 헌정 원칙’과 도박이나 음란과 무기 산업처럼 사람을 착취하는 기업을 피하는 ‘최소 배제 원칙’을 지키라”고 조언했다. 이어 “투자 수익이 개인의 부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생계와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윤리를 지키는 책임을 개인에게만 지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민 기윤실 공동대표는 도박과 담배, 무기 산업 등 이른바 ‘죄악주’를 배제하자는 원칙에 공감하면서도 방산업체가 무기뿐 아니라 고속철도 같은 일반 제품도 함께 생산하는 때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자본시장 참여 자체가 모두에게 열린 기회는 아니다”며 “출발선의 격차를 줄이고 실패한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경적 관점에서 돈을 중립적 도구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종문 기윤실 좋은나무 편집주간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재물을 겸해 섬길 수 없다’고 하신 것은 돈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상으로서의 힘으로 보셨기 때문”이라며 자본주의의 기본 전제를 성경 말씀에 비춰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가 부의 축적을 합리적인 것으로 여기지만 성경은 이웃 사랑과 나눔을 요청한다”면서 “결국 그리스도인은 돈을 쌓아둬서는 안 되고 이웃의 유익을 위해 흘려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