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감사와 찬양을 받기에 합당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여러분들께 기도부탁을 계속 드렸던 샘물교회가 지난 주일에는 창립 9주년 감사 예배를 드렸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묵상하는 날, 마음 깊은 곳에서 억누를 수 없는 감격과 감사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참담한 고통 가운데서 가장 큰 은혜를 누리게 하셨던 하나님은 실로 우리의 아버지이심을 다시 한 번 고백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찬송과 함께 감사할 수밖에 없는 귀한 분들이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형극의 고통 속에서도 저희들을 믿어주시고 마음과 뜻을 모아주셨던 귀환자 가족 여러분들. 한몸된 피붙이를 먼저 천국으로 보내는 절통함 속에서도 순교자의 고귀한 뜻을 살려 오히려 다른 피랍자들을 염려하며 함께 기도해주셨던 유가족들.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함께 울고 함께 고통하며 기도에 동참해 주셨던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형제자매님들. 생명이 볼모로 잡힌 상황에서 아무런 소리도 발할 수 없었던 그 때에 수많은 오해와 비난이 난무해도 흔들리지 않고 저희들을 믿어주시고 붙들어주셨던 각계각층의 지도자님들. 할 말과 안 할 말을 구별하기 힘들어할 때 저희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 주시고 최선을 다해 협력해주신 각 언론사 관계자님들. 복잡한 외교 관계 속에서도 석방을 이끌어내신 대통령님과 모든 정부 관계자님들.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23명의 형제 자매님들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감사 위에 더욱 큰 감사의 사건이 지난 주일에 있었습니다. 바로 귀환자의 부모님 중 여덟 분이 세례를 받은 일입니다. 이 분들은 하나님을 전혀 모르거나 하나님을 떠나있었던 분들이었습니다. 한 분은 피랍기간동안 불안에 떨고 있는 자신을 지극 정성으로 섬겨주던 샘물교회의 한 성도에게 ‘예수님은 안 믿어지지만 당신은 믿는다’고 그리고 ‘당신과 평생 친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교제 중 하나님의 은혜로 세례를 받은 후 이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목장이 만들어졌고 주일마다 목장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목장 가족이 된 한 어머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일이 이렇게 기다려질지 몰랐어요.” 피랍 기간 동안 본인도 힘들어 하셨을 뿐 아니라 섬김이들을 힘들게 만드셨던 한 어머님은 자녀가 석방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섬기시던 분을 붙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미안해 전도사님. 너무 미안해. 하나님이 하셨어, 하나님이 하셨어.”

기독교를 반대하는 분들이 ‘예수님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목사들도 잘 알면서 속이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교회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와 우리와 함께 아파하며 고통했던 귀환자 가족이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하고, 섬김이들로 인해 감동을 받고 ‘예수님을 믿겠다’고 고백한 일은 지나간 모든 감사들의 꽃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믿음의 고백대로 진리입니다. 아프간의 영혼을 위해 나아갔던 23명의 형제자매들과 그 중에 천국으로 먼저 가신 배목사님과 성민형제님, 아파하는 영혼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섬기신 샘물교회 가족들, 그리고 예수님이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는 천하보다 귀한 여덟분의 영혼들…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며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하나님의 위대한 손길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피랍사태가 끝 난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왠 편지인가 의아해하신 분들도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샘물교회 창립 9주년을 감사하는 주일을 보내며 마음 한 구석에 피납과 관련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우리에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어야 한다는 소리가 계속 큰 울림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고통 가운데서 가장 큰 은혜를 누리게 하신 하나님을 증언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부족한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 모든 일들의 중심에 영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음을 나누고 싶었고, 그 감격을 전달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와 저희 교회를 위해 온 맘을 다해 기도해주신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모든 형제 자매님들과 밤이 맞도록 함께 모여 감사와 찬송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사정상 어려우실 것이라 여겨 평생을 갚아도 다 갚을 길 없는 사랑의 빚을 진 저로서는 다시 한 번 가슴 졸이며 기도해주신 주안에 한 형제 된 목사님, 동역자님, 여러 성도님들께 진정성을 가지고 감사의 인사를 올려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무거운 고통과 깊은 시련이 가져다준 상처를 싸매고 하나님께서 주신 감사를 기초로 회개와 갱신, 절대적인 사랑과 섬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기도와 성원에 대한 보답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금번 사태를 통해 알게 된 교회를 향한 질책과 요구들을 겸손히 받아들이며, 소외되고 낙망한 이들을 회복시키셨던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갇힌 자들과 고통당하는 자들을 위해  섬길 일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찾아보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뜻을 함께 하는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이번 일을 통해 교회 앞에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찾고,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음성에 절대 순종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앞서간 두 분이 보여준 숭고한 영혼사랑의 뜻을 예수님께서 오시는 날까지 계속적으로 이어가고 확산해 나갈 방안을 깊이 있게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일 역시 하나님께서 시작하셨으니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실 줄 믿습니다.

이제 오가는 소식이 세상을 새롭고 아름답게 하는 좋은 소식들로만 가득차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같은 마음으로 기도해주신 모든 동역자님들과 성도님들께 다시 한 번 엎드려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평강이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늘 함께 하시길 빕니다.

샘물교회 창립 9주년 감사예배를 드리며
2007년 10월 28일(주일) 밤
여러분들의 기도와 격려에 엎드려 감사드리는 부족한 종  박은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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