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재정투명성을 위한 성명서]

한국교회 신뢰회복을 위해 준비된 교회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1. 최근 공중파 언론을 통해 일부 대형교회의 재정투명성 문제가 공론화되고 그 부정적 사례가 지적됨으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의 신뢰성이 훼손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한국교회와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참담한 상황에 직면해서, 우리를 비판하는 세상을 비난하기 전에 ‘고발할 근거를 찾고자 하였으나 아무 근거,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도록(단6:4)’ 바로 서지 못한 것을 참회해야 한다.

2. 한 기독언론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기윤실은 교회의 재정투명화를 실행하는 데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왔고, ‘건강한 교회재정확립을 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교회 재정 관리에 대한 실무적인 매뉴얼을 제공하려한다. 아울러 교회의 현실과 문화적 여건을 고려한, 목회자의 납세에 대한 규정을 준비하고 있다.

3. 수많은 교회들이 제직회와 공동의회를 통해 각 교회의 예결산을 공개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교회 재정의 올바른 사용과 투명화를 통한 신뢰회복에 도달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에서 이미 준비된 교회들이 먼저 나서서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주시기를 정중히 요청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시대적 요구에 교회가 적절히 부응하여 세상의 지탄을 받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의 등불 역할을 하는 교회가 되도록 신뢰받는 교회들이 먼저 나서주길 간절히 호소하는 바이다. (끝)

붙임 1 : 교회의 건강한 재정 사용을 위한 최소한의 제안
붙임 2 : 기윤실 교회재정투명성 운동 연혁

2008. 2. 20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우창록 / 공동대표 강영안 김동호 김일수 백종국 이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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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1. 2005년 기윤실 소식지 10월호 중에서
교회의 건강한 재정 사용을 위한 최소한의 제안

최호윤 회계사(기윤실 집행위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언젠가부터 교회 내의 재정 문제로 인하여 법정 다툼을 한다는 소식이 생소하지 않게 되었다. 하나님나라 확장에 사용될 헌금이 오히려 교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점은, 사회에서 소금 역할을 해야 하는 교회가 그 역할을 포기하고 사회의 지탄을 받는다는 점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통탄할 일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교회의 헌금 사용과 관련하여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하여 고쳐나갈 수 있는 투명한 재정 처리 절차를 확보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이라 생각한다.

교회 내의 재정 사용(관리)이 투명하지 않은 원인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오류나 부정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기보다는 개인의 영성에 의지하여 재정을 관리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다.

2) 재정을 사용하는 원칙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정을 집행하면, 사용되어야 할 중요한 곳보다는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에 재정을 먼저 배분하게 되며, 이는 교회가 성경적 기준에 의하여 집행하여야 할 재정을 일부 담당자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사용하게 되는 실수를 초래한다.

3) 헌금이 드려진 목적과 사용된 결과를 분석ㆍ검토하여야 하는 교회 회계에 자금의 출처 및 사용처를 검토하기보다는 활동의 결과치인 경영 성과(손익)의 측정을 중요시하는 일반 기업 회계 개념을 교회 회계에 그대로 도입하여 수지결산서 중심으로 결산을 마감하는 절차만으로는 예산이 잘못 설정되는 것을 방지할 수가 없다.

4) 일반적으로 결산서는 특정 기간에 있었던 사건과 그 결과치를 계정과목과 숫자의 조합으로 표현한 것이므로, 결산서를 보면 특정 기간의 헌금의 흐름과 결산기말의 재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수지결산서만으로는 특정한 회계 기간의 흐름만 파악할 수 있을 뿐 특정 기간 종료일 현재의 재산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특정인이 헌금을 유용하더라도 파악할 수가 없다.

5) 감사는 헌금 사용 내역이 일정한 기준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능이나 그 판단할 기준이 미리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 담당자와 감사자 모두 모호한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6) 교회 재정은 하나님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허락하신 재물을 하나님나라에 사용한 결과이므로 누구에게나 공개하여 하나님나라가 이렇게 이루어진다고 떳떳이 자랑할 수 있어야 하나, 일반인은 물론 성도들조차 재정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영리기업의 경우 경영 비밀이 회계 정보에 담겨져서 경쟁사에게 불필요한 정보 제공을 방지할 목적 이외에는 결산 정보를 공개하나, 교회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로 회계 정보의 공시에 대하여 폐쇄적인 입장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System)가 교회 재정 관리에 도입된다면 투명한 헌금 사용에 도움이 되겠다.

– 헌금 사용 지침의 설정 : 헌금을 바르게 사용하려면 헌금을 어떻게,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바른 것인가(교회의 비전 정립)를 먼저 결정하며, 결정에 따른 연간 예산(특정 연도의 목회 방침)을 설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헌금이 많이 들어오거나 헌금이 모자라는 경우 과부족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의 기준이 되며, 이는 또한 재정 집행 결과를 감사(監査)할 때 ‘적절하다’ 또는 ‘부적절하다’의 판단 기준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 기능의 분리 : 헌금을 집행하는 사람(재정 집행자)과 이를 기록하는 사람(회계장부 작성자), 이를 감독하는 당회의 기능은 분리가 되어야 한다.

– 승인 절차 : 재정 담당자가 작성한 예산이 교회의 비전 및 목회 방침에 따라 작성되었는지를 검토하여 재정 담당자가 예산에 따라 집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승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문서화 : 헌금이 사용된 모든 내역들은 증빙을 첨부하여 문서로 남겨두어야 한다. 문서로 남기는 것은 사후에 누구라도, 언제든지 그 집행 내역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복식부기의 도입 : 수지결산서를 중시하는 단식부기는 교회의 재산과 부채 현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재정 담당자를 교육하는 수고를 하더라도 헌금 사용내역이 복식부기 방식으로 기록되어 교회의 재산 및 부채 현황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공시 절차 : 헌금이 사용된 내역(결산서 및 장부)을 원하는 사람들이 쉽게 열람할 수 있는 절차를 구비하여야 한다.

– 목적 적합한 계정과목 체계 설정 : 결산서의 계정과목을 드려진 헌금의 용도 및 교회의 비전인 헌금 사용 기준에 맞는 계정과목을 사용하여야 하며, 이러한 결산서 정보는 일반 평신도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되어야 한다.

– 주기적인 감독 : 감사의 기능은 잘못을 지적하여 징벌을 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정이나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과 교정하는 기능이 더 중요하므로 회계 기간 전체가 아닌 분기별로라도 감사를 실시하여 문제가 있다고 파악되면 미리미리 교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실질적인 감사 기능 : 교회의 구성원인 성도들이 헌금 사용 과정에 대하여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재정 관리자를 별도로 세워서 이를 관리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위임하고 있으므로 재정 관리자가 바르게 관리하고 있는지 형식적인 감사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인 감사 기능이 필요하다.

– 실무자 교육기구 : 재정 담당자들이 실무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을 교단 차원에서 개설하여 개교회 담당자들을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하겠다.

– 비전문가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재정 관리 도구 : 모든 교회가 내부에서 재정 관리 전문가를 발굴한다는 것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재정 관리 프로그램이 있다면 손쉽게 한층 더 투명한 재정 관리가 가능하겠다.

상기 절차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투명한 헌금 관리에 도움이 되나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최소한 헌금 사용 지침 설정과 문서화 및 공시 절차만이라도 확보한다면 당해 연도에는 일부 미흡하더라도 교회가 점진적으로 재정 관리를 개선해나갈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깨어있는 평신도들이 교회 재정 투명성에 대하여 신뢰하지 못하고 교회를 통하여서가 아니라 직접 구제와 선교를 행하는 것은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교회 재정 운용 원칙을 떳떳하게 공개하며, 바르게 사용되고 있는 운용 과정을 투명하게 교인을 포함한 모두에게 전달함으로 우리가 드리는 헌금을 통하여 교회가 소금의 역할을 회복하고,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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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2.

기윤실 교회재정투명성 운동 연혁

1998년 10월 31일 – 한국교회개혁을 위한 선언문 발표

1999년 5월 10일 – 교회․선교단체 재정의 투명성 및 건전성 개혁을 위한 세미나 / 사랑의교회 소망관(발제 : 황호찬 교수)

2000년 ~2001년 – 담임목사직 세습반대 운동

2001년 5월 7일 – 정직한 교회재정운영 포럼/강남교회(발제: 김동호 목사)

2001년 8월 30일 – 후임 목회자 선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강남교회(발제: 정진경 목사)

2001년 10월 25일 – 한국교회 재정 지출, 과연 이대로 좋은가?/강남교회(발제: 오세택 목사)

2001년 11월 27일 – 2002년도 교회의 건강한 예산편성을 위한 호소문 발표

2005년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개혁실천연대,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연대하여 “건강한교회재정확립네트워크”를 결성하여 활동시작

2005년 10월 – 교회 재정 어떻게 하세요 특집 소식지 발행

2006년 4월 10일 – 목회자 세금 납부 어떻게 할 것인가? 설명회 개최(기윤실 주최-연대활동)

2006년 8월 10일 – 한국교회 재정운용 실태조사 결과 발표(교회개혁실천연대 주최-연대활동)

2006년 12월 1일 – 투명한 재정이 교회를 살린다 세미나(바르교회아카데미 주최-연대활동)

2007년 11월 8일 – 2008 투명한 재정이 교회를 살린다 세미나(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연대활동)

2007년 8월 20일 – 천주교 서울대교구 2006년 재무제표 공개에 대한 기윤실 입장 발표

2008년 – 교회 재정조례 가이드북 발간 준비 중(연대활동)

2008년 – 교회 재정관리 매뉴얼 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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