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보자의 교회 내 소개나 발언기회에 응답자 과반수(49.5%)가 부정적으로 인식”
선거 후보자의 교회방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1.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 이하 기윤실)은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 후보자의 교회 방문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3월 10일부터 24일까지 15일동안 온라인으로 조사했으며 총 192명의 기독교인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2. 본 설문조사의 취지는 선 거철이 되면 많은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위해 교회를 방문하게 되고, 소개 또는 인사를 시키는 과정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선거 후보자를 교회 내에서 소개하거나 인사시키는 것과 관련해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3. 이번 설문조사 결과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선거 후보자가 예배 또는 교회 내 모임에서 교인들에게 소개하거나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수인 49.5%(95명)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발언기회는 적절하지 않고 소개만 괜찮다(25.5%, 49명)까지 포함하면 후보자의 교회 내 방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75%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 선거철이 되면 많은 선거 후보자들이 교회에 방문해 본인을 알리고자 하는데 다수의 기독교인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직분별 응답에 의하면 목회자(담임목회자/부교역자)들은 발언기회는 적절하지 않고 소개는 괜찮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발언기회도 적절하지 않다보다 높게 나타났다.
- 후보자를 예배 또는 교회 내 모임에서 소개나 인사시킬 경우 소속정당이나 현역의원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냐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8%(71명)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특히 서리집사(69.6%)나 성도(67.6%)의 경우 아니오라는 응답비율이 높았고, 반대로 담임목회자(60.9%), 부교역자(61.5%)의 경우 예라는 응답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 후보자가 예배 또는 교회 내 모임에서 인사 또는 소개하는 것이 실제 투표에 영향을 끼쳤냐는 질문에 16.7%(26명)가 예라고 응답했다. 비율로는 높지 않지만, 접전지역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하지 못할 응답비율로 판단된다.
4. 본 설문조사의 세부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상세한 설문결과는 첨부파일을 살펴봐 주십시오)
- 선거 후보자로부터 교회에서 소개나 인사를 시켜달라는 요청 경험 : 예 49명(25.5%) / 아니오 143명(74.5%)
- 선거 후보자가 교회에서 소개하거나 인사하는 것에 대한 목격 경험 : 예 132명(68.7%) / 아니오 60명(31.3%)
- 선거 후보자의 교회 내 소개나 인사의 공정성 여부 : 예 61명(46.2%) / 아니오 71명(53.8%)
- 교회에서 후보자의 교회 내 소개나 인사가 투표에 영향을 끼친 여부 : 예 26명(16.7%) / 아니오 130명(83.3%)
- 후보자의 교회 내 소개나 발언기회 부여에 대한 생각 : 소개나 발언기회 모두 적절하지 않다 95명(49.5%) > 발언기회는 적절하지 않고 소개는 괜찮다 49명(25.5%) > 소개나 발언기회 모두 괜찮다 25명(13.0%) > 출석교인의 경우에만 인사나 발언기회를 줘야 한다 23명(12.0%)
5. 본 설문조사에 대한 기윤실 관계자들의 코멘트를 별도로 첨부합니다.(소속을 밝히고 인용으로 사용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후보자의 교회 방문이 투표에 영향을 끼쳤다라는 응답이 16.7%가 나온 것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선거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나기 때문에 16%라는 숫자는 꽤 큰 것입니다. 동시에 선거에 즈음하여 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신동식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빛과소금교회 목사
교회의 모임은 신앙 가운데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은 후보자들 가운데 당연히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인을 소개하고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자칫 신앙인이며 유권자인 교인들에게 잘못 된 판단을 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 조성돈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실천신대원 목회사회학 교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이런 조사는 공정한 선거가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며, 기독교인의 정치적 책무를 감당하는 중요한 영역이라는 점을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개 교회마다 해온 전통과 문화가 있기에 후보자의 인사 범위 및 방법에 대해서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 이념, 개인에 대한 편향성이 작용하지 않아야한다는 대전제는 공정 선거를 위해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라고 봅니다.
– 이장형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장, 백석대 기독교학부 교수
선거 후보자를 교회에 소개하는 부분과 관련해 교인들은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지만, 막상 부탁을 받는 목회자는 이를 거절하기가 힘들어 어떤 형태든 소개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거후보자를 교회에 소개하는 부분과 관련해 교회 차원 혹은 교단 차원에서 분명한 원칙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정병오 기윤실 상임집행위원, 서울교육청 오딧세이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