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막무가내로 세습을 강행하는 명성교회 김삼환, 김하나 목사와 일부 세습 옹호 교인들을 보며…  노회도 파행되고, 총회 재판국도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내릴 때… 무력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명성교회 정상화 위원회 성도님들, 대한예수교장로회 목사님과 장로님들, 장로회신학대학교의 학생님들과 교수님들의 분투를 보며… 기윤실이 속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도 성도이자 시민으로서 역할을 찾게 되었고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9월 6일 촛불문화제 당일이 흐릿한 날씨에 소낙비마저 내리자 야속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무엇도 주님의 몸이자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교회를 향한 열정을 가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 비는 그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준비가 끝나고 촛불을 켤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회를 맡은 청어람ARMC 양희송 대표님의 안내에 따라 200여 명의 성도이자 시민들이 초를 밝혔습니다.

 

첫 순서로 CCM가수 이길승 님이 노래로 불러주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어린 양 예수 따라가는 무리 되게 하소서
성령의 충만한 임재 아래
어둡던 우리 눈 밝아져서 주를 보게 하소서

당신의 겸손함 당신의 거룩함
당신의 정직함 우리에게 보이사
내안의 교만함 내안의 천박함
내안의 거짓됨 모두 벗어버리고
어린 양 예수 따라가는 무리되게 하소서

이길승, 우리의 기도 (듣기)

 

첫 번째로 기독법률가회 정재훈 변호사님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정 변호사님은 예장통합 교인이기도 하고, 서울동남노회비대위 변호인으로 총회 재판에 참여했습니다. (기독법률가회 성명서 보기)

“우리가 성경을 통해 배운 그리스도의 길, 십자가의 길은 황제의 길이 아닌 자기 부인과 낮아짐의 길입니다. 김삼환 목사님이 이렇게 큰 대형교회를 운영하는것은 큰 십자가다, 누가 질 수 있겠느냐고 하신 것을 들었습니다. 굳이 지고가실 필요 없습니다. 내려놓으시면 됩니다. 누구도 그 짐을 지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도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김삼환 목사님은 무엇이 그렇게 두려우십니까? 무엇을 그렇게 욕망하십니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더 늦기 전에 회개하고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두 번째로 좋은교사운동 김정태 공동대표님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김 선생님은 안녕하냐고 묻기 어색하다며 말문을 여셨습니다. (좋은교사운동 성명서 보기)

“솔직히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우리 교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그 부끄러움보다 더 큰 것은 우리의 공멸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입니다. 우리는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하여 옛 선지자들과 같이 이 거리에서 옷을 찢는 심정으로 가슴을 치며 주님께서 교회를 향한 당신의 일을 행하시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이어서 여러 투쟁 현장에서 노래로 섬겨주는 김승신 님이 노래를 불러주셨습니다.

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 많은 얼굴들이 떠오른다
큰 길 옆 농성장 둘러 앉은 눈빛과 불 켜진 사무실 한숨 소리들

주여 이 밤에 잠 못 이루는 이들과 슬픈 이들을 위로하시고
병든 이들과 지친 이에게 치유와 안식을 주시고
잠자는 이들을 주님의 천사로 지켜 주소서

원곡 여정훈, 밤기도 / 노래 김승신 (듣기)

 

 

이어 자유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예장통합 측 목사로 자신을 소개한 분께서는 누구나 욕심을 가질 수 있지만 욕심을 행하면 죄로 이어진다며 명성교회 세습은 욕심의 결과라고 하셨습니다. 숭실대 이사장 퇴진 공동행동본부 공동대표 분께서도 자유발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저항하고 있다며 숭실대 학우, 동문들의 저항에도 응원을 부탁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촛불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남덕 목사님(새민족교회)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이번 총회가 재판국의 판결을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총회 헌법을 무시한 적폐세력을 청산하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 교회를 정화시키는 정풍운동으로 이어져 나가야 합니다. 명성교회 문제는 이제 한국교회의 반민주적 요소들이 제거되고 개혁되어서 모두가 참여하는 회개하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이것은 신앙의 문제입니다. 야훼의 편에 설 것인가, 바알의 편에 설 것인가? 여러분, 결단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공연으로 성악가이자 새벽이슬 대표간사이신 김영민 님께서 노래를 불러 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찬송인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와 ‘옳은 길 따르라 의의 길’을 불렀는데 모인 분들이 함께 불렀습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어지러운 세상 중에 / 곳곳마다 상한 영의 탄식 소리 들려온다 (찬송가 515장)

어둠 밤 지나고 동 튼다 환한 빛 보아라 저 빛 / 주 예수의 나라 이 땅에 곧 오겠네 오겠네 (찬송가 516장)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 18:20). 함께 촛불을 들고, 서로 이야기 하고 듣고, 노래를 부르고 들으며, 침묵으로 기도하며…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며 모인 200여 명의 성도이자 시민들은 그렇게 ‘교회’가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 촛불혁명도 처음에는 적은 수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면서 시작되었죠.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도 비록 적은 수이지만, 다음주에 열릴 예장통합 총회를 똑바로 바라볼 것입니다. 총회는 헌법을 수호하여 재판국의 괴상한 판결을 물리치고 명성교회의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세습을 막아내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시 촛불을 들고 하나님께 탄원하고 이웃 시민들께 도움을 구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명성교회 불법세습 반대한다!

명성교회 불법세습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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