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주노동자 포럼
‘관용의 조건으로서의 환대’를 제시
이주노동자들의 사회적인 기여도에 대한 정보·연구가 필요
관용의 조건으로서의 환대의 폭을 넓혀 나가는 윤리적 전략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백종국교수) 좋은사회 운동본부는 지난 12일 동 단체 사무실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고, 이주노동자와 공존하는 성숙한 사회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제한 김혜령교수는 이주노동자 환대의윤리적 전략으로 자크 데리다의 ‘관용의 조건으로서의 환대’를 제시했다.
이날 김혜령교수(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는 「이주민 노동자의 환대의 윤리적 전략」이란 제목으로, 이주자에 대한 정의와 정부의 이민정책 기조를 짚어보고, 이주민 환대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계 한국인이자 영화감독인 섹알마문(이주노동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의 실태와 과제」란 제목으로, 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지적하며, 이주노동자가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대우받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김교수는 먼저 이주민 환대를 위해 ‘윤리적 이기주의자’를 설득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윤리적 이기주의자들은 인도주의와 국익을 대립적 가치로 놓고 이들을 양자택일 과제로 설정하여, 국익 보다 인도주의를 택하는 사람들을 ‘순진하고’, ‘비현실적인’, ‘대책 없는’, ‘위험한’ 인도주의자로 몰아세운다”고 말했다.
또한 김교수는 이주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을 위해 첫째로, 거짓 정보나 편견을 수정할 수 있는 바른 정보를 제공해 윤리적 이기주의자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주민 노동자의 사회적 기여도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민에 대한 막연한 위기감이나 불안감을 해소할 정보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스타국가와 비교한 이주민 수 △이주민 범죄율과 범죄 발생 원인 및 특징 △’복수혜’의 부당성에 대한 통계 등의 연구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다른 이주민 환대를 위한 윤리적 전략으로는 “큰 윤리로서 이주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지평 만들기”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자크 데리다의 ‘관용의 조건으로서의 환대’를 주목했다.
김교수는 “선주민의 권리, 그리고 무조건적 환대에 대한 인간의 사유능력 사이에서 가장 좋은 합의를 도출하는, 폴 리쾨르의 ‘실천적 지혜’가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필요하다”면서, “철학자 칸트가 인간을 위대하다고 보는 이유는 ‘생각’할 수 있는 사유라고 했다. 무조건적 환대를 완전히 실현할 수 없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스도인은 무조건적인 예수님의 이웃사랑을 받아본 자이기에 약자에게 가장 유리할 수 있도록 무조적 환대과용에 대한 수준을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섹알마문(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주는 기본적으로 실업과 빈곤의 악순환으로 인해, 생존하기 위한 ‘강요된’ 이주이다”며, “한국사회는 이주노동자를 사람이 아닌 기계로 들여온 듯하다. 난민, 이주자 등이 직면한 노동환경에 대해 사회적 논의와 대처가 이뤄지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의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김세진변호사(법무법인 에셀)과 홍천행간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가 참여했다. 토론에서 김혜령교수는 “교회가 빵을 던져주고 장학금을 뿌려주는 일로 사랑이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불의한 제도에 관심이 없는 사랑은 가짜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