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공의는 즉각 병원으로 복귀하고, 정부는 대화를 통해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합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및 출근 거부로 인해 대형 병원의 진료 축소와 이로 인한 응급 환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1일 오후 10시 기준 9275명(74.4%)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8024명(64.4%)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긴급한 수술이 연기되고, 응급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출근거부가 장기화되면 이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쳐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전공의들은 지금 즉각 사직을 철회하고 병원으로 복귀해야 할 것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와 보완 의견 표현은 환자 곁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면서 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 지난 2020년처럼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출근거부를 지속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는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권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현재 전공의들의 출근거부 투쟁이 진정으로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더욱 환자 곁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의대 정원 확대가 국민들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해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와 처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의사들을 설득하는 작업과 보다 나은 대안 도출을 위한 범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붕괴되는 것을 막고, 노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하는 바다. 다만 충실한 의료교육을 위해 정원 확대의 규모와 속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타협과 조정의 여지가 있다. 의사들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외면하고 일부 전공에 편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의료 수가 조정이나 의료 사고로 인한 법적 부담 완화 방안은 의사들의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한다. 또한 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지역 의사제나 공공의료 강화 방안도 더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의료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므로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협회는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투쟁이 아닌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보다 나은 대안을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밀어붙이기 방식이 아닌 대의를 지키되 보다 유연한 설득과 합의 과정을 통해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024. 2. 23
(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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