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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위협을 받게 될 마을과 도시의 기후 회복력을 구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교회 공동체가 대규모 시설, 토지, 사회적 자본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다가오는 기후 위기의 물리적, 영적 폭풍에 대비하는 일에 필요한 자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런 것이 없더라도 그 일을 해야 할 사명이 있다. (본문 중)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지구 가열로 인한 극한 기상이 반복되면서 우리 일상이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다.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전 15도에서 1.2도를 넘어섰다. 날짜별 추정치로는 이미 2도 이상 넘어선 적도 있었다. 겨우 1-2도라며 별스럽지 않게 생각했다간 큰일난다. 우리 체온이 평균보다 1도, 2도 올라가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이는 없을 것이다. 그냥 두면 의식 장애를 넘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
지난겨울도 우리는 매서운 한파를 겪었다. 우리나라 겨울철 기온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한파 발생 일수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평균 한파 일수는 3.7일 정도로, 2010년의 8.2일, 2012년 8.0일, 2017년 6.7일 등 역대 1, 2, 3위가 최근 10년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는 북극과 상당히 멀리 있는데 이상 고온과 이상 한파가 거듭된다는 걸 이상하게 여기는 이가 있다. 다들 알다시피 북극의 공기는 그곳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중위도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현재 북극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6차 보고서에 의하면, 북극은 현재 기온이 지난 50년 동안 전 지구 평균의 두 배 이상 넘었다. 거기다 북극해를 덮고 있는 해빙 면적이나 대륙의 눈 덮임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렇다면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한파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뭘까? 그에 대해서는 북극의 기류와 멀리 바다에서 일어나는 해수면의 온도 변화 등이 몇 가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상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제트 기류의 ‘에어 커튼 효과’나 극소용돌이의 ‘팽이 비틀거림 효과’를 일으켜 한파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먼저 제트 기류를 보면, 북극과 중위도 간 기온 차로 나타나는 제트 기류가 기온 차가 약해지면서 덩달아 기류도 느려지므로 갇혀 있던 찬 공기가 남하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를 덮친 지난 한파의 원인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북극 가열화에 따른 북극 한파 남하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겨울철 극한 날씨를 겪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제트 기류 아래 성층권 고도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원형 회전하는 바람 띠인 극소용돌이를 원인으로 지적하는 이도 있다. 이는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이 줄어들고 북극해 온도가 올라가 북극의 기후계 균형이 깨져 일어나는 극소용돌이 현상이 제트 기류의 남하를 촉진한다는 생각이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해양 전선’의 변화가 한파를 일으켰다고 발표했다. 한파는 기본적으로 제트 기류가 약해져 생기는 것이긴 하지만, 일차적 원인이 대서양과 태평양 중위도 부근에서 북쪽으로 가면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곳인 해양 전선에 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열을 많이 흡수하면 기온 차가 줄어 기류가 약해지고, 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의 찬바람이 밀고 내려온다는 것이다.
한파 등 극한 기상의 원인이 어떤 것이든, 분명한 것은 원인이 단 한 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더 빠르고 편리한 문명을 누리기 위해 화석 연료를 태우고 플라스틱을 남용해 온 인간의 행위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그러고 보면 한파 등 극한 기상을 아픈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구조 신호라고 보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였건, 우리는 한파를 비롯한 폭설과 폭염, 그리고 태풍과 같은 기후 재난을 막을 수 없고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 재난에, 기후 위기에 취약한 이들은 더더욱 가혹한 현실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가올 기후 재난과 관련하여, 우리는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할까? 특별히 신앙 공동체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대부분의 신앙 공동체는 지금의 기후 재난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어떤 위협을 받게 될지, 또 가장 큰 위협을 받게 될 곳은 어떤 곳일지 들여다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는 침수 위험 지도를 만들어 놓고도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공개하지 않다가 뒤늦게 공개한 적이 있다. 침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주민들이 어떻게 대피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알려 주어야 할 텐데, 그것을 위해서는 그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현재 교회들도 기후로 인한 재난에 크게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교회는 위협을 받게 될 마을과 도시의 기후 회복력을 구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교회 공동체가 대규모 시설, 토지, 사회적 자본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다가오는 기후 위기의 물리적, 영적 폭풍에 대비하는 일에 필요한 자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런 것이 없더라도 그 일을 해야 할 사명이 있다. 특히 한국 교회가 선교하고 있는 지역을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실천을 넘어, 적응 대책 수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여러분이 아는 바와 같이, 우리는 지금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폐허가 되고, 성문들은 불탔습니다. 이제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쌓읍시다. 남에게 이런 수모를 받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느헤미야 2:17-18)
교회는 기후 위기에 취약한 지역과 연결을 강화하고 그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물리적 구조를 갖추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우리는 빠르게 기후 재난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재난이 닥친 후 대응하고 수습하기보다 먼저 대비해야 한다. 지역 안의 교회들은 물론 지역 사회와 연합하여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 지치고 두려워하고 있는 이들의 영적인 필요도 지원함으로써 기후 회복력을 구축해야 한다. 특별히 이 일은 기후 위기로 먼저 나그네 된 자들, 즉 기후 난민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 창세기 18장과 마태복음 25장에서 나그네를 영접하고 지극히 작은 자를 돌보는 것이 주님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씀했듯이, 교회가 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우리 곁은 물론 선교지에서 기후 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까지도 우리의 이웃으로 삼아 마음에 품고 기도하며 돌보는 한국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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