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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만 보는 여행은 그동안 많이 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여행은 ‘와…’라는 탄성과 ‘좋다’라는 감탄에 그치기가 십상이다.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하면 감성이 담긴 자기만의 콘텐츠가 생긴다. 장년의 연령층은 대한민국의 중추와 허리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이 시기는 후배들에게 인생의 의미와 가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관한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도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이 필요하다. (본문 중)

 

김도인(목사, 아트설교연구원 대표)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의 저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프롤로그에서 여행은 자신에게 절대적인 것이었다고 말한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은혜를 베푼 것은 여행과 꿈들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은혜는 여행이었다. 여행이 그의 인생을 만들었다는 말이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신앙과 여행이 나를 만들었다. 여행은 인생을 가치 있게 살도록 만들어 주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나는 눈으로 보는 여행보다는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하려고 한다. 낯선 땅에서 나를 느끼고, 다른 사람을 느끼고, 머문 장소를 가슴으로 느끼는 여행을 하고자 한다. 낯선 땅에서의 경험은 새로운 공감을 일으키고 감성이 솟아나게 한다. 그렇게 일어난 공감과 감성을 글로 풀어냈다.

 

여행 방법은 중요하다. 특히 장년의 여행은 그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많은 장년들이 패키지여행을 통해 단순히 쉬고, 먹고, 절경을 눈으로 보는 여행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제 경제적으로도 선진국에 접어들었기에, 여행의 패턴도 바꿀 때가 되었다. 장년의 여행은 단순히 보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이 좋다.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은 그저 구경에 그치지 않고 삶에 스며든다. 여행 중에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

 

눈으로만 보는 여행은 그동안 많이 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여행은 ‘와…’라는 탄성과 ‘좋다’라는 감탄에 그치기가 십상이다.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하면 감성이 담긴 자기만의 콘텐츠가 생긴다. 장년의 연령층은 대한민국의 중추와 허리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이 시기는 후배들에게 인생의 의미와 가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관한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도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이 필요하다.

 

여행은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여행은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1786년 한 독일인이 자신의 생일날 새벽 세 시에 몰래 집을 나와 1년 8개월 동안 이탈리아 곳곳을 여행했다. 바로 대문호 괴테였다. 당시 그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장관이었지만, 장관직보다 여행이 더 중요했다. 그가 이렇게 선택한 이유는 아마도 많은 것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을 하는 한 가지 이유는 정체된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다. 변화와 활력을 위해서도 낯선 곳에 가서 많은 것을 느끼는 것이 좋다. 크리에이터 김병완은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에서 여행이 내면의 큰 변화와 성장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세상을 탐험하고 여행하는 것은 벽 없는 교실에서 인생 수업을 받는 것과 같다.” 이렇듯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은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가져오며,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더 많이 떠나게 되었다. 직장인이 중산층을 구분하는 다섯 가지 기준 중 하나가 1년에 한 번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여행과 관련된 책을 많이 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과 관련된 소설도 꽤 있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7살 소녀 엘리스는 토끼 굴 속으로 떨어져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서 모험 가득한 여행을 하게 된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 거인국, 라퓨타, 휴이넘 등 네 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세상에 참 흥미로운 나라가 많을 것이라 상상하게 된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참 이상한 나라가 많지. 너희는 어떤 나라에 살고 있니?”라고 우리에게 말을 건다.

 

작가 김영하는 『여행의 이유』에서 여행을 가면 “원래 찾으려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을 얻는다. 대체로 그것은 깨달음이다”라고 말한다. 장년의 여행은 이러한 깨달음을 위한 여행이면 좋다. 청년 시절에는 많은 장소를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 많이 봐야 많이 배우고, 많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장년이 되면 이제는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이 필요하다. 장년은 깨달음의 시기이며, 잘 깨달으려면 먼저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보는 여행이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이 될 때, 자주 갈 수 없는 해외여행의 의미가 더 커지고 여행의 즐거움과 행복감은 배가될 것이다.

 

여행을 어디로 가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무엇을 느꼈느냐이다. 외국 여행을 가면 나는 그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마음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그 느낌에서 다른 생각이 시작되며 생각이 달라지고 한계가 넓혀진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머무는 동안이 나를 느끼고 발견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카피라이터 김은주는 『1cm』에서 “여행지의 어디엔가, 보물은 숨어있다”고 말한다. 그 보물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여행하는 것이 인생의 보물을 찾기 위함이라면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눈으로 보기만 하고 마음으로 느끼지 않으면 보물은 얻지 못하고 고물만 보고 올 수도 있다. 보물은 풍경 속에 있는 무엇이 아니라 내 안에 생겨난 느낌, 공감,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나는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했다. 몇몇 친구들과 영국 문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는 여행이었다. 그들이 태어난 곳, 대화를 나누었던 펍, 글을 쓴 카페, 작품의 영감이 되었던 호수, 그들을 기념하는 박물관, 그들의 감성을 키워준 미술관 등을 여행했다.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으로서 최고의 여행이었다. 2년 뒤에는 미국 문학 탐방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도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꼭 해외로 가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나는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여행을 하곤 한다. 이 여행은 주로 홀로 가는데 간혹 소수와 함께 가기도 한다. 여행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그 맛이 색다르고 행복감은 배가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했는데, 글을 읽고 쓰는 여행에서는 이 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면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소설 『순례 주택』에서 순례 씨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다.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 장년의 여행은 관광객보다는 순례자로서의 여행이 되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은 나그네처럼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마음으로 느끼기 위해 하는 여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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