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견해 다르다고 악마화? “이렇게 해봅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조성돈 조주희)이 ‘극한 정치적 갈등 속에 있는 기독시민을 위한 행동 지침’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에 접어든 뒤 기독시민단체가 교인들에게 이념 갈등을 해소할 윤리적 기준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침은 ‘안됩니다’와 ‘이렇게 합시다’ 두 항목으로 각각 9개씩 총 18가지로 구성됐다.

기윤실은 기독시민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폭력을 통한 주장 관철’ ‘정치적 입장이 다른 상대방에 대한 혐오·악마화’를 지목했다. 또 특정 유튜브 방송이나 SNS에 몰입하며 과신하거나 사실 확인 없이 카톡 메시지 내용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국가 기관의 의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윤실은 “헌법 기관의 판결을 비판할 수 있지만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 역시 방해하면 안 된다”고 했다. 돈을 받고 정치 집회에 참여하거나, 설교나 대표 기도 시간 내 과도한 정치적 표현도 기독시민이 경계할 태도에 포함됐다. 기윤실은 “현실 정치에 과몰입하여 정치의 한계에 대한 인식과 영원에 대한 소망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합시다’ 항목에선 정치적 유연성이 강조됐다. 기윤실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하고 타인의 이야기도 듣고 대화하자”며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도 이 나라의 한 구성원임을 기억하자”고 요청했다. 또 “정치적 입장이 다른 언론이나 개인 방송들도 함께 시청하자”며 중용을 지킬 미디어 소비 습관도 제시했다.

‘카톡이나 SNS를 통해 얻은 정보는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자’ ‘근거 없는 음모론을 경계하자’ 등 가짜뉴스를 식별하고 평화적인 소통에 나서는 태도도 강조됐다. 마지막으로 기윤실은 “교회와 일상에서 덕을 세우자”며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고 약자가 보호받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김현아 기윤실 사무처장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념 갈등으로 교인들 사이 소통이 막히고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교계에 범람하는 등 교회가 정쟁에 휘둘리고 분열하는 모습에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며 “극단적 정치 대립 상황에서 교인들이 먼저 공존하고 연합할 최소한의 규범을 추려 지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처장은 “교회 안에 건강한 정치 참여와 대화 문화가 형성될 때, 교회가 사회에 건강한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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