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신동식 목사
1987년 설립된 이래 한국교회 신뢰성 회복과 기독교적 가치 전파에 힘쓰고 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공동대표로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가 임명됐다. 기윤실 공동대표로 예장합동측 인사가 이름을 올린 것은 신 목사가 처음으로 이는 교단이 사회의 변혁에도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는 징표가 된다. 신동식 목사에게 기윤실 운동과 한국교회가 당면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편집자 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윤실운동은 이름에 정체성이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윤리적 삶이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영역에 실천되기를 돕는 기독시민 단체입니다. 1987년 정치적 혼돈의 시대에 손봉호, 이만열 교수등이 중심되어 혼돈의 시대에 기독교 세계관을 전해줌으로 태동되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에 합당한 삶을 강조하였습니다.
현재 교회신뢰운동본부, 사회신뢰운동본부, 자발적불편운동본부, 청년운동본부, 청년 상담 센터 위드, 사회복지 위원회, 윤리학자로 구성된 기독교 윤리연구소가 있습니다. 각 운동부는 본부장과 운영위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지역 기윤실과 해외 기윤실(LA)이 있습니다.
기윤실은 개인과 교회 그리고 사회의 각 영역에 정직해지기를 원하는 단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기윤실이 더 이상 없어도 되는 날을 추구하는 단체입니다.
▲기윤실 공동대표로 언제 취임하셨으며, 함께 활동하시는 다른 공동대표들은 어떤 분들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공동대표는 2025년에 취임하였습니다. 함께하는 공동대표는 정병오 장로와, 이상민 변호사입니다.
▲기윤실 공동대표로 우리 교단 목회자가 임명된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기윤실 대표로 우리 교단 목회자는 없었습니다. 신학위원으로 신국원 교수와 기독교윤리연구소 소장으로 이상원 교수, 사무총장으로 라영환 교수가 잠시 직책을 맡았습니다. 우리 교단은 개혁파 신학을 추구하지만, 신학이 실천의 영역에서는 괴리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것은 신학의 목적이 교회 성장에만 몰두하였기 때문입니다. 교회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배제하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윤실은 비판적 위치에 있다보니 선뜻 나서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사회참여에 대한 이해가 왜곡되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분단국가가 가지고 있는 현실이 사회 참여에 대하여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였습니다.
이 세 가지가 화학작용을 하여서 기윤실 운동을 오해하고 참여를 주춤하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파수꾼의 역할을 잘 감당하면 기윤실은 필요없습니다. 그러나 기윤실이 40여 년이 지나도록 존재하는 것은 교회와 사회의 상황이 아직도 건강하지 못하다는 반증입니다.
우리 교단의 신학인 장로교, 개혁파 신학은 그 어느 신학보다 사회참여에 대한 신학적 깊이가 견고합니다. 기윤실의 세계관의 토대가 되는 것은 영역주권입니다. 이것은 칼빈의 사상을 현대에 잘 이은 아브라함 카이퍼의 신학입니다. 그리고 네델란드 사람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 강연 혹은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는 우리 교단 분들이 번역하였습니다. 아브라함 카이퍼는 칼빈의 사상을 20세기에 합당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우리 교단의 정성구 교수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사상을 알리는데 선구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향한 날 선 비판을 기윤실이 하였기에 오해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윤실은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언제부터 기윤실 활동에 참여하셨으며, 공동대표가 되기까지 어떤 역할과 활동을 해 오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기윤실에 참여한 것은 91년부터입니다. 프란시스 쉐퍼를 공부하였던 곳이 기독교학문연구회였는데 이 곳이 기윤실과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였습니다.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윤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신대원에서 교양 선택으로 기윤실 소속 학자들이 한 기독교 신앙의 눈으로 본 강의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대원 졸업 논문으로 프란시스 쉐퍼의 사회개혁론을 쓰면서 쉐퍼의 개혁파 신학을 한국에서 가장 잘 구현한 곳이 기윤실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정말 그러한지 그 사실을 확인하고자 실천적 참여를 하였습니다. 그동안 기윤실 집행위원과 정직윤리운동본부장, 자발적 불편운동본부장, 교회신뢰운동본부장을 역임하였습니다.
▲공동대표로서 바라보는 기윤실의 당면 과제와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비전은 무엇인지요?
=기윤실은 목적이 선명하지만, 상대적으로 오해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신학적으로 종말론 주의자들과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이들에게 곡해와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기윤실의 본질이 잘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기윤실은 집단 체제입니다. 해마다 기윤실이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정책이 정직하게 실천하였으면 합니다. 다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종교개혁자들이 남겨주었던 신학과 신앙이 한국교회에 잘 전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윤리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일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최근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교회와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기윤실과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교회 신뢰도는 심각할 정도입니다. 어떤 지표에는 신뢰도가 9%대라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참으로 참담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신학생들이 미달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를 보면 늘 목회자들의 문제가 가장 앞섭니다. 목회자들의 각종 부정한 모습이 뉴스로 들려질 때마다 교회가 사라지는 소리로 들려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살리는 것과 죽이는 것 모두 목회자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목사상에 대한 재정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목사의 소명을 처음 가졌을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그대로 유지한다면 교회는 건강해집니다. 또한 교회 직분자와 성도 역시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슬피 울며 이를 가는 현실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본질을 잘 탐구하고 세워야 합니다. 개신교회는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태동되었습니다. 성도들이 그 정신을 바로 새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구호가 아니라 실제적 교육과 나눔이 있어야 합니다. 특별히 교회 내적으로 재정적 정직함을 회복해야 합니다. 재정에 있어서 목사와 직분자들과 성도들은 정직하고 투명함을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될 때 다시 부흥의 모습을 기대할 수있습니다.
기윤실은 본래의 자리에서 변함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교회와 사회에 필요한 시민운동 단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모습을 알려주는 일에 치우침이 없이 감당해야 합니다.
▲목회자 은퇴 문제와 제도적 대안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적 변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또 기윤실 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 있으신지 설명해 주십시오.
=목회자 은퇴문제는 지금보다 앞으로 더 위기가 올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뒤면 가장 많은 수의 목회자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은퇴문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은퇴 문제는 이중, 삼중의 장치가 필요합니다. 은퇴준비는 기본적으로 4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건강입니다. 건강이 뒤받침되지 않으면 은퇴는 없습니다. 그래서 은퇴전에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둘째 연금의 준비입니다. 연금에는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입니다. 국민여급은 국가가 보장합니다. 연금은 액수보다 기간이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전도사 시절부터 소액이라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안수를 받으면 교회와 협력하여 이 부분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연금은 교단 은급 연금을 활용해야 합니다.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으나 한국교회의 미래와 목사들의 기본 삶을 위하여 교회와 목사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셋째 주택의 준비입니다. 은퇴에 있어서 주택의 문제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청약저축을 잘 활용하여야 합니다. 넉넉한 교회는 여유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교회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재정의 문제는 노회가 대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노회 자체로도 은퇴자를 위한 기금을 만들어 놓는다면 큰 힘이 됩니다. 노회에 소속된 큰 교회들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기금 마련에 함께한다면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역사가 기억하고 하나님이 기억합니다. 물론 여기에 정직한 디자인이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넷째 여가 생활을 위하여 준비입니다. 은퇴목회자를 인터뷰하면 가장 힘든 것이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이것은 평생 교인들과만 살았던 삶에서 교인 이외의 일반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옵니다. 그러므로 여가 생활을 위하여 준비가 은퇴 준비의 핵심입니다. 자세한 것은 “한국교회 목회자 은퇴 매뉴얼(기윤실)”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청년 사역과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힘써 오셨습니다. 오늘날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교회와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청년들은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러므로 너무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하였지만 지금까지는 그렇게 성공한 것 같지 않습니다. 여전히 기복적인 신앙과 맘모니즘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여전히 청년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은 중요합니다. 다만 기독교 세계관이 하나님 나라라는 큰 담론에서 말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측면에서 적용이 잘 되지 않음을 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의 관점과 개인의 관점에서 명확하게 다가오는 세계관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아서 교회가 받아들이는데 한계가 있었고, 적용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살기 위해서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3가지입니다.
첫째 성경 강해 설교를 해야 합니다. 둘째 재정에 있어서의 정직과 투명성입니다. 셋째 교회가 청년들의 놀이터와 쉼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방인 사역을 하는 이들의 시작점이 쉼터와 놀이터입니다. 교회도 청년들을 믿고 기꺼이 개방할 때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비전과 리더쉽을 가리키기 전에 신앙의 기반이 필요합니다. 강해 설교를 통하여 세계관이 바로 세워지고, 재정의 투명과 정직함을 통하여 윤리적 올바름을 배우고, 교회 놀이터를 통하여 교회의 지체의식과 공동체성을 터득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기본이고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빛과소금교회는 어떤 교회인지, 그리고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신뢰받고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역이나 원칙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빛과소금교회는 2004년에 개척하였습니다. 빛과소금 교회는 역사적 개혁신앙에 충실한 교회입니다. 교회의 소개에서 나타나듯이 종교개혁의 3대 일치신조(하이델베르그, 도르트, 벨직)와 웨스터민스턴 신앙고백서 및 대 소요리 문답을 고백합니다. 이를 위하여 전 교인은 모든 신앙고백서를 다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연속 강해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설교 본문은 당회와 제직회의 요청을 우선으로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평생 비전은 개혁과 부흥을 통한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3대 목표로는 삼위 하나님을 찬미하는 교회, 이웃에게 칭찬받는 교회, 구원받는 자가 더하여지는 교회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 21년동안 이웃을 위한 사역으로는 공부방 사역, 명절맞이 노숙인 및 홀로 사시는 분을 위한 선물 나누기와 매년 초복에 경로당 삼계탕 봉사 그리고 해마다 연말에는 지엔티 글로벌 기업과 함께하는 겨울 선물 나누기를 합니다. 2008년에는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교회는 작지만 감당할 만큼 합니다. 저희들의 이웃 사랑 원칙은 교회가 지역에 존재하는 지역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을 품는 것이 교회의 일차적 존재 이유입니다.
또한 선교는 교회 세움이라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전교인이 매월 신앙 독서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제자 훈련도 평생 개념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큰 일을 감당하고, 변방에 있지만 중심을 깨우자는 심령으로 세워지는교회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상처 받는 것은 가장 슬프고 아픈 일입니다. 종교 개혁자들은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온 힘을 다 바쳤습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많이 아픈 상태입니다. 다시금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바른 복음과 정직한 삶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는 교회가 필요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등대입니다. 그래서 더욱 정직하려고 몸부림쳐야 합니다. 완벽하자는 것이 아니라 몸부림 치자는 의미입니다. 기윤실은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성경의 말하는 윤리적 기준으로 교회를 세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