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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복음주의자들의 절대적인 지지(80%) 속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그의 측근들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서 기독교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런 현상들은 한국 교회와 트럼프의 관계가 세간의 추측보다 긴밀함을 짐작하게 만들었으며, 이런 관계가 향후 한국 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면, 트럼프와 트럼프주의, 이것들과 미국 복음주의 간의 관계, 또한 트럼프와 한국 개신교회의 관계를 차례로 살펴보자. (본문 중)

 

배덕만(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극우 개신교 집회에서 휘날리고, 트럼프가 윤석열을 구조하러 올 것이란 믿음이 팽배했었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복음주의자들의 절대적인 지지(80%) 속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그의 측근들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서 기독교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런 현상들은 한국 교회와 트럼프의 관계가 세간의 추측보다 긴밀함을 짐작하게 만들었으며, 이런 관계가 향후 한국 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면, 트럼프와 트럼프주의, 이것들과 미국 복음주의 간의 관계, 또한 트럼프와 한국 개신교회의 관계를 차례로 살펴보자.

 

트럼프주의와 목사들

 

트럼프주의는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측근 또는 지지 세력의 사상, 성향, 정책 스타일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1) 이것은 우익 포퓰리즘, 우익 반세계화, 신민족주의 등을 포함하며,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란 슬로건으로 상징된다. MAGA는 1980년 대통령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사용했던 것을 트럼프가 2011년부터 자신의 선거에서 다시 사용한 것이다. 결국, 트럼프주의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하면서 그의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 핵심적, 결정적 요인이었다.

 

사회학자들은 트럼프의 승리 요인을 5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트럼프는 러스트벨트 지역(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일리노이,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업스테이트 뉴욕) 백인 노동자 계급의 경제적 불만을 적절히 만족시켰다. 둘째, 트럼프는 여성 대통령 후보에 반감을 지닌 이들을 대신해서 남성우월주의적 사고방식을 자극했다. 셋째, 트럼프는 1960년대 시민권 운동 이후 달라진 흑인들의 위상에 위기감을 느낀 백인들을 위해 인종차별적 언어를 거침없이 사용했다. 넷째, 트럼프는 9‧11 테러 이후 고조된 반이슬람 정서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끝으로, 트럼프는 노동 계층과 보수적 미국인들의 외국인 혐오 정서에도 맞장구를 쳤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2) 그 외에도, 권위주의와 메시아니즘을 주된 특징으로 추가할 수 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나는 여러분의 목소리입니다. 저만 이 나라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저만 믿으십시오. 제가 그렇게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기독교 민족주의(Christian nationalism)도 앞장서서 강조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목사들은 누구일까?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단연 폴라 화이트(Paula Michelle White-Cain, 1966-)다. 그녀는 은사주의와 번영 신학을 추구하면서, 트럼프의 영적 멘토이자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별히, 복음주의 내에서 트럼프의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보수적인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주선했으며, 2025년에는 ‘백악관 신앙 사무소’(White House Faith Office) 대표가 되었다. 둘째, 전 리버티대학교 총장 제리 폴웰 2세(Jerry Lamon Falwell Jr., 1962-)를 주목해야 한다. 그는 미국 기독교 우파를 이끌었던 고(故) 제리 폴웰(Jerry Lamon Falwell Sr., 1933-2007) 목사의 장남이다. 그는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과정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이후, 줄곧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활약했다. 셋째, 윌리엄 프랭클린 그레이엄 3세(William Franklin Graham 3rd, 1952-)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저명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의 장남인 프랭클린은 ‘빌리 그레이엄 복음주의 협회’(BGEA)와 국제 복음주의 기독교 인도주의 지원 단체인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의 사장 겸 CEO다. 2011년부터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했으며,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의 취임식(2017년 1월 20일)에 초대되어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축도를 맡았다. 끝으로, 로버트 제프리스(Robert James Jeffress Jr., 1955-)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소재한 교인 14,000명이 출석하는 제일침례교회 담임목사인데,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바보”라고 선언했고, 2019년 트럼프에 대한 탄핵 조사가 발표되었을 때는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는 이런 제프리스를 2016년 6월, ‘복음주의 자문 위원회’와 ‘백악관 신앙 이니셔티브’의 위원으로 임명했다.

 

 

트럼프와 관련된 재미 한국인들

 

재미 한국인 중에서 트럼프와 관련된 인물로서는 먼저 애니 챈(Annie Chan, 김명혜)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중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미국 하와이에 거주하는 재미교포 사업가이자 백만장자다. 그녀는 한미동맹USA재단(KUAUF), 원코리아네트워크(OKN),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같은 민간단체들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면서 한미 보수 정치에 ‘큰손’과 ‘대모’로 큰 영향을 끼쳐왔다. 챈은 부정선거 음모론 신봉자로서 한국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미국 정계와 이민 사회, 한국 내에 전파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다음은 모스 탄(Morse H. Tan, 단현명, 1974-)이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 한인 변호사, 법학자, 북한 인권 전문가다. 민경욱 전(미래통합당) 의원과 애니 챈의 영향을 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불법 계엄을 옹호했으며, 이재명 대통령이 “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살해한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들어갔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끝으로, 한국인은 아니지만 고든 창(Gordon Chang, 1951-)도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중국인 아버지와 스코틀랜드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변호사이자 정치평론가인데, 트럼프 지지자이자 MAGA 공화당원이며 대표적인 강경 반중주의자다. 한국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서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와 관련된 한국 교회 인물들

 

한국 교회 안에서 트럼프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인물은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원로목사이자 극동방송 이사장이며 전 세계침례교연맹 총재를 지낸 김장환 목사다. 그는 미국 개신교계와 정계에 폭넓은 인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트럼프의 측근인 고(故)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과 친분이 두텁다. 그다음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다. 그는 폴라 화이트의 오랜 동역자이며, 그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집안과도 관계를 맺었다. 트럼프 2세는 2024년 4월과 8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했다. 빌드업 코리아(Build Up Korea, 2023년 설립) 대표이자 1.5세 유튜버(엠킴TV) 김민아도 주목해야 한다. 2023년 시작되어 매년 개최되는 빌드업 코리아는 기독교 세계관, 자유 시장 경제, 한미 동맹을 핵심 가치로 삼고, 미국 마가(MAGA) 진영의 대표적 인물들을 강사로 초청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신세계 그룹 정용진 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온누리교회 집사인 정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막후 실세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2세와 매우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빌드업 코리아의 주된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끝으로, 우익의 상징인 전광훈도 트럼프에 관심이 많다. 2018년, 스티븐 E. 스트랭의 『하나님과 트럼프』를 전광훈 가족이 운영하는 출판사인 ‘퓨리턴퍼블리싱’에서 출판했으며, 활동과 관련하여 애니 챈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트럼프, 우파 복음주의, 그리고 한국 교회

 

트럼프는 일관된 정치 철학에 따라 국가를 경영하는 소신 있는 정치가가 아니다. 또한, 분명한 신앙적 체험이나 명확한 신학적 입장에 근거해서 교계와 소통하는 신실한 기독교인은 더더욱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엄격한 도덕적 기준에 따라 언어와 행동에 책임을 지는 존경할 만한 공인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다양한 민족, 인종, 계급, 젠더, 종교가 존재하는 미국에서, 그리고 미국이 전 세계에서 담당하는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 종교적 역할과 책임 앞에서 ‘미국, 백인, 남성, 보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극우주의적, 포퓰리즘적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런 트럼프식 정치, 즉 트럼프주의에 백인 남성 복음주의자들이 거의 컬트 수준으로 열광하고, 트럼프 주위에 미국의 강경한 우파적 성향의 목회자들이 집결해 있는 것은 매우 불안하고 부적절하다. 그들 대부분은 트럼프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데 헌신했던 열렬한 트럼프주의 지지자들이며, 동시에 강력한 기독교 민족주의 추종자들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한국의 일부 극우적 기독교 세력과 트럼프주의자들 간의 관계가 친밀하고, 상호 간의 교류와 소통이 활발하다는 것은 매우 불길한 소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한국의 친트럼프 기독교 인사들이 과거에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시절처럼, 한국과 미국, 북한과 미국, 남한과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평화와 화해의 중재자로 자신들의 친분과 영향력을 사용한다면, 그들은 정말로 역사에 소중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처럼 자신들의 개인적 욕망과 집단적 이익을 위해 그런 인맥과 영향력을 편파적‧차별적으로 사용한다면, 그들은 한국 교회와 정부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고,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의 평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양날의 검이 그들의 손에 들려 있다.

 


1) “트럼프주의”, 「위키백과」(2025. 11. 9 접속).

2) 정태식, 『21세기 제국의 정치와 종교』(서울: 한울, 2025), 15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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