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VE letter  97호 보러가기

 


INTRO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지난 10월 8일, 휴전을 맺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나요? 휴전 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가자 지구에서는 매일 같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가자 지구의 비극은 어느새 ‘타인의 고통’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면서도 각자 처한 현실의 다른 문제들 때문에 조금씩 ‘어쩔 수 없어’하며 외면 아닌 외면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미국 작가 수전 손택은 책 ‘타인의 고통’에서 현대인들이 전쟁과 고통의 이미지를 소비하며 점차 둔감해지는 현상을 지적합니다. 손택은 연민을 느끼는 데 그치지 말고 연대 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기독교인에게 익숙한 발화로 바꾼다면 “기도할게”라는 형식적 말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정도의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실제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걸, 우리는 여름성경학교 시절 때부터 배워서 잘 알고 있습니다. 거창하게 수전 손택까지 가지 않더라도요.

이렇게 글을 적는 저 자신도 마음속 부담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비극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단 말인가’하는 의문이 생기거든요. 물론 여기에 대한 대답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맞아, 우리에게 모든 책임이 있어’라는 정답을요.

첫 단추는 인식의 변화일 겁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진짜로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분쟁’이 아닌 ‘학살’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해보면 좋겠습니다. 그 시작은 이번 월간WAYVE를 꼼꼼히 읽고,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천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고민하는 일일 겁니다. – 제르 드림

 


이슈특집: 가자지구, 하나의 학살 엇갈린 시선

🔷글_냉이(기윤실 홍천행 간사)

써퍼 님, 찬 바람이 부는 11월, 안녕하신가요?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입니다. 문득 우리가 안부를 묻는 이 평범한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 가자지구에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 포성이 울리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시려옵니다.

이번 이슈특집은 조금 무거운, 하지만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이야기를 꺼내보려 해요. 팔레스타인 학살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비극 앞에서 한국교회 청년인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해초의 Gaza 항해(출처: 개척자들 홈페이지)

 

🌊 첫 번째 물결: 바다를 건너는 마음, 해초의 용기

써퍼 님은 혹시 해초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바다 속 그 해초 맞아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해초는 27살의 평화활동가 김아현 님의 활동명입니다.

지난 9월, 그는 죽음까지 각오하고 가자로 향하는 구호선단에 몸을 실었습니다.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해초는 아래와 같이 얘기했습니다.

“만약 가자에 간다면 한국과 가자를 연결하는 매개가 될 것이고, 만약 죽는다면 한국 사회가 다시 한번 가자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겠죠.”

이스라엘군에 나포되어 구금되고 추방당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물리적인 국경은 바다 위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그토록 닿고자 했던, 그러나 닿지 못한 그곳. 해초가 온몸으로 던진 질문 앞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이번호 고민은 [기독청년프로젝트 시즌2 기독청년의 넘실넘실] 청년들은 왜 교회가기 싫을까? 영상을 각색하여 재구성한 질문과 답변입니다. 

📬이번 호 고민 : 사회적 약자를 비난하는 교회의 모습, 저만 불편한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청년입니다. 교회에서는 늘 “이웃을 사랑하라”, “약자를 섬기라”고 배우잖아요? 그런데 막상 현실의 교회는 정반대인 것 같아 마음이 힘듭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학교 급식실 노동자분들이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을 한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저는 그분들의 힘든 노동 환경을 아니까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는데,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한 집사님이 대뜸 “저 사람들 너무 이기적이다. 애들 밥은 먹여야지, 자기들 돈 더 받겠다고 파업하는 게 말이 되냐” 며 비난하시더라고요. 심지어 다른 분들도 “맞아, 요즘 사람들은 감사할 줄을 몰라”라며 맞장구를 치시고요.

교회가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세상의 기득권 논리로 그들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며 큰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이런 공동체에서 제가 계속 신앙생활을 하는 게 맞을까요?

 

무물보 전문 보기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찾아오는 월간WAYVE를 구독해주세요!
👉구독하기 : bit.ly/WAYVE레터_구독
👉지난 뉴스레터 보기 : bit.ly/WAYVE레터_다시보기
👉인스타그램 계정 : @wayve_letter
👉웨이브레터 웰컴메일 https://stib.ee/ShvB



관련 글들

2025.11.11

"2025잇슈ON" 하반기 참가자 모집 (~11/23)

자세히 보기
2025.10.29

[월간 WAYVE] 책 : ‘끝판왕’은 타노스가 아니었네 _ 96호

자세히 보기
2025.09.24

[월간 WAYVE] 지속가능성의 시대, ESG와 청년의 길 찾기 - 조혜진 ESG 컨설턴트 인터뷰 _ 95호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