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다시보기]
*본 글에 나타난 통계자료는 2017년 1월 20~21일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입니다.
<한국교회 신뢰도 ‘췌크’>
“시민이 보는 교회는?”
Q. 한국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활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해야 할 사회적 활동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45.3%로 1위, ‘봉사와 구제 활동’이 31.6%로 2위, 이어서 ‘환경, 인권 등 사회활동’이 10.8%, ‘학교 운영 등 교육 사업 활동’이 5.4%, ‘문화예술 활동’이 3.0%로 나타났다.
이 문항은 지난 다섯 차례의 조사에서도 지속해서 질문했다. 3차까지는 봉사와 구제 활동이 1위였다. 2차 조사인 2009년도에는 60.3%로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봉사와 구제 활동에 관한 기대가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다. 이번 5차 조사에서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2차 조사 때 19.9%로 나타났던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은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3년 전인 지난 4차 조사 때 처음 1위에 올라섰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확실히 한국인들은 기존에 교회가 하던 ‘봉사와 구제 활동’을 넘어서 윤리·도덕적인 측면에서 모범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시대적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과거 국가의 사회복지제도는 미흡한 부분들이 많았으며, 교회가 적재적소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특히 사적인 영역에서 권한을 위임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은 대체로 교회가 감당했다. 더군다나 교회는 지역과 밀접해 있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눈에 띄는 봉사 활동을 많이 해 왔다. 자연스럽게 국가와 시민 모두 교회의 구제와 봉사 활동에 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점차 국가의 사회복지제도가 짜임새를 갖추게 되었고, 교회에서 진행하는 봉사 활동에 관한 기대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교회 역시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회는 가치관의 혼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옳고 그름이 명확하지 않고, 도덕의 야경꾼 역할을 해야 할 사회가 공동체의 붕괴와 함께 해체되고 있다. 여기에 포스트모던의 영향까지 더해져 도덕의 기준이 모호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사회가 한국 교회에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을 감당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새로운 기회 앞에 섰다. 윤리와 도덕 문제를 가장 잘 다루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종교이며, 이를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본을 가지고 있는 교회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 윤리·도덕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면 이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