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을 바로 잡는 총회
2018년 예장통합 총회 참관 후기
글_박제민 팀장
예장통합 교단총회가 2018년 9월 10일(월)부터 13일(목)까지 익산에 있는 이리성광교회에서 열립니다. 세상은 이번 총회의 핵심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명성교회 세습 다룰 예장통합 총회 개막”(연합뉴스) 월요일 아침, 기윤실도 익산으로 갔습니다. 명성교회 세습 막으려고요.
학생들의 열정
이리신광교회 앞에 도착하니 반가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무려 400여 명이나요. 전국에 신학교에서 학생들이 명성교회 세습을 바로잡아달라며 검은 옷을 입고 달려온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땡볕 아래 현수막을 설치하고 피켓을 들고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교회가 똑바로 했다면 신학을 공부하고 복음을 전하는데 열중했을 분들인데 왠지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명성교회 세습파들의 방해
알려진 대로 명성교회에서도 500명이 왔습니다. 웬일인지 ‘질서유지’라는 띠를 띠고 원색적인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와서는 총회 장소로 올라가는 계단에 쭉 늘어서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교회 측 관계자들과 경찰들이 철수를 요구하자 별 수 없이 물러났습니다.
일부가 교회 앞에서 예장목회자연대 분들이 야외예배를 드리려는 장소로 가더니 이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찰 정보관에 말에 의하면 결국 몸싸움과 주먹다짐이 오갔다고 합니다. 현수막에 한국교회를 겸손히 섬기겠다는 적어 놓은 것이 무색한 일이었습니다.
치고나가는 총대들
개회예배와 성찬으로 총회가 시작됐습니다. 성찬 집례자의 기도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떡과 잔을 먹고 마시기에는 저희는 너무 부끄럽고 모자란 것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80년전, 1938년 9월10일 27회 총회, 일경의 총칼 앞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했습니다. 부끄러움을 가지고 오늘 우리는 103회 총회를 개회하게 됩니다. 그때에는 일경의 총칼 앞에서 굴복했지만, 지금은 권력과 금력과 자기 욕심으로 양심을 팔고 상식을 저버리는 가운데 있는 저들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부총회장 선거를 치루는데 총회대의원(총대)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와 관련된 헌법위원회 보고를 가장 먼저 처리하자는 것입니다. 총대 다수가 동의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초미의 관심사인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첫날 저녁부터 다뤄질 것인지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새 총회장 림형석 목사는 부별 보고 때 제일 먼저 하자는 뜻으로 이해했다며 넘어갔습니다. 첫날 회의가 그렇게 마무리 됐습니다.
끝까지, 바른 결정을
결국 헌법위원회 보고는 둘째날 오후 시간에 다뤄졌습니다. 헌법위원회는 2013년 압도적 찬성으로 결의된 세습금지법이 교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수정해야 한다는 해석을 한 바 있고, 이를 토대로 이번에 헌법을 개정해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사실상 세습을 용인하도록 헌법을 개악하려고 했습니다.
총대들의 길고 긴 입씨름이 이어졌습니다.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하는 총대들은 이건 보고일 뿐이니 받아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총대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한 총대는 죄 안 짓는 사람 어디 있냐며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습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긴장되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무기명 투표를 하게 됐습니다. 투표 결과 반대 849, 찬성 511로 헌법위원회 보고는 부결됐습니다. 현행 세습금지법으로 모든 세습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결과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총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한 재판국 보고를 받지 말고, 헌법을 무시한 판결을 한 재판국원 일부 교체해서, 재심을 통해 명성교회 세습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끝까지 바른 결정을 하기를 기대하고 지켜보겠습니다.
*이글은 열매소식지 제266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