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과 정의의 하나님은 오늘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는지 여부를 우리가 우리의 이웃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판단하실 것입니다. (중략) 서울 집값 상승에 환호작약하는 자들은 결국 가난한 이웃의 눈물을 닦으시는 하나님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김덕영(희년함께 사무처장)

 

아파트 단지(출처: Unsplash)

집과 땅을 계속 사들여 다른 사람이 살 공간도 남기지 않고 혼자 살려고 하는 사람에게 화가 있을 것이다. 

(이사야 5:8)

최근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정부의 보유세 인상 계획이 미온적이었고 때마침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개발계획 발표가 나와 수익률에 목마른 유동자산이 서울 주택시장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국민 자산의 80%가 집중되어 있는 부동산값의 등락은 부동산 소유자가 이득을 얻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한 곳에서 환호를 하는 사이에 다른 곳에서는 통곡이 있습니다. 자산 가치의 급격한 상승에 기뻐서 하늘을 날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 급격히 상승한 주거비 부담으로 무너지고 있는 비통한 마음이 보일 리 만무합니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평과 정의의 하나님은 이 땅의 고통받는 가난한 자들의 눈물을 똑똑히 보고 계십니다. 전셋값 상승에 전전긍긍하는 가장의 무거운 마음과 올라간 보증금과 월세 부담에 고금리 대부업체 광고를 살펴보게 되는 가난한 청년의 참담한 마음을 잊지 않으십니다. 예언자 이사야가 고대 유대 사회를 향해 외친 저주의 말씀은 오늘날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공평과 정의의 하나님은 오늘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는지 여부를 우리가 우리의 이웃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판단하실 것입니다.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존재가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귀한 존재들이며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의 대상인 우리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집값 상승에 환호작약하는 자들은 결국 가난한 이웃의 눈물을 닦으시는 하나님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서울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는 9.13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기존의 종부세보다 보유세를 일부 상향 조정하고 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보수언론에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세금폭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때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의 다음 발언이 많은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었습니다.

청년들은 방 한 칸에 살면서도 매달 50만 원씩 1년에 600만 원을 월세로 내고 있는데,

30억 원 부동산 가진 사람 종부세가 그것보다 적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집값이 올라가면 필연적으로 주거비가 올라갑니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덜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보유세가 올라가야 합니다. 보유세가 증가하면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려는 유인이 적어지게 되고 실제 거주목적의 주택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부동산 투자를 통해 과도하게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 때문에 다음 세대의 청년들이 무거운 주거비 부담을 겪고 그들의 삶의 조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주택은 주거의 수단이어야 하고 더 이상 투자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서 거류민이자 나그네라고 말씀하십니다(레 25:23; 히 11:13). 우리는 너무 쉽게 이런 정체성을 잊고 이 땅 위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안전한 공간과 자산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는 너무 쉽게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의 거류민과 나그네 된 이웃들의 힘겨운 삶을 잊습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눅 9:58)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은 집 없는 민달팽이 이웃들의 설움을 가장 잘 아시지 않을까요.

위 이미지는 본 글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출처: Youtube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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