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 몸을 이룬 원자와 분자는 또 다른 생명체의 몸을 이루게 된다. 이를 과학에서는 생명 전체가 이루는 하나의 세상, 곧 생태계라 부른다. 우리가 생태계를 소중히 가꾸고 보살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자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하나님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이 작은 원자가 하나도 낭비됨이 없이 자신의 피조 세계 전체를 순환하며 사용되도록 하셨다.(본문 중)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출처: Pixabay)

 

우리는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별을 보거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곤 한다. 하나님의 창조의 위대하심을 이렇게 큰 우주나 웅장한 대자연을 보며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의 위대하심이 비단 이렇게 크고 웅장한 것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현대 과학을 통해 우리는 이런 큰 세상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세상의 신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현미경은 눈에 보이지 않는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체의 존재를 발견하게 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우리 몸에만 해도 1~100조 마리의 작은 생명체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 몸뿐 아니라 땅과 물에도 이런 작은 생명체들이 그득하다.

그러나 작은 세상에는 이런 작은 생명체보다도 더 작은 것들이 있다. 원자와 분자가 그것이다. 원자는 생명체나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이고, 분자는 이 원자들이 모여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띠게 만드는 가장 작은 입자이다. 예를 들어 물을 이루는 가장 작은 입자인 물 분자는 수소 원자(H) 2개와 산소 원자(O) 1개로 이루어져 있고 H2O라 표기한다. 물은 셀 수 없이 많은 이 H2O라는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원자나 분자는 그 크기가 너무나 작아 사람의 눈은 물론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다. 만약 물 분자를 탁구공 크기라고 생각한다면 실제 탁구공은 우리가 사는 지구 크기가 된다. 그처럼 분자의 크기는 작다. 우리가 마시는 물 한 모금에는 약 1023개(1 다음에 0이 23개, 1천억 x 1조 개)의 물 분자가 들어 있다. 이는 인간이 지금까지 발견한 별의 총 수(1022개)보다도 많은 수다. 물 한 모금에 들어 있는 이 물 분자의 수는 사하라 사막과 같은 거대한 사막의 모래 알갱이 수만큼이나 된다. 물 한 모금이 이러하니 바다나 강 속에 있는 물 분자의 수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마찬가지로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나 분자의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나님은 이렇게 많은 원자로 이 세상을 만드셨다. 크고 큰 하늘의 별과 작고 작은 원자 중 어느 것이 하나님이 만드시기가 더 어려웠을까?

 

Joseph Mankiewicz의 영화 “Julius Caesar(1953)” 중

 

과학 수업 시간에 ‘시저의 마지막 숨’을 들어 원자나 분자를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로마 황제 시저가 친구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할 때 “브루투스 너마저도…”하면서 마지막 숨을 거둔다. 시저가 죽으면서 내뱉은 이 마지막 숨 속의 공기 원자의 개수와 공기의 이동을 계산해 보면 지금 우리가 매 순간 숨을 쉴 때마다 시저가 마지막 내뱉었던 그 공기의 원자를 1~2개씩 들이키면서 살아간다는 결론에 이른다. 신자에게는 예수님을 예로 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2천 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신 그 공기의 원자를 지금 우리는 매 순간 1~2개씩 마시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하여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몸을 이루었던 많은 원자들이 지금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육체로 오신 예수님과 우리가 동일한 원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성육신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좀더 진지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른 식물과 동물을 먹어 그 원자나 분자로 우리의 몸을 이룬다. 그리고 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 몸을 이룬 원자와 분자는 또 다른 생명체의 몸을 이루게 된다. 이를 과학에서는 생명 전체가 이루는 하나의 세상, 곧 생태계라 부른다. 우리가 생태계를 소중히 가꾸고 보살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자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하나님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이 작은 원자가 하나도 낭비됨이 없이 자신의 피조 세계 전체를 순환하며 사용되도록 하셨다.

 

(출처: Pixabay)

 

그런데 하나님이 만드신 작은 세상에는 원자보다 더 작은 세상이 또 있다. 원자를 다시 쪼개어 나가면 더 작고 작은 세계로 들어간다. 현대 과학에서는 이를 소립자라 부른다. 그리고 마침내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피조물인 ‘빛’에 이른다. 빛은 질량(무게)이 0이다. 그래서 빛은 물질이라 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빛은 물질과 물질이 아닌 것의 경계에 있다. 물질과 물질 아닌 것의 경계에서는 끊임없이 물질이 아닌 빛(혹은 에너지)이 물질이 되고 또 물질이 빛이 되는 일이 일어난다. 이를 설명하는 공식이 그 유명한 E = mc2이다. 이 공식에서 E는 에너지, m은 질량(즉, 물질), 그리고 c는 상수인 빛의 속도이다. 이 식은 에너지(E)가 물질(m)이 되고, 물질이 에너지가 되는 현상을 기술한다. 에너지는 곧 물질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핵발전소, 핵폭탄, 태양 등에서 이 공식이 사실임을 확인한다. 원자를 이루는 원자핵이 사라지면서 정확히 이 공식대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나오는 것이다. 반대로 입자가속기라는 장치를 통해 에너지에서 소립자라는 물질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여 이 공식이 증명된다. 이처럼 아주 작고 작은 세상에서는 물질이 생겨나거나 사라지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하나님의 창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할 수 있다.

현대 과학에서 원자나 빛과 같이 작고 작은 세상을 설명하는 분야가 양자론(혹은 양자역학)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나 휴대폰, 그리고 TV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이들은 반도체라는 물질 내에서 일어나는 전자나 빛과 같은 작은 존재들의 운동으로 작동한다. 양자론은 이 작은 세상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예측하게 해 준다. 그러니 작은 세상을 연구하는 양자론이 없었다면 오늘날 정보통신 시대는 없었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과학은 이렇게 작고 작은 세상을 이해함으로써 큰 세상에 못지않게 신비로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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