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첫째로는 예수님의 부활이 정말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임을 증거들에 의지해 믿는 것입니다. 증거들이란 기본적으로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들이며, 또한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과 정황들입니다. 둘째로는 예수님의 부활이 무엇을 의미하는 사건인지를 알고 믿는 것입니다. (중략) 이 글에서는 두 번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본문 중)
노종문(좋은나무 편집주간)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예레미야 31:33)
예수님의 부활은 기독교 신앙을 떠받치는 기둥이 되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때문에 사도들은 비로소 예수님을 하나님이 세운 그리스도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행 2:36).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과 사역이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난 것임을 확증해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의 전제가 성경에 대한 믿음이라고 잘못 생각합니다. 사실 기독교 신앙의 전제는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기에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이 확인되었고, 그분이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우리는 그분의 권위에 의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즉, 구약성경은 예수님이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셨기에, 신약성경은 예수님에 대한 사도의 신실한 증언이기에 성경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존 스토트).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첫째로는 예수님의 부활이 정말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임을 증거들에 의지해 믿는 것입니다. 증거들이란 기본적으로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들이며, 또한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과 정황들입니다. 둘째로는 예수님의 부활이 무엇을 의미하는 사건인지를 알고 믿는 것입니다. 첫 번째 부분은 참고 자료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1] 이 글에서는 두 번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신학 교과서들을 보면 십자가와 부활과 관련하여 너무도 많은 내용이 언급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 수많은 유익한 말들 때문에, 또 십자가와 부활에 관해 제시된 많은 다양한 이미지들 때문에, 그 모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통합할 수 있는 중심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번 글에 이어서 이 글에서도 저는 그 중심 이미지가 ‘예수님을 통한 새로운 출애굽과 새 언약’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복음과 제자 공동체의 사명이 더 분명하게 부각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글에서,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과 성찬식 제정 말씀에 근거하여,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새 언약’(막 14:24; 눅 22:20)의 체결임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그 성취로서 드러나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을 파악하기 위해 구약성경에 나오는 ‘새 언약’ 관련 예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예레미야 31:31-34과 지난 글에서도 살펴본 에스겔 36:21-27이 바로 그 예언들입니다.
예레미야 31:31-34의 예언에 따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으실 새로운 언약의 특징은 (1)하나님의 법을 하나님 백성의 마음에 새기심, (2)그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 됨, (3)그들의 죄를 용서하심입니다. 또, 에스겔 36:21-27의 예언은 (1)이스라엘 백성을 포로에서 해방하심, (2)물을 뿌려 깨끗하게 하심, (3)새 영과 새 마음을 주심, (4)하나님의 율례를 행하도록 도우심, (5)풍부한 삶을 살게 하심을 약속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새 언약이 체결되었다면, 그 이후에 일어나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일들은 바로, 죄를 용서받고, 성령이 부어지고,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법(겔 36:27)을 행하게 되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순절날 사도 베드로의 복음 선포도 바로 그런 내용으로 나타납니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 할꼬” 하거늘,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사도행전 2:36-38)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대표자로서(예수님이 세례 받음의 의미)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에 새로운 언약이 맺어진(성찬식의 의미) 사건입니다. 그리고 대표자 예수님의 부활은 곧 이스라엘의 부활이며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이 출현하는 사건이 됩니다. 이 새로운 이스라엘은 물론 믿음과 세례를 통해 예수와 연합한(롬 6:3-4)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죽으심과 연합함으로써 죄로부터 해방되었을 뿐 아니라(롬 8:3), 예수님의 부활에도 연합하게 되어 장차 일어날 몸의 부활에도 참여할 것입니다(롬 8:11). 바로 그 몸의 부활에 대한 보증으로서 그들 각 사람에게 성령님이 내주하십니다(고후 5:5).
부활의 보증이신 성령님은 신자들 안에서 무슨 일을 하실까요? 바로 예레미야와 에스겔의 예언을 성취하십니다. 하나님의 법을 마음에 새기시고(렘 31:33) 신자들에게 내주하여 동행하시면서 그들로 하여금 그 법을 실행하도록(겔 36:26-27) 도우십니다. 부활의 영인 성령님은 신자들이 부활한 이스라엘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생명력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부활을 상상할 때, 먼저 새로운 물질로 된 몸을 입고 공간과 차원을 넘나드는 초능력 인간들을 상상해서는 안 됩니다. 부활의 성취이신 성령님이 이미 오셨는데도 그런 초능력자들이 출현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성령님은 신자들 안에 내주하시며 예수님의 말씀을 살아내는 참된 인간이 되어가도록 그들을 이끄십니다.
‘부활의 삶’은 장차 부활한 사람들이 완성될 하나님 나라 안에서 살아갈 삶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에스겔의 표현으로는 ‘하나님의 율례를 실천하는 삶’입니다(겔 36:27). 또 예수님의 표현으로 번역하면 예수님의 ‘산상수훈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삶’입니다(마 7:24-27). 이것이 지금 성령님을 통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성령님 때문에 신자들은 아직 부활하지 않은 몸 안에서 마치 이미 부활한 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몸의 부활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부활의 생명이신 성령님 내주의 약속이 벌써 성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강권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부활한 사람들입니다. 부활한 사람답게 사십시오!’(벧전 1:22-23; 요일 5:13; 롬 6:11). 물론 이런 삶은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와 간구로써 가능해집니다(마 7:7-11).
지금까지 부활의 현재적 측면을 언급했다면, 부활에는 미래적 측면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신자들에게 이미 시작된 부활을 (성령님의 도움으로!) 지금 살게 할 뿐 아니라, 또한 장차 불멸의 몸을 입을 것을 소망하게 합니다(고전 15:50-54). 예수님의 부활은 단순히 한 사람이 잠시 죽었다가 살아난 (그리고 결국 다시 죽은) 사건이 아니라, 썩을 수밖에 없던 사람의 몸이 불멸의 몸으로 변화된 사건입니다. 마지막 때에 하나님이 죽음 자체를 소멸하실 것에 대한 예언이 이사야 25:6-8; 26:19과 다니엘 12:2-3에 나타나는데, 예수님의 부활은 그 첫 번째 성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예수님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몸의 부활을 경험하며 죽음을 영원히 이기신 예수님과 함께할 것입니다.
몸의 부활 예언과 함께 우리가 마지막 날에 성취되기를 기다리는 또 다른 예언은 이사야 11:1-10과 65:17-25에 나오는 창조 세계의 부활 예언입니다. 하나님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고 그 안에서 사람과 동물들이 모두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세상을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계 21:1-5).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은 모든 창조 세계 부활의 첫 신호탄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처음 창조가 존재했던 것처럼,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서 온 창조 세계가 새롭게 부활하여 존재할 것입니다(골 1:15-20). 모든 창조물이 이 부활에 참여하기를 기대하며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롬 8:19-22).
오늘날 부활과 관련하여 가장 간과되는 부분은, 부활의 영이신 성령님이 오심으로써 산상수훈을 실천하는 제자 공동체(즉, 새로운 이스라엘로서의 교회)가 출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십자가/새 언약 – 부활/성령 – 제자도를 결합하는 강력한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스라엘의 부활이며, 세례로써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성령을 선물로 받는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키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성령님은 예수님의 부활이 이루고자 한 목표, 곧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할 새로운 이스라엘의 출현(겔 36:23; 마 5:13-16)을 성취하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그 말씀을 실천하는 부활의 삶, 곧 산상수훈적 제자도를 실현해야 합니다.
[1] 앤터니 플루, 게리 하버마스, 『부활 논쟁』, 최효은 옮김(IVP, 2012, 원서 2009); N. T. 라이트,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 박문재 옮김(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5, 원서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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