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구성원인 그리스도인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동학개미운동에 동참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 그리스도인의 투자 참여 비율은 전체 투자자에서 동일 연령대가 나타내는 비율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필자는 그동안 자본 시장에서 오래 근무해 왔는데,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아래와 같이 몇 자 적어본다.(본문 중)

이영목1)

 

올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2월부터 4월까지, 한국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22조 원을 대규모로 매도하여 KOSPI가 2,200pt 대에서 1,400pt 대로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수에 가담하며 한국 주식 시장을 지탱하였다. 이 일을 1894년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으로 증시의 고객 예탁금은 연초 27~28조 원 규모에서 6월 말 46조 원 규모로 거의 20조 원 가량 증가하였다. 최근의 주식 시장은 KOSPI가 급락세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동학개미들의 운동은 성공을 거둔 듯하다.

이런 동학개미처럼 새롭게 등장한 개인 투자자들을 미국에서는 ‘로빈후드’(Robinhood), 중국에서는 ‘부추’(윗부분을 잘라내어도 금세 자라는 부추에 빗대어), 일본에서는 ‘닌자 개미’라고 부른다. 이런 개인 투자자들의 등장은 전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다. 한국의 동학개미운동은 최근 증권 신규 계좌 개설 비중에서 20~30대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에 대처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로 전반적인 경제 셧다운이 일어나고 글로벌 주식 시장이 급락세를 보임에 따라, 경기 침체 대응 및 주가 급락 방어를 위해 미국 연방 준비은행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여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금리가 제로 금리 수준이 되었으므로 저축의 이자 수익이 거의 없어지게 되자, 수익을 찾아 돈의 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돈의 가치가 낮아질 것이 예상되므로, 금, 부동산, 주식 등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을 찾아 돈이 이동하는 것이다. 또한 젊은층이 주식 시장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라고도 하는 스마트폰의 보급 및 확산으로 모바일을 통한 증권 거래가 용이하게 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엄지족들이 모바일 트레이딩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다.

 

ⓒPxhere.

 

30년 동안 자본 시장을 경험한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동학개미운동은 과거 외환 위기(98년), 금융 위기(2008년)와 IT 버블(99년)의 경험이 겹쳐서 나타나게 된 것 같다. 주가가 폭락한 초기에는 외환 위기나 금융 위기 때처럼 이 위기가 1~2년 후에는 기회가 되리라는 생각에 주식을 적극 매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세대에게는 가격이 높은 부동산 보다는 주식이 단기에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로 보였을 것이다.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들의 증시 부양 정책도 이를 뒷받침하였다.

한국의 경우, KOSPI가 이미 2,200pt를 넘어서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동학개미들의 투자 양상에서 머니게임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들이 이상한 강세를 보이고, 과거 IT 버블 때처럼 미래의 꿈을 주가에 지나치게 선반영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주된 가치 평가 척도인 PER(Price ear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이나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자산가치비율) 등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 PDR(Price dream ratio)이라고 하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하였다.

사회의 구성원인 그리스도인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동학개미운동에 동참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 그리스도인의 투자 참여 비율은 전체 투자자에서 동일 연령대가 나타내는 비율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필자는 그동안 자본 시장에서 오래 근무해 왔는데,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아래와 같이 몇 자 적어본다.

첫째, 주식 투자는 투기(speculation)의 관점이 아닌 투자(investment)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전체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세계가 일본처럼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저금리가 추세가 되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경제 회복이 쉽지 않아 저금리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의 주가는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이 단기에 개발되어 경제가 V자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선반영하며 유동성에 의해 다소 앞서가는 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지나친 추격 매매보다는 바이러스 확산 상황과 경제 지표 회복 등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개별 기업들에 대한 직접 투자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펀드 등을 통한 간접 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 그동안 공모펀드 수익률 부진 및 최근 사모펀드 신뢰 상실 등의 사유로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를 원할 경우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다. 특히 지수 관련 ETF 등을 활용한 장기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하다. ETF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넷째, 기업에 직접 투자할 경우 기업의 실적 등 본질 가치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는 사회 책임 투자의 관점에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고려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다섯째, 글로벌 시대에 고령화로 한국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감안하여, 해외 기업 및 자산에 적절한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도 유효한 대응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개개의 기업을 잘 모를 경우 해당 국가의 지수 ETF 등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다.

마지막으로, 주식 투자는 저축이나 노후를 위한 준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는, 예수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마 6:19)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돈을 버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거나 돈이 마음의 우상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적 충격으로 인해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이 더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1) 국민은행 신탁운용부 수석전문역(연금신탁 운용 총괄)(2003.10~2020.1), 트러스톤자산운용 운용본부장(2000.5~2003.10),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1990.1~2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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