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큰 어려움이 닥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가장 가난한 계층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1세기의 세상이나 21세기의 세상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한 데나리온에 밀 한 되요 한 데나리온에 보리 석 되로다. 또 감람유와 포도주는 해치 말라”(계 6:6). 노동자 하루 품삯으로는 겨우 밀 한 되나, 보리 석 되를 사서 겨우 식구들 입에 풀칠만 하는 각박한 상황이 된다고 해도, 부자들의 사치 용품인 감람유나 포도주는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감람유로 대표되는 고급 화장품이나 최고급 와인을 찾는 이들에게는 별 어려움이 없었던 것입니다.(본문 중)

정근두(울산교회 원로 목사)

 

성탄을 앞둔 지난 22일 아침, 인도네시아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하루 6,848명의 신규 확진자와 20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어제, OO교회를 담임하시던 이OO 선교사님이 확진 17일 만에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허OO 사모님 또한 감염되어 격리 치료 중에 있습니다. 오늘 두 번째로 성탄 나눔을 해야 하는데, 너무나 슬픈 나머지 자꾸 눈물만 흘러내리고 도대체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허OO 사모님의 쾌유를 위해서, 그리고 저희 가족을 비롯한 모든 선교사님들을 지켜주시고, 오늘도 안전과 건강과 좋은 날씨를 주시도록, 긴급히 기도 부탁을 드립니다.

이럴 때는 “기도하겠습니다”라는 약속보다는, 짧은 말로나마 바로 기도를 드리는 것이 더 낫다는 지혜를 요즈음 배웠습니다. “주님, 모두를 위로하시고, 슬퍼할 여유조차 없는 허OO 사모님을 치료하시고 회복시켜 주십시오. 치유의 은혜, 여호와 라파의 하나님께서 찾아가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선교 현장뿐 아니라 국내에도 코로나19 재앙의 파고가 높습니다. 확진자가 속출한다는 뉴스에 이어, ‘요즈음처럼 아예 시장에서 사람 구경을 할 수 없는 것은 처음이다’라는 넋두리가 나옵니다. 우리 교회는 최근에 대출을 받아서 주차 시설을 확장했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새로운 주차 시설이 거의 비어 있습니다. 평소에는 주말이 아닌 주중에도 대기 줄이 길고 붐비던 식당을 찾았는데,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져도 그나마 식당은 아직 열리고 있지만, 아예 테이크아웃만 허용되는 카페는 폭격을 맞고 이미 잿더미가 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소상공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 잘 나가던 병원조차도 환자가 없어 힘들다는 희귀한 소식도 들었습니다. 물론, 코로나 예방 지침을 잘 따라, 바깥에 나갈 때 마스크를 잘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30초 이상 비눗물로 손을 씻어 환자가 사라진 것이라면, 우리 사회의 위생 의식이 더 높아진 결과라고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웬만하면 병원에 가려고 하지 않는 것도 큰 이유라고 합니다. 그나마 성형외과는 코로나 특수를 반짝 누렸다지만, 반대로 소아과는 완전히 직격탄을 맞았다고 합니다.

이런 큰 어려움이 닥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가장 가난한 계층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1세기의 세상이나 21세기의 세상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한 데나리온에 밀 한 되요 한 데나리온에 보리 석 되로다. 또 감람유와 포도주는 해치 말라”(계 6:6). 노동자 하루 품삯으로는 겨우 밀 한 되나, 보리 석 되를 사서 겨우 식구들 입에 풀칠만 하는 각박한 상황이 된다고 해도, 부자들의 사치 용품인 감람유나 포도주는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감람유로 대표되는 고급 화장품이나 최고급 와인을 찾는 이들에게는 별 어려움이 없었던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외로움이라는 정서적 어려움까지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원플러스원 세일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이제는 가난과 외로움이 원플러스원으로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교회의 복지관은 기존의 정규적인 활동을 거의 다 중지하고, 가장 어려운 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바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오늘 몇 명이 참석했지?”하며 숫자에 초점을 맞추다가, 이제는 한 사람씩 살펴보게 된다니, 감사합니다. 빨리 달릴 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천천히 가면 눈에 들어오며,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법인데, 코로나바이러스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천천히 만나고, 자세히, 오래 보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복지사와 목사가 방문하면, 보자마자 너무 반가워서 울고, 목사님과 함께 기도를 드리면서는, 온 세상천지에 나 혼자가 아님을 느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신다고 합니다.

 

 

날마다 가공할 코로나 팬데믹 뉴스가 넘쳐나서 모두가 코로나 공포증에 걸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신기한, 이런 종말적 시대를 사는 성도들을 향해서 묻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해체될 것이니,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하겠습니까?”(벧후 3:11). 두려워 떨면서 세상 사람들처럼 백신과 치료제에 모든 희망을 걸고 살아야 할까요? 오히려, 신앙인으로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아직도 우리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온 세상을 운행하고 계실까요?” 네, 아직도 우리는 고백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십니다.” 우리 주님은 전능자의 우편, 능력과 영광의 자리에 통치자로서 앉으셔서, 온 세상, 지금 이 코로나 팬데믹의 세상조차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분이 살아계시기에 우리는 내일을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분이 살아계심을 믿으므로 두려움은 모두 사라집니다. 그분이 살아계시며 우리의 미래를 장악하고 계시기에, 이 삶은 살아낼 가치가 있습니다.

혼란의 시기일수록, 우리가 누구인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뉴스에 몰입하는 대신 성경을 묵상해야 합니다. 성경을 보면, 기근이든 전염병이든 전쟁이든 모두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였고 회개를 촉구하는 도구였습니다. 돌이켜 회개하면 회복시키십니다. 모든 문제 핵심은 항상 하나님과의 관계이며,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먼저, 어떤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얼굴을 간절히 찾고, 자신의 악함에서부터 돌이키면’ 그분의 때에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실 것입니다(대하 7:14; 전 3:11).

비록 우리가 보잘것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우리들 각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바른길을 매일 걸을 때, 하나님이 이 땅을 고쳐 주십니다(대하 7:14). 베드로 사도와 야고보 사도의 권면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봅니다. “여러분은 거룩한 행실과 경건함으로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며 간절히 사모하십시오”(벧후 3:11-12). “아버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순수하고 흠이 없는 그리스도인은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아 주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세속에 물들지 않고 주님 앞에 늘 진실하게 살아갑니다”(약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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