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무하는 지역은 크게 네 가지 업무를 두세 달마다 순환하여 배정합니다. 생활 폐기물,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수거 업무와 가로 청소(길 청소)입니다. 문전 수거가 원칙인 음식물 쓰레기 수거 업무 강도가 조금 높은 편이고, 나머지는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어느 동네로 수거 및 청소를 하러 가느냐인데, 아무래도 식당이나, 펜션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동(洞)은 쓰레기 배출량도 많아서 다른 곳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본문 중)

동명(가명)

 

저는 관광지로 유명한 한 지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30대 남성입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도 20여 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셨는데, 신기하게 저도 같은 업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하루는 이른 새벽에 시작합니다.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작업복으로 환복하며 출근 준비를 합니다. 5시까지 출근하면 바로 점호가 있기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코로나 이전엔 인원 점검 후 함께 체조를 하며 몸을 풀어 주었지만, 요즘엔 최대한 간략히 인원 점검과 공지 사항 전달만 하고 있습니다.

 

새벽 5시 10분쯤 되면 업무를 시작합니다. 주변에서 종종 환경 미화 업무는 꼭 이른 새벽에 시작해야 하는지 묻곤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을 피해야 하고, 또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전에 도시를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쓰레기차와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동네 이름을 밝히기 어렵습니다만, 쓰레기 수거차 진입 자체를 꺼리는 곳도 아직 존재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쓰레기 양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대도시 같은 경우는 야간에 작업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합니다.

 

8시가 되면 오전 작업을 마무리하고 아침을 먹습니다. 식당에서 환경미화원들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다행히 오래전부터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여럿 존재합니다. 몇 식당은 휴게 공간도 있어서 틈틈이 그곳에서 언 몸을 녹일 수도 있습니다. 오전 휴게 시간이 끝나고 9시 30분이 되면,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쓰레기 수거 업무를 맡은 날이면 차량에 쓰레기가 다 찰 때쯤 매립장이나 소각장에 비우고 와야 하므로 적당한 타이밍 조절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이동하며 일을 하다 12시에 점심시간을 가지고, 이후 15시 30분까지 오후 업무를 마친 후, 사무실로 복귀한 다음 오후 4시쯤 퇴근합니다. 새벽 5시부터 휴게 시간을 제외한 실제 근무 시간은 8시간 정도 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지역은 크게 네 가지 업무를 두세 달마다 순환하여 배정합니다. 생활 폐기물,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수거 업무와 가로 청소(길 청소)입니다. 문전 수거가 원칙인 음식물 쓰레기 수거 업무 강도가 조금 높은 편이고, 나머지는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어느 동네로 수거 및 청소를 하러 가느냐인데, 아무래도 식당이나, 펜션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동(洞)은 쓰레기 배출량도 많아서 다른 곳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국내 관광지로 여행을 오고 있어서, 우리 도시의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음식 배달도 증가하여 음식물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꽤 늘어났습니다.

 

요즘은 청년 세대의 환경미화원 취업 경쟁률도 높아진 만큼 이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사실과 다른 오해들을 가진 경우를 종종 봅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환경미화원=공무원’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세대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그나마 저는 공단 소속이라 월급은 공무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받지만, 연금이나 성과급 체계는 공무원과 다릅니다. 지자체에서 민간 업체에 위탁하여 고용한 경우에는 근무 상황이 더 열악한 경우도 많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근무 초창기엔 민간 기업 소속이었는데, 아무래도 지자체 직접 고용이 아니다 보니 사고 발생 시 산재 처리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고용주의 갑질도 많았고, 작업 환경도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렇듯 같은 업종이라도 고용 방식과 지역에 따라 근무 환경, 위험 정도, 대우 차이가 존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여전히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여전히 환경미화원에게 쓰레기를 던지기도 하고, ‘더럽다’라거나 본인 자녀에게 ‘공부 안 하면 저런 일 한다’라는 식의 발언을 대놓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도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데, 제 아이가 나중에 아빠가 환경미화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저런 말을 듣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환경미화원을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이런 발언에 크게 불쾌한 것이 사실입니다.

 

3D 업종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 개선과 더불어, 쓰레기를 배출하는 생활 습관 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잘 실천하고 있지만, 분리수거 방식도 지역마다, 심하게는 동(洞)에 따라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거주하는 지역의 분리수거 방법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근무하는 지역은 배추가 일반 쓰레기이지만, 소금에 절인 배추는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해야 합니다. 물론, 개인이 이런 것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전에 지자체가 분리수거 방식에 대한 홍보를 더 잘해야 할 것입니다. 또, 아주 세심한 분리수거 실천이 어렵더라도,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은 뒤 제대로 묶어주는 것, 박스가 바람에 날리지 않게 잘 펴고 묶어서 버리는 것, 유리병이나 칼, 꼬챙이 등을 배출할 때 신문지나 비닐로 잘 말아 담은 후 수거자가 미리 알 수 있게 메모를 붙여 주는 정도만 실천해 주어도 환경미화원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제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많은 곳은 하루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곳도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코로나 이후 생활 쓰레기 배출량 늘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코로나 전에도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결코 적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와 상관없이 환경과 우리들 자신을 위해 쓰레기 배출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함께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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