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가 보는 요즘 청년들의 마음 건강
(상담사들의 마음을 나누고 정리한 이야기)

김성경(청년상담센터 위드 공동소장)

 

위드 상담사의 눈으로 본 청년의 삶
청년이라는 이슈가 참 큰 사회상황일 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 교회와 신앙을 떠나는 현실 앞에 놓여있습니다. 상담을 통해 만나본 청년들은, 실제로 인생의 무게가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전에는 ‘청년’이라고 하면, 이것저것 꿈꾸고 시도해보며 실수도 하는 나이라고 여겼는데 이제는 사회적 상황과 분위기에 눌리기도 하고, 실수나 실패를 하면 안된다고 여기는 청년이 참 많았습니다. 실수하면 안된다는 느낌은 완벽주의로 불안과 조급함을 낳고 작은 일에도 예민(과민)해져 과한 감정적 소모를 일으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직장을 선택해도 미래가 보장된 삶이 아니라는 면에서 또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청년들을 만나게 되는 이유이지요.

그러나 또 한편 상담을 받겠다고 자원하고, 주변에 이야기하고 있고, 받은 이들이 주변 친구들에게 상담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담받는 것을 숨겨야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양지로 드러내고 있고 함께 성장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그 애씀은 전라, 경상, 이천 등등 각 지역에서도 상담신청으로 이어졌습니다. 코로나로 시작된 줌 세상이 먼 길을 연결시키기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 성장하려는 몸부림과 노력을 보며 청년에게서 희망을 보게 됩니다.

 

위드에서 만난 청년들의 가장 큰 호소문제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체성 혼란이 가장 많았고, 정체성은 결국 자존감과 관계문제로 두드러졌으며, 이것은 또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정체성과 자존감 및 관계문제는 그 요인으로 두드러진 것이 첫째는 뜻을 세우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발달단계에다,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더 혼란이 크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비교가 절로 되는 사회환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무엇을 입고, 어떤 멋진 음식을 먹고, 놀고, 취업하고 성취하고 인정받는지 SNS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니 자신과 비교하며 위축되는 경험을 하는 청년들이 꽤 많았습니다. ‘나만 이상한가, 나만 못하나, 나만 늦은 것이 아닌가’라며 불안해하고, 그러다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까지 나아가 긴장되고 초조해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근원을 파고 들어가 보면 가족관계 속에서 친밀감과 소통의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특히 상담으로 많이 연결되는 30대 청년의 경우 부모가 IMF 위기를 겪으며 가정에서 힘들었던 기억과 부모 갈등 및 이혼의 경험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갈등으로 인해 관계나 정서보다는 능력이나 일의 성취에 몰입하다보니 정서적 교류는 약해지는 불균형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가족 내의 친밀감과 소통의 부족은 사회 속 관계갈등 문제로까지 나아갑니다. 많은 경우, 관계에서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과하게 자기 주장을 해서 갈등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좋은 경험이 좋은 행동과 말로 나오는데 본 것이 없으니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지 알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엉뚱한 방향이다보니 결과는 오히려 좋지 못한 것입니다.

또 미래에 대한 불안은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열심히 해도 안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낳고, 시도하지 않거나 실패하면 무기력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게임, 성, 술 등의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자극의 추구는 결국 스스로에 대해 또 실망, 후회와 자책으로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불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는 여전히 과제였습니다.

 

청년들에게 상담이 꼭 필요한 이유
1) 변화가 쉬운 나이 : 청년들은 나이가 있는 분에 비해 감정과 고통에 대한 대처법이 굳지 않아서 변화가 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몇 번의 상담으로 생각이나 행동이 바뀌기도 합니다. 20대 후반의 한 청년의 경우, 거울을 보면서도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태어난 것이 싫어, 불안과 우울증, 자살 충동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처음으로 듣고 싶었던 격려의 말을 들게 되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존재처럼 취급받았는데 ‘잘 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을 흘렸고 두세 달 만에 잘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의 장점을 알게 되었고, 그에 맞게 성취의 경험을 하다 보니 화장을 안하고 민낯으로 외출도 할 수 있게 되고 스스로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몇 달 만에 바뀌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며 변화의 영역도 한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더 나이들기 전에 마음과 상처를 다루는 것이 누군가와 만남 혹은 결혼 및 자녀양육의 갈등을 예방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는 기회 : 자아정체감 혼란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이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입니다. 상담사의 눈을 통해, 또는 질문을 받으며 미처 몰랐던 자신을 새롭게 보게 됩니다. 30대 중반의 한 청년은 늘 남을 신경쓰며 살았던 모습조차도 나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지만 결국은 자기 보호가 되지는 못했음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나랑 비슷하구나’ 혹은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를 아는 것은 큰 전환의 기회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마음을 나누고 표현을 배우는 장 : 상담사의 전문적 질문을 받으며 안전하게, 평가받지 않고 본인의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되고 감정이 해소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청년들이 참 많았는데 자신감이 없기도 했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담사에게 표현하면서 연습을 하게 되고 가족과 혹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용기와 방법을 배우게도 됩니다.

4) 수용받는 관계 경험 : 수용을 받아본 사람이 자기를 수용하고 남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상처와 상처가 만나다 보니 가족관계나 이성관계에서도 수용되는 경험을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갈등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정체성 혼란 및 낮은 자존감과 함께 우울, 불안, 공황장애, 자살 충동 등의 여러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상담사로부터 받는 관계 경험이 삶을 조금씩 바꾸게 되는 것을 봅니다. 한 청년은 늘 싸가지 없고 못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럼 그 말대로 행동해야지’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낙인 효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상담을 통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인정받으며 자신도 착한 면이 있는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고 착한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수용의 경험은 하나님이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심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위드의 상담자들은 나이가 좀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청년세대를 어떻게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담감으로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세대차가 느껴졌냐고 묻는다면, 마음으로 들어가니 세대차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 답입니다. 결국 사람은 어떤 나이와 세대이건 사랑과 공감으로 연결이 가능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겉으로 봐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깊게 들어가 보면, 관계를 잘하고 싶어하는 고민은 모든 인간이 비슷하게 갖고 있습니다. 표현이 다르고 방법이 다른 것일 뿐입니다.

상담을 통한 변화는 오직 하나님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기도 외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담사들 모두가 상담을 할 때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품고 기도합니다. 저희를 변화의 통로로 삼아주시고 청년세대의 여러 문제들이 심각해지는 시대에 청년을 품는 상담사로 하나님의 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또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심는 농부의 역할을 할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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