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원자폭탄 기폭제 대신 레이저를 사용하여 수소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 폭탄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번에 핵융합 발전에 성공했다는 뉴스는 이 수소 폭탄 개발 과정에서 나온 결과이다. 대량 살상 무기 기술을 인류를 위한 평화적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이 시도가 어떻게 될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본문 중)

성영은(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인간은 현대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 생명, 시간과 공간, 우주 등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영역들에서 말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태양의 에너지 생산 방식인 핵융합을 재현하여 에너지를 생산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1) 인간이 태양을 만드는 기술이라 이를 ‘인공태양’이라 부른다. 우리나라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을 중심으로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핵심 기술 중 하나인 1억 도의 높은 온도를 생성 유지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2)

 

태양은 우리가 사는 지구의 모든 에너지와 빛의 원천이다. 생명 활동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은 지구와 달리 수소와 같은 기체로 이루어져 있는 별이다. 태양 내부의 엄청난 온도와 기압(1,570만 도와 2,600억 기압)에 의해 수소가 플라즈마라 불리는 원자핵과 전자로 쪼개진 상태가 되고, 이 수소 원자핵 4개가 융합하여(합쳐져) 질량이 수소의 4배인 헬륨을 만든다. 그런데 이때 만들어진 헬륨의 질량은 정확히는 수소 4개의 질량보다 0.7% 정도 작은데, 이 줄어든 0.7%의 질량(m)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인 E = mc2 식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E)를 만든다. 이 식에서 c는 300,000,000 m/s의 빛의 속도인데, 이 큰 값이 0.7%의 작은 질량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물질이 에너지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 반응을 핵융합이라 부른다. 태양은 매초 7억 톤의 수소가 핵융합으로 헬륨을 만들면서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엄청난 빛과 열이 지닌 이 에너지로 인해 멀리 떨어진 우리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다. 현재 태양은 수소 74%와 헬륨 25%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25%의 헬륨이 만들어지기까지 지금 시간으로 45억 년이 걸린 것으로 계산되기에 태양이 45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남은 수소가 소모되는 시간이 앞으로 80억 년쯤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핵반응에는 크게 핵분열과 핵융합 두 종류가 있다. 핵분열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원자핵이 깨지면서 에너지를 내는 반응이다. 원자폭탄이나 원자력 발전소가 이 반응을 사용하고 있다. 핵분열의 가장 큰 문제는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이다. 반면 핵융합 반응은 수소를 융합시켜 안전한 헬륨을 만드는 반응이라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이 없다. 가장 가벼운 수소를 사용하기에 무게 당 에너지 생산도 핵분열보다 높다. 다만 지구상에서 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1억 도의 온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높은 온도가 되어야 수소들이 서로 융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1억 도의 온도를 견디는 물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1억 도의 온도를 가지는 플라즈마 수소를 벽에 닿지 않게 진공 속에 띄워 두거나, 고열의 레이저를 쏘아 바로 융합을 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핵융합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국제 공동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태양의 핵융합은 이미 인간이 재현하여 사용하고 있다. 수소 폭탄이 그것이다. 핵융합을 이용하면 핵분열보다 가볍고 더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폭탄을 만들 수 있는데,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수소폭탄이다. 현재 핵폭탄의 거의 대부분이 이 수소 폭탄이다. 수소 폭탄은 기존의 원자폭탄을 기폭제로 사용하여 수소 핵융합을 위한 높은 온도와 압력을 얻어 폭발하게 한다. 그러니 수소 폭탄 속에는 원자폭탄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원자폭탄이 기폭제로 사용되기에 수소폭탄 역시 많은 방사성 낙진을 발생시켜 오랜 시간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그래서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폭탄 기폭제 대신 레이저를 사용하여 수소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 폭탄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번에 핵융합 발전에 성공했다는 뉴스는 이 수소 폭탄 개발 과정에서 나온 결과이다. 대량 살상 무기 기술을 인류를 위한 평화적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이 시도가 어떻게 될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핵융합 발전은 같은 양일 경우 기존의 원자력 발전보다 7배 이상 전기를 생산하고, 방사성 폐기물도 거의 없고, 온실가스나 공해 물질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태양을 만든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인공태양 기술을 보면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어떤 시대를 살아가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 과학기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의 상식이 조금만 지나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구식이 되어버리는 것이 현대 과학기술 시대다. 시대를 이해하고 신앙으로 비판하는 건전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신앙으로 시대를 이길 수 있다. 이 영역도 다 하나님이 만드셨고 주님의 통치가 매 순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 정원식, “꿈의 에너지핵융합 점화 첫 성공인공태양실현되나”, <경향신문>, 2022. 12. 14.

2) 유지한, “인공 태양, 1억도 30초간 유지세계 핵융합 연구 선도”, <조선일보>,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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