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국기윤실수련회 후기] 

“세상의 길 위에서 복음으로 응답하다”

 

글_홍천행 간사

 

2019년 인천기윤실의 주관으로 전국기윤실수련회를 진행한 이후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수련회가 취소되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간소하게 모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만나서 수련회를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4년 만에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전국기윤실수련회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수련회는 8개 지역기윤실에서 36명이 참가해 주셨습니다. 전국기윤실수련회의 전통 중 하나는 지역기윤실이 돌아가면서 수련회를 주관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관하는 지역기윤실의 내밀한 사정을 더욱 깊이 아는 계기가 되기도, 지역의 의미 있는 기독교 유적지와 자연경관을 누릴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 2023년 전국기윤실수련회는 전남기윤실의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째날 오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 집결하여 오랜만에 만난 지역기윤실 식구들과 반갑게 인사한 뒤 ‘손양원목사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기윤실이 추구하는 중요한 정체성인 개인-사회 윤리운동의 모본이라 할 수 있었기에 기념관은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애양원교회’에서 애양원의 역사를 듣고 ‘손양원목사기념관’에서 전남기윤실의 신외식 이단대책본부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손양원 목사님 개인적 윤리운동과 사회적 윤리운동 두 가지 측면 모두를 볼 수 있었고, 그 두 측면은 서로 연결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여수 애양원에서 한센병 환우들을 돌보는 삶, 여순 사건에서 두 아들을 잃었음에도 그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하는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사회적 측면에서는 천황숭배와 신사참배를 반대하시고 북한군에게 기독교 목사라는 이유로 총살당해 순교하셨습니다. 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하는 삶은 개인적 윤리실천이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김구 선생님은 이 용서가 개인적 윤리실천이 이념 갈등을 이긴 사례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일레븐브릿지’를 드라이브하며 주님이 주신 자연경관을 둘러보았습니다. 고흥과 여수를 이어주는 11개의 다리를 ‘일레븐브릿지’라고 하는데 4개를 제외한 7개 대교가 완공된 상태입니다. 비가 내리고 있어 버스에서 내려서 자연을 누릴 순 없었지만, 완공된 다리들을 건너며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에 감탄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신외식 이단대책본부장님과 이승필 문화예술본부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전남기윤실 식구들의 여수사랑을 느꼈습니다.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로 돌아온 뒤 개회예배를 드렸습니다. 전남기윤실 공동대표인 임지형 목사님은 “기독교윤리의 시작점”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임지형 목사님은 설교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라는 단체이름을 분설해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라는 단어 각각의 의미를 돌아보고 우리 단체의 방점은 실천에 있음을 역설하셨습니다. 그 실천은 구체적으로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는 것,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는 것,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는 것,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는 것이라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말씀을 따름으로 이룰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백종국 이사장님의 진행하에 각 지역기윤실이 새롭게 선출된 공동대표 및 실무자 소개와 함께 각 지역기윤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처음 수련회를 하는 터라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더 깊은 소개와 나눔을 가졌습니다.

 

기존 전국기윤실수련회에서는 지역의 관광과 회원 간 교제를 중심으로 수련회를 기획했지만, 이번에는 한국 사회의 중요한 주제인 ‘갈등’과 ‘청년’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각각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첫날에는 김상덕 서울기윤실 상집위원님이 “미디어에 드러난 한국 사회 갈등 현상과 기독교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하셨습니다. 위원님은 “미디어는 공공성이라는 책무가 강조되고, 넓은 의미에서 교회 또한 미디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교회는 기독교라는 주체성을 강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공공성이 약화된 면이 있고, 따라서 한국교회라는 미디어가 한국 사회에서 불신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기윤실이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강화하도록 돕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하기를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둘째 날 오전에는 신하영 서울기윤실 상집위원님이 “지역 청년의 고민과 사회적 지지 모색”이라는 주제로 강의하셨습니다. 강의를 우리가 막연하게 뭉뚱그려서 생각했던 ‘청년’이라는 집단이 사실 굉장히 다양한 특성으로 분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역 청년의 고민도 수도권으로 이주한/지역에 남은 청년, 진학/비진학 청년, 결혼/비혼 청년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각각의 청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과 지지가 중요하다는 것 또한 깨달았습니다. 기업의 복리후생도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이 있듯 말이죠.

강의를 토대로 전국 기윤실 회원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이 펼쳐져야 했지만, 1박 2일이라는 시간적 한계로 인해 깊은 얘기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아쉬운 마음이 모여 오는 10월에는 전국실무자모임을 통해 수련회 때 나누었던 강의 주제에 대한 못다한 토론은 물론 지역기윤실 운동의 방향을 서로 점검하고 지지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협력방안’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서울기윤실의 윤동혁 간사님이 자발적불편운동, 청년상담센터 위드WITH, 청년희망재무상담소 윙즈WINGS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서울기윤실에서 진행하는 운동 중 지역기윤실 및 지역교회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가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1박 2일간 전국 기윤실 수련회는 전국 각 지역에서 세상의 길 위를 걷는 기윤실 회원들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복음으로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경관을 통해, 서로 간의 교제를 통해, 한국사회의 갈등문제와 청년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강의를 통해 하나님나라를 살아낼 힘을 얻고, 또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 우리는 기윤실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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