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연간 약 300TWh(테라와트시, 킬로와트시의 10억 배)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이는 전 세계 전력의 1~1.3% 정도 된다. 우리나라 총 전력 생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는 80억 인구의 두뇌 활동에 필요한 총 에너지(약 3.2GWh)의 10만 배에 해당한다. 데이터 센터가 인간 두뇌 활동의 10만 배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셈이다. (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삶의 흔적을 별로 남기지 않고 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나 활동의 흔적을 노트, 일기, 편지, 사진 정도로만 남겼다. 책이나 문서로 남긴 사람은 소수였다. 그런데 지금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람들의 삶이나 활동이 고스란히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되어 남는다. 문자나 이메일, 사진, 영상, 통화뿐 아니라 인터넷이나 SNS를 본 기록까지 모두 데이터로 저장된다. 직장에서의 업무도 다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된다. 교회의 집회나 목회자의 설교도 다 그렇게 저장된다. 이로 인해 지난 2년간 새로 만들어져 저장된 정보가 데이터양으로 환산할 때 인류 전체 역사 기간에 축적된 데이터 양의 90%를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 기독교의 경우도 비슷할 것이다. 정보의 가치는 제쳐두고 저장된 양으로만 따질 때 지난 2년간의 예배나 설교 영상 등 기독교 활동이 기독교 전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이렇게 저장된 정보의 이용은 어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휴대전화로 사용한 데이터는 월 15.8GB(기가바이트)였다고 한다. 이는 전 국민이 하루 1인당 고화질 영상을 30분씩 시청했다는 말이다. 2019년 대비 4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데이터를 가장 많이 사용한 영역은 카카오톡 이용과 유튜브 시청이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억대의 휴대전화가 사용되고 있어 다른 나라의 경우도 우리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만들어지고 또 사용되는 정보는 다 어디에 저장되어 있을까? 데이터 센터다. 현재 우리나라의 150여 개를 포함해서 전 세계 8,000여 개의 데이터 센터가 24시간 쉬지 않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또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어디에서든 정보를 저장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이유이다. 전 세계 어느 데이터 센터든 이렇게 24시간 실시간으로 접근이 가능하기에 우리가 국경이 없는 디지털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데이터 센터는 향후 인류의 가장 중요한 시설이 될 것이다. 그래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설이기도 하다. 빅데이터, 챗GPT, 로봇, 자율주행차 등 인간의 모든 활동이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인류의 두뇌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6~7년 뒤인 2030년에는 데이터 총량이 지금보다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2030년에 이르면 우리는 지금보다 4배나 더 많은 정보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이다. 산술적으로 2020년 이전까지 인류가 쌓아 둔 지식을 포함한 정보는 2% 이하에 불과하게 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98%가 되는 것이다. 일생 매일 새로운 것만 접하다 죽어도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는 셈이다.

 

디지털 센터의 증가를 볼 때 하나 생각할 점은 이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도 두뇌 활동에 에너지의 20% 정도를 사용한다. 우리는 하루 필요한 1,500~2,000칼로리의 에너지를 음식으로 섭취하는데, 이를 전력 단위로 환산하면 약 2KWh이다. 이 중 20%가 뇌의 활동에 사용된다. 데이터 센터도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연간 약 300TWh(테라와트시, 킬로와트시의 10억 배)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이는 전 세계 전력의 1~1.3% 정도 된다. 우리나라 총 전력 생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는 80억 인구의 두뇌 활동에 필요한 총 에너지(약 3.2GWh)의 10만 배에 해당한다. 데이터 센터가 인간 두뇌 활동의 10만 배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셈이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의 반 이상은 24시간 가동하는 장치를 식히는 냉각에 사용된다. 우리가 두뇌 활동을 한 다음에는 머리를 식혀줘야 하는 이치와 유사하다. 2030년 데이터양이 4배로 증가할 것이기에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전력도 전체 전력 사용의 4%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 매년 폭증하는 데이터양 때문에 데이터 센터 전력량은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원이 엄청나게 필요하다는 말이고, 청정 에너지원을 쓰지 않는다면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메일 한 통 보관하는 데 하루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4g을 배출한다는 계산도 있다. 에너지 차원에서 보면 디지털 시대로 가면 갈수록 환경적으로 더 청정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말은 틀렸다. 그런 점에서 구글 등 글로벌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으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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