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윤실 청년위원 백종원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영상의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기윤실 천행 간사님께서 저에게 촬영 소감과 독자들이 이 영상을 어떻게 보았으면 좋겠는지를 설명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이번 영상 제목을 간사님들께서 이렇게 정하셨습니다. 기독청년의 넘실넘실』 : 선을 넘을 듯 말듯 넘실거리는 청년들의 신앙과 삶을 이야기하는 토크쇼. 와우! 정말 기윤실다운 긴 제목입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처음 제작을 기획한 장면부터 살펴보시죠.

떠난 놈, 남은 놈, 이상한 놈

  ‘기윤실에서 청년들이 모여서 영상을 찍자. 그런데 어떤 주제로 영상을 찍으면 좋을까?’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 교회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교회에 떠나는 사람들이, 교회를 이미 떠난 사람들은 교회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이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주제로 영상을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 왜 청년들은 교회에 가기 싫을까?
  • 교회에 남아있는 청년들은 왜 남아있는가?

촬영 현장 모습. 맨 왼쪽 파란색 옷이 접니다.

하지만 저는 이 두 가지 주제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요즘 핫한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에서 유재석의 표현으로는 ‘떠들어 제끼는 것’입니다. 영상의 주제에서 세 번째가 추가 되었습니다.

  • 언제 빨리 모여서 떠들어 제낄 것인가?

떠난 놈, 남은 놈, 이상한 놈

그중에 저는 떠들어 제끼고 싶은 이상한 놈을 맡아서 기윤실의 유튜브 영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후후후

일찍 일어난 새가 오래 떠든다

이상한 놈의 가장 큰 관심사는 ‘떠드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떠들 자리’가 좋아야 하고요. 같이 떠드는 사람들 정보도 알아보고, 친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떠드는 곳에 가서 기도도 해줘야 하는 것이거든요. 약속 시간보다 근처에 한 4시간 일찍 갔습니다.

역에 내려 바로 영상을 찍을 장소인 기윤실로 향할까 하다가 퇴근하고 열심히 떠들러 오실 참가자 분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은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백 만년 만에 기독교 백화점을 찾아 선물을 샀습니다. 「세무사무소 – 경매 – 갤러리 – 기독교 백화점 – 여행사 – 벌침연구회」 기독교 백화점은 다채로운 간판 구성이 마음이 쏙 드는 건물에 있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돌았던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독교 백화점을 일곱 바퀴를 돌았습니다. 다행히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무엇을 드릴까 하다가 매우 한국 기독교적인 굿즈를 찾았습니다. 24K 고급 금장으로 만든 캘리그라피 말씀 책갈피입니다. 금장 책갈피를 성경에 꽂으면 성경이 더 잘 읽히는 것일까요? 저는 모릅니다만, 선물을 받으면 기분은 좋을 것 같았습니다. 너로 정했다! 포켓몬… 아니 ‘포켓 십자가’를 획득했습니다.

영상 촬영은 핑계고…

  내가 왜 아직도 기윤실에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는 알고 있습니다. 기윤실에 모인 사람들이 교회와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이 참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힘든 퇴근 후에 신설동역 기윤실까지 영상을 찍으러 올 수 있을까요?

트리플 역세권 신설동역에 있는 기윤실. 분명 교통이 편해졌는데 멀다.

  또 하나는 만나보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딴짓 안 하고 정말 착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삽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그래서 오늘 주제보다도 함께 오신 분들의 인생 이야기였습니다. 저 사람은 인생을 어떻게 사나 궁금한 거죠.

  어떻게 보면 오늘 주제, 「왜 청년들은 교회에 가기 싫을까?」 「교회에 남아있는 청년들은 왜 남아있는가?」도 이분들의 인생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윤실에 일찍 가서 제가 한 일은 오늘 오시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듣는 것이었습니다. 영상 촬영 3시간 전, 홍천행 간사님을 만나서 한참을 이야기했습니다.

촬영 중인 홍천행 간사님의 모습

 

  앉아서 이야기하다가 카페도 가고 심부름도 가고 산책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오시는 분들에 대해서, 오늘 촬영하는 분 중에 한 분이 홍천행 간사님의 삶에 대해서요. 저는 참 그 시간이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촬영하실 분들이 도착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뒤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촬영 현장 스케치. 자은님 말씀에 모두가 경청하는 모습

그래서 어떻게 떠들었냐고?

  하… 정말 맘껏 떠들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오디오가 빌 틈이 없었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왔습니다.

  누가 떠들었냐면요.

떠든 사람

  • 윤진영 : 교회 목사님. 목회 노동자, 교회 잘 다님
  • 백종원 : 태어나 보니 기독교, 4대째 기독교인, 진행자
  • 김자은 : 기독교 교육 전공, 교회 안 나감
  • 홍천행 : 기윤실 간사, 교회 잘 다님

  이렇게 4명이 떠들었습니다.

  본 영상은 다음주 월요일에 릴리즈 될 예정인데요. 먼저 티저영상을 쇼츠로 두 개 맛보여 드리겠습니다.



떠든 사람끼리 찰칵!

마음껏 떠들어 제낄 수 있는 교회를 기도하며

  왜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은 결혼식 잔칫집일까요? 여러 뛰어난 신학자들과 목사님들의 이야기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 기적은 ‘그리스도를 믿는 공동체는 예수님 안에서 즐겁게 떠들어 제낄 수 있는 곳’임을 표현한 것은 아니었을까?’

14세기의 조토 디 본도네의 작품: Marriage at Cana

  작년 연말, 앞서 말씀드린 ‘핑계고’라는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연말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그 시상식에는 핑계고에 출연했던 모든 출연자(계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계원과 계주(유재석)가 함께 잔치 같은 시상식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핑계고 시상식에서는 유재석이 그런 말을 합니다. “시상식 같은 기쁜 자리가 잔칫집 같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엄숙한 다른 시상식과 다르게 핑계고에서는 시상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목소리를 내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면서 시상식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날 그곳에 온 사람들은 진심으로 즐거워했습니다. 조그마한 골방에서 그들만의 즐거운 잔치를 열었던 것입니다.

  골방 시상식에서 벌어지는 따뜻하고 즐거운 잔치라니… 이색적인 풍경 때문일까요? 핑계고 시상식은 업로드 하루 만에 230만 조회수를 넘었습니다.

  연말에 교회를 떠난 청년들은 유튜브에서 핑계고를 보고 있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청년 공동체 회복의 실마리가 바로 여기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번에 기윤실에서 저희가 준비한 영상 내용이 마음에 드실 수도, 마음에 들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 영상으로 질문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입니다.

 

  “교회는 청년들이 마음껏 떠들 수 있는 공동체일까요?”

 

예수님이 모두가 즐겁게 떠드는 결혼식 잔칫집에서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을 행하셨던 것처럼, 한국 교회가 예수님 안에서 모두가 함께 즐겁게 떠들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독청년의 넘실넘실』본편은 기윤실 유튜브 채널에서 3월 25일(월) 오후 4시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기윤실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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