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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선택의 원칙과 별도로 보험료의 구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는 순 보험료와 부가 보험료로 구성되어 있다. 순 보험료는 보장성 보험료와 저축 보험료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장성 보험료는 소멸하는 부분이고, 저축 보험료는 금리를 정하여 이자를 주는 부분이다. 100% 환급이라는 보험회사 마케팅에 속지 말아야 한다. (본문 중)
최봉석(WINGS 재무상담사)
우리의 삶은 뜻밖의 사건들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과정을 겪는다. 사고, 질병, 자연재해와 같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 우리나 가족의 삶을 갑작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데 보험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보험을 선택할 때 우리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보험회사의 광고에 속아 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보험이 가장 좋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주 묻는다.
“좋은 보험은 무엇인가요?”
나의 답은 항상 이렇다.
“여러분이 보험금을 받아본 보험이 가장 좋은 보험입니다.”
보험은 대체로 유용한 것이며, 모든 보험은 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지갑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위험을 보장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최선은 개인의 금융 상태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며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일부 유럽 국가보다는 못해도 건강 보험 제도가 잘 구축된 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담금을 증가시키고 산정특례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의료비 부담을 경감했다. 또한, 저소득층을 위해 본인부담금 상환제도를 제공하여 많은 국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영 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이유는 비급여 의료비 부담을 덜고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갑작스러운 사고나 발병에 대비하여 가족의 재정적 안정을 지키려는 동기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건강보험 제도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민영 보험이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민영 보험을 선택할 때는 다음 여섯 가지 원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모든 위험을 보장해 주는 보험은 없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위험을 보장해 주는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보험 가입 순서를 고려하라. 주 소득자가 먼저 가입하고, 이후에 부 소득자가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보장의 영역을 명확히 이해하라. 보험은 보장 범위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담보(보험이 보장하는 위험이나 사건)를 잘 선택해야 한다.
넷째, 보장의 크기를 적절히 결정하라. 가장 필요한 부분에 가장 큰 금액의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하고, 그 외에는 적정한 수준의 보장만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섯째, 보장의 기간을 고려하라. 가능한 한 긴 기간으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도중에 아프거나 보험금을 수령한 기록이 있으면 앞으로 보험 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적정한 보험료를 지불하라. 2024년도 우리나라의 총예산은 656조인데 국방 예산은 약 60조에 달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약을 위한 대비 비용으로 약 10%의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만약을 위해 대비해야 하는 비용은 6-10%가 적당하다. 여기서 요점은 보험을 비용으로 보는 관점이다.
보험 선택의 원칙과 별도로 보험료의 구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는 순 보험료와 부가 보험료로 구성되어 있다. 순 보험료는 보장성 보험료와 저축 보험료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장성 보험료는 소멸하는 부분이고, 저축 보험료는 금리를 정하여 이자를 주는 부분이다. 100% 환급이라는 보험회사 마케팅에 속지 말아야 한다. 저축 보험료 부분에 대해 이자를 준다 하더라도 80세, 100세에 타는 만기 환급금이 얼마나 가치가 있겠는가!
따라서 보험은 순수 보장형으로 가입하고, 건강한 상태라면 현시점에서 가장 좋은 보험으로 환승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다. 비용이라는 관점을 가지면 보험 선택에 좀 더 유연할 수 있다.
보험을 가입할 때 위와 같은 원칙으로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사람은 늘 합리적이지는 않다. 빚으로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을 상담하면서 보험을 과도하게 가입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죽음을 원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분들은 보험의 보장 내용이 미흡하더라도 그것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본인이 아플 때, 혹은 죽을 때 존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 같다.
나는 사람이 아플 때나 죽을 때 그 사람의 존엄을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지켜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민영 보험 확대보다는 건강보험제도의 확대가 있기를 기원한다. 끝내주는 보험 해결사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안전한, 사회적 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나라가 되길 기도한다.
1)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제도란 진료비 본인 부담이 높은 암 등 중증질환자, 희귀질환자, 중증난치질환자 등에 대해 본인 부담률을 경감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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