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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전년도에 1천 명 이상 증가했는데, 올해는 거기서 또 올라가고 있다.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서 7월 말을 기준으로 520명가량 늘어났다. 이러한 상태라면 올해는 급격하게 증가한 전년도에 비해서 또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본문 중)

 

조성돈1)

 

지난 한 해 자살 사망자가 1천 명 이상 늘었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한 해 자살자 수) 역시 25.1명에서 27.3명으로 8.5%가 증가했다. 2024년 10월 4일 통계청에서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2023년 대한민국은 다시 자살이라는 죽음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 2011년 15,906명이었던 자살 사망자 수는 2022년 12,906명까지 떨어졌다. 약 10년 사이에 한 해 자살사망자 수가 정확하게 3천 명이 줄어든 것이다. 정말 그 10년 동안 정부와 민간의 수많은 노력이 더해졌고, 국민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자살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너무나도 허망하게 1년 사이에 1천 명이 더 늘어났다. 자살자가 늘어나고 있으리라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적인 결과를 마주하게 되니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자살이 증가했다. 그런데 50대와 60대의 자살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 60대는 전년 대비 13.6% 증가했고, 50대는 12.1% 증가했다. 그리고 남자들의 자살률 역시 27.3명으로 심각했다. 남성을 연령별로 보면 30대에 33.7명, 40대에 43명, 50대에 47.5명, 60대에 46.6명, 70대에 63.9명, 80대 이상에서는 무려 115.8명이나 된다. 즉, 남성들의 경우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살률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이러한 중년 이상 남성들의 높은 자살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망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암으로 월등히 많고, 2위가 심장 질환, 3위가 폐렴, 4위가 뇌혈관 질환이다. 그리고 5위에 자살이 있다. 그리고 이후에 알츠하이머병이나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 패혈증, 코로나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 사회는 확실히 비정상적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이 사망 원인 5위에 올라 있다.

 

 

통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놀라운 것이 보인다. 연령대별로 사망 원인 순위를 나눈 표가 있다. 이에 따르면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상당히 놀라운 일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디테일에 있다. 20대 사망자 중에 자살로 인해서 죽은 사람이 비율이 52.7%이다. 즉 20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자살로 인해서 죽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10대에서는 46.1%, 그리고 30대에서는 40.2%에 달한다. 모두 40% 이상이다. 이는 정말 절망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사망자가 늘어나는 40대와 50대에서도 자살은 사망 원인 2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해 죽은 사람의 비율은 40대에서 23.4%, 그리고 50대에서는 11.1%에 달한다. 즉, 40대의 장례식이 있다면 5건 중 하나 이상이 자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50대의 장례식 중에도 10건 중 하나 이상이 자살이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대한민국에서 자살은 전 연령대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현실이 상당히 극단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충격은 멈추지 않는다. 올해 들어서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전년도에 1천 명 이상 증가했는데, 올해는 거기서 또 올라가고 있다.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서 7월 말을 기준으로 520명가량 늘어났다. 이러한 상태라면 올해는 급격하게 증가한 전년도에 비해서 또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렇게 올해 자살자가 증가한 것은 1월부터 3월까지의 급증에 영향을 받았다. 이 기간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530명가량이 늘었다. 특히 1월에 전년 대비 350명가량이 늘었다. 1월에 이렇게 늘어난 것은, 2023년 말에 있었던 배우 이선균 씨 자살의 영향으로 보아야 한다. 즉, 소위 베르테르 효과이다. 한 사람의 죽음이 350명 정도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공인들은 자신의 죽음이 단지 자신으로 끝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의 특성상 정치인들 역시 죽음 앞에 진지해야 한다. 공인의 자살은 한 생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즉 자신의 자살이 많은 사람을 죽이는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첫해를 지나고 자살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때 마음속에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사회적 위기가 닥치면 자살은 늘어나게 되어 있다. 1998년 IMF를 지나면서 한국의 자살률은 10명에서 18.4명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데 오히려 자살이 줄었다. 이는 정말 줄어든 것이 아니라 ‘유보된 자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위기가 장기화 되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위축되어 자살의 유혹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가 지나고 나면 어찌 될지 알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제 그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코로나가 지났다고 안심했는데, 이제는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자살 예방 운동을 하는 우리에게는 정말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 뭔가 마지막에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도저히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다. 경제적으로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하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줄을 잇고 있다. 거기에 사회는 분열되어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통합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삶이 무너졌는데 남은 생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희망을 가지는 것이 의미 없어 보이는 이때, 생명의 보루인 교회가 생명 가치를 들고 일어나야 한다. 그게 생명이신 하나님의 백성이 할 일이다. 정말 우리 사회와 교회가 마음을 모아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1) 기독교 자살예방 센터 라이프호프 대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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