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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자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1,919명의 사망자(군경 전사자 919명)와 13,572명의 부상자를 기록했다. 가자 보건국의 발표(2월 3일)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는 61,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4,0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보호받지 못한 채 죽음과 공포를 마주해야 했던 이들과 그 가족들. 이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으며, 이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누가 승자인가? (본문 중)

 

김동문(목사, 중동연구가)

 

글이 발행되어야 하는 지금, 뉴스에 이런 내용이 올라왔다.

 

현지 시간 18일 새벽 2시가 넘어 이스라엘 공습이 시작됐다. 가자 지구 보건부는 현재까지 4백 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휴전과 종전,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양측은 당초 42일간의 1단계 휴전 기간 동안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와 남은 인질 전원 석방을 골자로 하는 2단계 휴전을 협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2단계로의 전환 대신 1단계를 42일 연장하자고 주장했고, 하마스가 이를 거부하자 이스라엘은 일방적으로 식수를 제외한 가자 지구에 대한 모든 인도적 지원을 차단했다.

 

이스라엘의 연장안은 매주 인질 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휴전 2단계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을 포함한 나머지 생존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구금자를 추가로 석방하며 가자 지구에서 완전히 철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내각의 가자 지구 군사 작전 목표는 하마스의 궤멸과 인질 귀환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인질 귀환이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하마스 세력에 의해 251명(또는 255명)이 납치되었다. 이후 일부는 맞교환 방식으로 풀려났거나 이스라엘군의 작전으로 구출되었다. 현재 인질 59명이 가자지구에 남아 있으며, 이 중 32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19일 1차 휴전 협정으로 가자에서의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던 때였다. 당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42일간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하마스는 9차례에 걸쳐 주검 8구를 포함해 이스라엘 인질 33명(태국인 5명 포함)을 석방했다. 가자 지구에 억류 중이던 여성, 어린이, 노약자, 부상자 등이 포함되었다. 이에 맞춰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1,900명을 풀어주었다. 인질 1명당 50명의 팔레스타인 구금자를 맞교환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인구 밀집 지역과 지중해에서 반대편 이스라엘 국경까지 가자 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약 6㎞ 길이의 ‘넷자림 회랑’에서 철군했다. 또한 이달 9일까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의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군하기로 했으나, 지난달 27일 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인도적 지원도 재개되어 매일 트럭 600대 분량이 가자 지구로 들어갔다. 가자 지구 주민들은 북부 거주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곳에는 폐허만이 남아 있었다. 전체 구조물의 약 70%가 파괴되었고, 도로망의 68-92%가 손상되었다. 가자 지구 내 의료 시설의 50-84%가 문을 닫았으며, 경작지의 60% 이상이 파괴되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이며, 평화인가?

 

이스라엘은 이 전쟁과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집단 학살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에 대한 심리가 지난해 1월 11일 시작되었다. 또한 지난해 11월 21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그리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카삼 사령관 무함마드 디아브 알-마스리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가자 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1,919명의 사망자(군경 전사자 919명)와 13,572명의 부상자를 기록했다. 가자 보건국의 발표(2월 3일)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는 61,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4,0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보호받지 못한 채 죽음과 공포를 마주해야 했던 이들과 그 가족들. 이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으며, 이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누가 승자인가?

 

지난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 명을 인근 국가로 이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이 가자 지구를 장악해 중동의 휴양지로 재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중동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가자 지구 재건과 관련해 이집트의 개입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집트가 최대 15년 동안 가자 지구를 관리하고 그 대가로 국제 사회가 1,550억 달러의 대외 부채를 탕감하는 안도 이스라엘의 야당 지도자 라피트의 입을 통해 제안된 바 있다. 과거 1949년부터 1967년까지 이집트는 가자 지구를 점령하여 통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 과정에서 정작 가자 지구 주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된 채, 강대국들이 가자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다. 과연 이 재건 계획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오늘날의 상황은 마치 라멕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듯하다.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 (창세기 4:23-24)

 

혹여 한국 기독교인의 목소리가 이 떼창 속에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제와 혐오, 전쟁을 지지하는 목소리 대신, 화해와 정의, 평화를 위한 기독교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김동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2024. 7. 3

김동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갈등이 지속되는 역사적인 이유?”,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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