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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목회자는 정서적 위로와 안정을 제공하는 소셜 로봇에 의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교와 이웃 사랑에 기초한 고유의 위로 사역을 통해 성도가 하나님의 사랑을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설교를 준비할 때 AI가 아닌 하나님께 의존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 이 기술을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문 중)
AI 시대의 목회와 이웃 사랑1)
김성수(명지대학교 교목)
2019년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한 이후 대한민국 정부는 AI 기술 발전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자하고, 제도적 지원에 힘썼다. 그 개발과 적용이 가속화되면서 AI는 우리 일상에 깊이 뿌리내렸다. AI가 활용된 스마트폰, 태블릿 PC, 가전제품 등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것이 자율주행 택시와 자율주행 버스 등의 형태로 구현된 것을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기도 하다. 과학 기술은 인간 삶에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AI 역시 인간을 돕는 유용한 도구로 기능해야 하는 근본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인간에게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목회자도 AI 기술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 어려움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인간은 노동하는 존재이다. 노동은 생계유지와 자기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유의미한 행위이다. 그래서 노동 기회를 상실하게 되면, 인간은 실존적 위협을 느끼게 된다. 2023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는 AI가 한국사회에서 약 341만 명의 노동자(전체 노동자의 12%)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 진단하였다.2) 여기에는 미숙련 노동자뿐만 아니라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금속재료공학 기술자 등 고소득, 고학력 노동자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AI는 많은 일자리를 대체함으로써 실존적 위협을 경험하게 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대면 접촉과 관계 형성을 전제로 한 종교 관련 직업은 AI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하지만,3) 최근 발전하고 있는 소셜 로봇(social robot)으로 인해 이 직업군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소셜 로봇은 그 안에 탑재된 AI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고, 그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로봇을 말한다. 이 로봇이 일종의 반려로봇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로부터 정서적 위로와 안정을 얻는 일이 많아졌다. 일본의 아이보, 한국의 효돌이와 효순이는 큰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소셜 로봇들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노년층이 소셜 로봇에 애착을 가졌지만,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인간관계가 약화된 무연 사회 현상이 심화되면서 앞으로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소셜 로봇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종교를 통해 정서적 위로와 안정을 얻던 사람들이 종교 대신 AI를 선택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약화된 종교의 위상은 목회자의 입지를 축소시킬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AI 시대에 적합한 목회에 대한 고민이 그 지속과 유지를 위해 시급히 필요하다.
마르틴 루터는 목회의 본질을 위로(Trost)에서 찾았다.4) 위로를 통해 근심, 실망, 절망 등의 부정적 감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회의 역할이라고 본 것이다. 목회자가 추구하는 위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사건에 응축되어 있는 사랑과 희망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AI가 제공하는 단순한 심리적 위안과 달리 내면의 완전한 회복을 가져다준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위로의 말을 건넬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만남을 도와야 한다. 이와 같은 본질적인 위로의 경험을 증진하는 것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목회자의 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설교와 이웃 사랑의 실천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설교는 개신교 전통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되는 통로로 이해된다.5) 특히 설교 가운데 성령이 활동하신다.6) 그래서 설교는 일반적인 강연과 달리 하나님의 영감을 간구하는 경건 생활을 토대로 준비되어야 한다. 그러나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발달로 정보 수집이 수월해지면서 신학적 지식을 내면화하는 일이 간과되고, 경건 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영감을 간구하는 과정이 등한시되고 있다. 이 현상이 심화되어 하나님이 아닌 AI에 의존한 설교 준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설교 준비 시에 경건 생활을 소홀히 하지 않고, AI를 설교 준비를 위한 도구로 적절히 선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목회자는 성도가 하나님의 사랑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이웃 사랑의 실천에 힘써야 한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위로가 필요한 성도에게 잘못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구현된다.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가 만연한 탈진실 시대가 된 현실에서 AI의 발전을 통해 딥페이크(deep fake) 영상이 심각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7) 이러한 상황에서 목회자는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을 갖춰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를 판별함으로써 성도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또한 교회가 디지털화되면서 온라인 기부나 참여 등을 통해 실제 봉사를 대체하는 일이 늘고 있다.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면 방식으로 사랑을 전하신 것처럼 실제로 온기를 전하는 활동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최근 기업 경영의 중요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ESG 개념은 이 활동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8) 이를 기초로 환경 보호(Environment), 사회적 공헌(Social), 민주적 구조(Governance)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환경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AI 시대에 목회자는 정서적 위로와 안정을 제공하는 소셜 로봇에 의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교와 이웃 사랑에 기초한 고유의 위로 사역을 통해 성도가 하나님의 사랑을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설교를 준비할 때 AI가 아닌 하나님께 의존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 이 기술을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짐으로써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혼란을 주는 일을 피하고, ESG 개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와 환경을 위한 봉사를 구체화해야 한다. 이와 같은 목회와 이웃 사랑에 관한 인식과 그 구체적 노력은 AI 시대의 목회의 지속과 유지에 기여할 것이다.
1) 이 글은 2024년 12월 31일 발간된 「성결교회와 신학」 제52호에 실린 필자의 “AI 시대의 목회 원칙과 윤리적 과제”라는 제목의 글을 요약, 재구성한 것이다. 지면 제한으로 인해 주요 참고문헌만을 기재하였다. 기타 참고문헌은 원문을 참조하라.
2)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서울: 한국은행, 2023), 5.
3)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서울: 한국은행, 2023), 5
4) Traugott Jähnichen, Isolde Karle, “Ethik für die Seelsorge – Seelsorge für die Ethik. Überlegungen zur Verhältnisbestimmung von theologischer Ethik und Poimenik”, ZEE 64(2020), 281.
5) Karl Barth, Kirchliche Dogmatik Ⅰ/1 (Zürich: Evangelischer Verlag, 1955), 89-124.
6) 마르틴 루터, 최주훈 역, 『대교리문답』(서울: 복있는사람, 2020), 217-218.
7) 마크 코켈버그, 신상규, 석기용 역, 『AI 윤리에 대한 모든 것』(경기: 아카넷, 2023), 123-124.
8) ESG 목회에 관한 설명은 다음을 참고하라. 김성수, “ESG 목회와 교회의 사회적 공헌”, 「활천」 844(2024), 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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