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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이미지 생성 유행은 인공지능 기술이 신약 개발이나 교육혁신, 기술 발전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서도 사용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 문제는 그 사용이 엄청난 에너지 소모와 불명확한 개인 정보의 수집, 그리고 간접적인 저작권 침해와 같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동반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과 일반 사용자 사이에 엄청난 경제적 차이와 권력의 불균형이 생긴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본문 중)
손화철(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
2025년 3월 25일 오픈AI사(社)가 이미지 생성 기능이 추가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4o를 출시한 이래 ‘지브리 스타일’의 프로필 사진이 유행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진을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매이션 화풍으로 변형하는 놀이를 즐긴 것인데, 인공지능의 진화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유행도 한 달 만에 잠잠해졌다. 그러나 그 사이 챗GPT-4o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3월 말 5억 명에서 보름 만에 8억 명으로 폭증했고 엄청난 수의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여러 언론에 따르면,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CO)는 위 서비스를 제공한 지 일주일 만에 약 1억 3천만 명의 이용자가 무려 7억 개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재미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했지만, 이 유행의 이면은 복잡하고 문제가 많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사실인데, 이를 잘 설명한 기사를 소개한다.
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와 카네기 멜런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이미지 1,000장을 생성하는 데 약 2.907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이 필요하다. 7억 장 생성에 드는 전력을 산출하면 약 2,034메가와트시(MWh), 일주일간 약 3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 국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 [이 정도의] 전력(2,034MWh)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탄소배출 계수 기준 총 1,831톤의 탄소가 배출돼야 한다. 이는 같은 기간 여의도 면적의 50배에 달하는 숲에서 흡수하는 탄소량이다. …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3년에 비해 16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동시에 데이터센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 측의 분석이다.1)
지브리 풍의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사용자가 입력하는 사진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학습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것도 보도는 되었으나 큰 관심은 받지 못했다.
오픈AI는 챗GPT 무료, 플러스, 프로 이용자의 입력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 이용자는 데이터 수집·활용 범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있다. … 특히 이용자가 가족이나 지인의 얼굴 사진을 함께 입력하는 경우, 본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제3자의 초상권까지 침해될 우려가 제기된다. … 국내 인공지능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초상권 침해 문제를 고려해 사진 속 얼굴 그대로를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이미지를 픽셀 단위로 분해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 열풍을 계기로 오픈AI가 텍스트보다 얻기 어려운 이미지 데이터를 대량 축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2)
누구나 지브리풍의 이미지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 원작자의 수고와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졌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진 화풍을 아무나 흉내 낼 수 있게 되면 창작자의 수고는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미 2022년 11월 챗GPT-3.5가 출시된 이래 작가들의 파업과 항의가 빗발치고, 인공지능이 기사를 학습하는 것에 대해 신문사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인공지능의 간접적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는 계속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로 비슷한 일이 이어지는 형편이다. 오픈AI는 이전에 특정 배우의 목소리를 인공지능이 구현하도록 했다가 항의를 받고 철회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능한 모든 시도를 계속 밀어붙이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지브리 이미지 생성 유행은 인공지능 기술이 신약 개발이나 교육혁신, 기술 발전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서도 사용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깔았다고 하는데, 그 사용이 모두 생산적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물론 당장 큰 비용이 없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잘못이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사용이 엄청난 에너지 소모와 불명확한 개인 정보의 수집, 그리고 간접적인 저작권 침해와 같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동반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과 일반 사용자 사이에 엄청난 경제적 차이와 권력의 불균형이 생긴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과연 내 사진을 지브리 만화 같은 이미지로 변경해 보는 재미가 이런 문제를 상쇄할 만큼 가치가 있는가.
인공지능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그 발전의 흐름을 부정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기후 위기와 극단적인 경제적, 정치적 양극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과 기독교회는, 중요한 기술의 발전 과정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민하고, 그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교회가 할 일이 무엇인지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지브리풍 이미지 만들기 유행은 지나갔지만, 다음 유행이 올 때는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1) 김광우, ““이러다 큰일 난다” SNS 유행이라고 1억 명 ‘우르르’…끔찍한 나비효과”, 「헤럴드 경제」, 2025. 4. 11.
2) 유형길, “내 얼굴, AI 학습에 써도 괜찮은 걸까”, 「이코노미톡뉴스」,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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