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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로 뒤덮인 달 지평선 너머로 푸른 지구가 지는 모습과 우주 비행사들이 지구를 배경으로 찍은 셀카는 마치 전 인류의 단체 사진 같았다. 그러나 그 사진이 촬영된 4월 초 지구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달에서 바라본 지구는 평화로운 행성이었지만 그 안에서는 이란과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갈등과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는 한없이 고요해 보였던 푸른 행성의 내부는 분쟁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이다. (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인간이 달을 탐사한 지 50여 년이 지났다. 1969년 아폴로 11호부터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인류는 여섯 차례 달에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설치한 과학 장비와 채취한 토양과 암석 시료를 통해 달의 기원과 내부 구조, 지각 형성 과정을 밝혀냈고, 대기와 자기장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당시 설치된 지진계와 레이저 반사경 등은 지금도 달의 변화와 운동을 관측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달 탐사는 중단되었다. 아폴로 계획이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 속에서 추진된 만큼 미국의 우위가 확인되자 그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만큼 과학적·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결국 아폴로 계획은 오랫동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달의 신비로움을 걷어낸 채로 막을 내렸다.
그러던 중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달 탐사 재개를 목표로 아르테미스 계획을 수립했다. NASA가 주도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이 계획은 50년 만의 달 귀환을 넘어 달 기지 건설과 자원 개발, 나아가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에는 무인 시험 비행인 아르테미스 1호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쳤고, 이어 2026년 올해 4월 아르테미스 2호는 4명의 우주 비행사를 태우고 달 뒷면까지 비행하며 인류의 달 귀환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탐사는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여러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태양신 아폴로의 이름을 딴 아폴로 계획과 달리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내건 이번 임무에는,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가 참여했고 미국인이 아닌 캐나다인 우주 비행사도 함께 탑승했다. 또한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비행한 유인 우주 탐사 기록도 새롭게 세웠다. 특히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아 지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달 뒷면을 인간이 직접 관측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달 뒷면에서 촬영한 사진들이었다. 분화구로 뒤덮인 달 지평선 너머로 푸른 지구가 지는 모습과 우주 비행사들이 지구를 배경으로 찍은 셀카는 마치 전 인류의 단체 사진 같았다. 그러나 그 사진이 촬영된 4월 초 지구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달에서 바라본 지구는 평화로운 행성이었지만 그 안에서는 이란과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갈등과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는 한없이 고요해 보였던 푸른 행성의 내부는 분쟁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이다.
이번 아르테미스 2호의 성공 이후 NASA는 다음 단계인 아르테미스 3호부터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인 달 착륙은 물론 달 기지와 발전 시설 건설, 나아가 화성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 구축까지 우주 개발을 새로운 산업 분야로 육성하려 하고 있다. 우선 달로의 물자 수송을 민간 우주 기업들이 담당할 예정이며 이런 기대감으로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12일 상장 즉시 단숨에 세계 6위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 역시 다가오는 우주 시대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업과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1967년 발효된 우주 조약은 어떤 국가도 우주 공간이나 천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제법이다. 이후 유엔은 1979년 달을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평화적 이용과 자원의 공정한 분배를 원칙으로 하는 달 조약을 제정했다. 그러나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은 이 조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아르테미스 협정을 제정했다. 이 협정은 달과 화성 등에서 채굴한 자원의 소유와 상업적 이용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67개국이 서명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협정이라며 이에 반대하고 있고 특히 중국은 독자적인 달 탐사와 달 기지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달에는 미래 핵융합 발전의 핵심 연료로 주목받는 헬륨-3과 전자 기기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달 남극 지하에는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으며, 달의 토양과 암석인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대기가 없어 우주선 발사에 필요한 에너지가 적게 들고 폭발 위험이 적어 화성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처럼 50년 전에는 쓸모없는 황무지로 여겨졌던 달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자원과 산업의 보고로 재평가되고 있다. 한때는 황당한 공상처럼 들렸던 달 기지와 유인 화성 탐사가 이제는 현실적인 목표로 논의되고 있으며, 이를 내세워 창업한 스페이스X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그 변화를 잘 보여 준다.
달 개발 소식은 우리 교회에 두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첫째, 달이 결코 쓸모없는 천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신이 존재한다면 왜 이렇게 황량하고 쓸모없는 우주를 만들었겠는가”라는 무신론의 주장에 대한 좋은 반론이 될 수 있다. 한때 아무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달이 오늘날에는 자원과 과학 연구, 우주 탐사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는 과학기술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를 바라보는 시야를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 욥기 40-41장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 세계에 대해 욥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시고 그 앞에서 욥은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회개한다. 인간의 지식과 경험은 언제나 제한적이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는 우리의 이해를 훨씬 넘어선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해석만을 절대화하기보다 겸손하게 배우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어느 교단이 유신 진화론을 이단으로 규정한 예처럼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단순하게 판단하는 한국 교회가 특히 되새겨야 할 교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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