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창세기 1:2)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한 것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적인 관계를 이용해 국정에 간섭하고 각종 전횡을 일삼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너무나도 허무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성경에서 말하는 창세 전의 모습처럼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윤리를 실천하는 운동을 펼쳐온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비통한 마음으로 다음 몇 가지를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 모든 진실을 밝히십시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최순실 씨와 관련된 의혹을 부인해오다가 일부 언론을 통해 명백한 증거가 나오자 최소한의 인정과 사과를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더 많은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은 국가 시스템이 형편없이 무너진 것에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무너진 마음을 더 이상 짓밟지 말고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충분한 권한과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철저한 진실규명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국민들의 무너진 마음이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에 대한 ‘배신의 정치’를 반성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십시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최순실이란 한 개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여 국가 기밀을 누설하고 사실상 국정 간섭과 각종 전횡을 허용했습니다. 국민의 신뢰에 대한 ‘배신의 정치’를 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점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저지른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퇴임 후에라도 법적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아울러 최순실 씨 등 비선실세들의 치부에 활용된 문화 ‧ 스포츠 정책뿐만 아니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합의 ‧ 개성공단 폐쇄 ‧ 사드 배치 등의 정책도 비선실세에 의한 결정이었을 경우 전면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 ‧ 야와 시민사회의 합의로 남은 1년 4개월 임기 동안 국정을 추스를 수 있는 책임총리와 중립내각을 세워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의 반성과 새로운 역할 정립이 있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관련해서는 정치권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합니다. 비선실세의 존재와 전횡을 알면서도 방관한 채 권력을 함께 누리는데 급급했던 새누리당은 국민들 앞에서 석고대죄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어떻게 책임질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야당도 이러한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제대로 밝히고 견제하지 못한 무능을 반성해야 합니다.

이번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은 몇몇 언론들의 책임 있는 취재 결과로 그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MBC, KBS 등 공영방송은 쟁점을 흐리는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했고, 숨죽이고 있던 일부 언론은 이 사태를 기회삼아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이런 언론에 대해 국민들이 준엄한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기독교계의 대응도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기문란에 대해 눈감은 채 이를 덮기 위한 술수에만 추임새를 넣는 부끄러운 일을 함으로 복음의 본질을 가리고 있습니다. 교회는 어둡고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서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바르게 제시하고 실천함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에 의해 대한민국은 새롭게 거듭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의 시스템과 법치, 정의가 완전히 무너져버린 어둡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둠을 헤쳐가기 위해 국민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국민들은 국가의 의미와 역할, 법과 공의의 통치 원리, 국민 주권의 구체적인 실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들의 지혜와 용기를 통해 대한민국은 새롭게 거듭날 것입니다.

성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가리켜 ‘새 하늘과 새 땅’이라고 부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국민들과 함께 지혜와 용기를 모으는 일에 함께 할 것입니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요한계시록 21:1)

2016년 11월 1일(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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