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기술의 사용과 환경 보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그중 하나는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일시적인 편리가 결과적으로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 편리를 약간 유보하는 것은 양심에 호소할 필요도 없는 그저 실리적인 일이다.(본문 중)

손화철(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 기술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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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거나 플라스틱 재료를 포함한다. 포장용 비닐은 물론 가전제품과 자동차, 심지어 의류와 신발까지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용도는 다양하다. 플라스틱의 장점은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유지하되, 아주 얇게도, 두껍게도, 강하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패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열을 가하면 부드러워지는 것도 있고 부드러운 채로 있다가 열을 가하면 경화되는 것도 있는데, 그 성분과 성질에 따라 수백 가지가 있다.

플라스틱이 처음 개발된 것은 화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19세기 말이지만,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무렵이라고 한다. 그 때를 대략 1940년으로 본다면, 널리 사용된 것은 채 80년이 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그 생산량과 사용량은 엄청나게 늘어서 지금까지 수십 억 톤이 만들어졌다.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나오는 원료를 결합하여 만든 고분자 합성물로서 자연에서 얻어지는 물질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물질들처럼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부스러져 작은 알갱이가 되지만 없어지지는 않고, 불에 태울 수는 있지만 엄청난 공해를 유발한다. 그러니까 그동안 사용되고 버려진 플라스틱이 사실상 고스란히 지구상에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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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이 조류를 타고 떠돌다 모여 태평양에 한반도의 7배나 되는 크기의 거대한 쓰레기 섬이 생겼다거나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버린 페트병, 빨대, 어구 등의 플라스틱 덩어리들이 모여 그렇게 큰 섬을 이룬 것도 놀랄 만한 일이지만, 물속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도 문제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부스러진 플라스틱 조각과 치약과 세제 등에 포함되는 마이크로 비즈라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 등이다. 미세 플라스틱을 크기로 규정하는 데는 1mm이하, 5mm이하 등 몇 가지 기준이 사용되지만, 0.3mm 보다 작은 알갱이도 존재한다. 이것을 해양 동물이 섭취하고 결국 인간이 수산물과 함께 다시 먹게 된다. 그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리 유익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플라스틱은 기술의 사용과 환경 보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그중 하나는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일시적인 편리가 결과적으로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 편리를 약간 유보하는 것은 양심에 호소할 필요도 없는 그저 실리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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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작은 실천으로도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빨대와 일회용 컵, 비닐봉지 줄이기 운동은 큰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 삶에 커다란 편리를 주는 플라스틱 사용을 모두 중단할 수는 없지만, 일상의 사소한 플라스틱 사용만 자제하더라도 일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일에는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앞장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나친 열광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한때 ‘기적의 소재’로 불렸지만 개발된 지 채 한 세기 지나지 않아 인류에게 엄청난 고민을 안기고 있다. 모든 유익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나치게 추구하면 결국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이 플라스틱의 예에서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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