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집회 비판 여파’ 우리들교회·지구촌교회 “기윤실 후원 중단”
극우 세력은 연일 사무실 앞에서 ‘해체’ 시위…기윤실, 2025 후원자 모집 “이번 사태 이후 후원자 늘어”
[뉴스앤조이-최승현 편집국장] ’10·27 집회’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조성돈·조주희)이 보수 개신교계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와 지구촌교회(이동원 원로목사)는 기윤실 후원을 중단하고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들교회는 기윤실 앞으로 10월 23일 공문을 보내, 김양재 목사를 기윤실 이사 명단에서 빼라고 통보하고 후원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들교회는 10·27 집회에 적극 참여하는, 몇 안 되는 수도권 대형 교회 중 하나다. 아예 10월 27일 주일 2부 예배는 원래보다 30분 앞당겨 11시에 하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집회에 교인들의 참석을 유도하기로 했다.
최성은 목사 사임 논란으로 담임목사가 공석 상태인 지구촌교회도 교회 홈페이지에 “지구촌교회는 기윤실과 ’10·27 200만 연합 예배’에 대한 입장이 다름을 밝힌다”는 공지를 10월 20일 올렸다. 아울러 이동원 원로목사를 기윤실 자문위원 명단에서 삭제하고, 후원 교회 리스트에서도 기윤실 이름을 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윤실은 아직까지 정식으로 연락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일부 극렬 목사·교인은 아예 기윤실을 해체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10월 7일 기윤실 사무실 앞으로 수십 명이 몰려가 대규모 시위를 한 이후, 매일 돌아가며 기윤실 해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는 요즘 기윤실 이름으로 ‘기윤실 해체하라’는 내용의 삼행시를 지어, 예배 시간에 교인들과 함께 읽고 있다.
공교롭게도 기윤실은 10월 22일부터 2025년 후원 교회 및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상관없이 원래 정해진 일정이었다. 기윤실 김현아 사무처장은 “우리들교회와 지구촌교회 외에도 분당소망교회가 후원 중단을 통보했고 몇몇 개인 회원이 후원을 중단했지만, 이번 사태 이후 기윤실을 응원하며 정기 후원을 시작한 사람이 훨씬 많다”며 감사를 전했다.
기윤실은 2024년 △민주적 교회 운영의 성과와 과제 논의 △부교역자 표준 동역 합의서 작성 △한국교회 신뢰 회복을 위한 6대 과제 제시 △목회자 정년 연장안 반대 등의 활동을 해 왔고, 한국사회의 왜곡된 민주주의 문제,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 사회적 약자 문제에 집중했으며, 기독 청년이 겪는 실제적 문제 해결을 돕고,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자발적 불편 운동’을 지속 실천해 왔다고 밝혔다. 기윤실 공동대표들은 후원 요청 서신에서 “앞으로도 기윤실이 이러한 사역을 더욱 전문적으로 심화해 감으로써 한국 사회와 교회가 선한 열매를 맺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으로 동참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