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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자 지구 봉쇄가 극심해지면서 봉쇄를 부수는 것이 시급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2025년에만 총 다섯 번 가자로 가는 구호 선단이 출항했다. 나는 그해 마지막 구호 선단인 ‘천 개의 메들린’(TMTG)에 참여했다. 지중해의 동쪽 끝에 위치한 가자로 향하는 11일간의 항해 후 이스라엘은 모든 항해자와 배를 나포했다. 항해자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수감되어 있는 크치오트 감옥에 테러리스트라는 죄목으로 수감되었다. 무장한 군인들이 수감자들을 감시했지만 우리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이 감옥에 함께 수감된 동료들과 또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닿고 싶었다. (본문 중)
해초(평화 활동가)
올해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식민 점령한 지 78년째이다. 가자 지구는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고통받는 땅이다. 이스라엘은 2008년 공식적으로 가자 지구에서 육상, 해상, 공중으로의 사람과 물품 이동을 통제했다. 한때 가자 지구에는 항구를 비롯해 국제공항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봉쇄와 공습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으며, 이곳은 가장 큰 야외 감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 지구에 25,000톤 이상의 폭발물을 떨어뜨렸으며 이는 두 개의 핵폭탄에 해당한다”(Euro-Med Human Rights Monitor). 가자 지구에서는 최소 70,669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사망하고 171,165명이 부상당했다. 2025년 가자 지구의 봉쇄는 더욱 심각해졌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165명의 어린이를 포함하여 최소 475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은 가자 지구의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었다. 무너진 도시에 가지런히 놓인 시체들이 쌓여있다. 겨울이 시작되자 가자 지구에 태풍과 폭우가 찾아왔고, 주민들은 추위와 홍수에 목숨을 잃었다.
가자 지구에서는 총살이나 공습 같은 군사적 위협이 일상에 드리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에는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과 한 국가이자 민족으로서 가지는 자결권에 대한 위협이 있다. 먼저, 가자 지구로 통하는 사람과 물품의 이동이 제한된다. 이는 구호품과 구호 인력이 전달되는 데 심각한 제한을 만든다. 지난 10월 휴전 이후에 몇 가지 상황이 더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가자 지구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현실은 여전히 가혹하다. 휴전 이후에도 가자로 들어갈 수 있는 구호 물품은 전체 이동량의 약 4분의 1이다. 이 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으로, 고통을 극심하게 만든 후 협상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얻으려는 것이다. 극심한 상황 이후 모든 것이 더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전의 삶 혹은 원래의 삶의 모습에 비교해 본다면 삶의 현장은 완전히 파괴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감시는 계속된다. 감시와 통제는 식민 정권의 전형적인 시스템이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분류하고 통제하고 감시한다. 전화 통화나 문자, SNS 등 모든 생각과 기록이 통제되고 있다. 모든 정치적 의견이 감시당하고 삭제당하며 언제든지 불리하게 이용당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족과의 연락 같은 가장 사적인 일상에서도 통제의 위협을 겪는다. 이스라엘군은 드론을 띄워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으며 혹은 원한다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집에 언제든 침입할 수 있다. 이 모든 감시와 통제는 일상의 시간과 공간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구호품 전달 또한 이스라엘의 통제 아래 있다. 이스라엘은 여성과 어린이를 선택적으로 살해하고 구호품을 선택적으로 반입해 왔다. ‘구호품’이라는 명목으로 이스라엘은 모금자들의 돈을 가로채기도 하고 구호품 배분을 내세우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통제한다.
팔레스타인 주민이 스스로 살아가는 삶은 가능하지도 않다. 식민 점령은 팔레스타인 사람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문화와 전통, 역사까지도 살해한다. 가자 지구 해안은 어부들이 살아가는 도시이며 올리브나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체성과도 같지만 팔레스타인 사람이 가자 지구 해안에 접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계속되는 공습에 농사를 지을 수 없으며 그나마 있던 농지도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불법 정착민들에 의해 파괴당한다. 또한 이스라엘군과 불법 정착민들이 올리브나무 수천 그루를 뽑거나 올리브 수확을 방해하기 때문에 매년 수확기가 되면 안전하게 올리브 수확을 할 수 있도록 도우러 세계 시민들이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기도 한다.

ⓒThousandMadleensToGaza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굶주림과 고통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2025년 10월의 휴전 협상 이후 지금도 저강도의 제노사이드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전 ‘휴전’ 협상들을 보면 협상을 깨뜨리고 군사 공격을 시작한 것은 언제나 이스라엘이었다. 지금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하는 기사가 거의 매일 나온다. 그 수는 협상의 의미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점령을 멈추거나 팔레스타인 땅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휴전 이후에 세계 언론들은 가자 지구를 복구하는 데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계산하는 기사를 앞다투어 발행하고 있다. 가자 지구 재건에는 막대한 비용과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러한 폐허 속에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에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세계 시민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가자 지구를 도울 수 있다. 자국 정권에게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요구하고,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기업의 상품을 불매하고(대표적으로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모금을 통해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다. 가자 지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가자 지구와 팔레스타인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가 이스라엘의 행태를 주시하고 제재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 세계적인 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첫 번째 투쟁은, 학교 담벼락 앞에서 시작한 일인 시위였다. 조금씩 관심을 가져 본다면 점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팔레스타인 영화를 보면서 팔레스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랜 식민 점령에도 불구하고 모든 팔레스타인 영화 속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보았다. 삶이 고통스러울 때에도 영혼을 지킬 수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팔레스타인 역사를 공부하고 기사를 찾았다. 78년 동안의 길고 가혹한 역사와 비참한 시체들을 마주해야 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상황이 점점 악화했고 2025년이 되자 참혹함이 끝에 다다르는 것 같았다. 정말로 이러다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조리 학살하는 것은 아닐지 두려웠다. 이스라엘이 만들어놓은 체계 속에서 구호 활동과 구호 물품 전달은 가능하지만, 충분하지 못했다. 특히 가자 지구 사람들에게 그랬다. 긴급 구호는 말 그대로 긴급함을 일시적으로 구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땅의 고통의 원인을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침략과 점령을 멈추고 팔레스타인 땅에 해방을 가져오는 것이 평화의 길이 아닐까.

ⓒThousandMadleensToGaza
2025년 가자 지구 봉쇄가 극심해지면서 봉쇄를 부수는 것이 시급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2025년에만 총 다섯 번 가자로 가는 구호 선단이 출항했다. 나는 그해 마지막 구호 선단인 ‘천 개의 메들린’(TMTG)에 참여했다. 지중해의 동쪽 끝에 위치한 가자로 향하는 11일간의 항해 후 이스라엘은 모든 항해자와 배를 나포했다. 항해자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수감되어 있는 크치오트 감옥에 테러리스트라는 죄목으로 수감되었다. 무장한 군인들이 수감자들을 감시했지만 우리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이 감옥에 함께 수감된 동료들과 또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닿고 싶었다.
오랫동안 고립된 땅에 가장 필요한 구호가 무엇일까. 어쩌면 가자 지구에 가장 필요한 것은 ‘목소리’가 아닐까. 그 고통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목소리, 그리고 그 땅에서 일어나는 참상을 함께 주시하고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아닐까. 최근에 나는 한 팔레스타인 사람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19개월의 수감을 마치고 최근에 석방되었다. 그는 자신이 감옥에서 항해 선단의 나포된 수감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같은 감옥에 수감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바로 옆 동에 수감되어 있었고 대화를 하려고 했지만 벽과 창살에 막혀 전달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 그는 자신이 여기서 석방되어 나가게 된다면 꼭 그 노래를 부른 사람들을 찾아 용기와 힘을 주어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고 했다.
가자 지구로 향하는 항해는 세계 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가자 지구 봉쇄를 부수고 그 땅에 닿겠다고 시도하는 직접 구호 행동이다. 가자 지구가 봉쇄되어 있으니 우리가 그 땅으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구호품을 전달하고 전 세계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서로 연결되는 운동이다.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통로에 가로막히지 않고, 바다를 건너가 우리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겠다는 운동이다. 천 개의 메들린 선단은 구호 물품을 싣고 가지만, 항해의 첫 번째 목적이 고립된 땅의 봉쇄를 부수고 직접 연결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빛이 세계의 모든 모서리에 닿고 바닷물이 세계의 모든 가장자리에 닿는다면, 같은 이치로 우리들의 작은 배도 가자 지구 해안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다가오는 봄에 가자로 향하는 다음 항해가 시작될 것이다. 천 개의 메들린호는 가자 봉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선단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항해에 한국에서도 배와 사람들을 보내자고 요청하고 싶다. 가장 고립된 땅의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기 위해 급진적인 직접 행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중해에서부터 강까지 팔레스타인이 해방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돛을 올리자.
참고 자료
“Israel hits Gaza Strip with the equivalent of two nuclear bombs”, 「Euro-Med Human Rights Monitor」, 2023. 11. 2.
“2025 in Gaza: 12 months, 12 pictures”, 「Aljazeera」, 2025. 12. 22.
Thousand Madleens to Gaza 홈페이지.
가자로 향하는 천 개의 매들린호 한국지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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