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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나아가 2026년 프랑스에서 개최하는 G7 정상 회의에 한국을 공식적으로 초청했다. … 결국 프랑스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무너뜨린 국제 질서,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되어 구축해 온 이 질서에 발생하고 있는 힘의 공백을 자신이 채우고자 하는데,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모델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에 같이 하자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본문 중)
박민중(국제정치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정상 회담을 얼마나 자주 가질까? 외교부 홈페이지에 나온 정상 외교 일정을 확인해 보니, 지난해 6월 캐나다 G7 정상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3월 말까지 총 42회의 정상 외교가 있었다. 매달 약 4회 정도의 정상 외교가 진행되는 셈이다.
정상 외교가 이렇게 거의 매주 진행되지만, 일반 시민으로서는 한국 외교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비해 한국의 언론은 국제 뉴스에 관심이 별로 없다. 둘째, 정상 외교 중에서도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와의 정상 외교만 한정적으로 다룬다. 셋째, 외교란 상대가 있는 법인데, 정상 외교를 다루는 보도의 양태는 주로 우리의 입장만을 다룬다.

<사진1> 지난 4월 3일, 청와대에서 한국-프랑스 정상 회담이 열리고 있다. (출처: 청와대)
이번 글은 이 세 번째 원인과 관련해 지난 4월 3일 진행된 한국-프랑스 정상 회담을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 대통령의 방한이 11년 만이라고 하니, 제법 중요한 이유가 있어 방문하지 않았을까. 특히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에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했다. 그러므로 한국-프랑스 정상 회담은 프랑스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랑스는 트럼프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국의 공백을 프랑스가 조금이라도 메우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한국과 일본을 찾았다.
한국과 일본의 발표
같은 사건의 당사자라고 해도 그 사건을 이해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다. 정상 회담도 마찬가지다. 서로 얻으려는 이익도 다르니 정상 회담의 성과를 발표할 때 강조점도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각국의 발표를 따로 볼 필요가 있다.

<사진2> 이재명 대통령이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먼저 한국 정부의 발표를 보자. 청와대가 발표한 한국-프랑스 공동 언론 발표문은 구체적인 성과로 아래 4가지를 제시한다. 간단히 말해, 핵심은 ‘경제 협력’이다.
첫째,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교역 및 투자를 더욱 확대해 가기로 하였습니다.
둘째, 첨단 과학과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공동 성장을 도모하고, 함께 혁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환경을 적극 조성하기로 하였습니다.
셋째, 양국 우호 관계의 핵심인 문화 협력을 강화하고, ‘인적 교류 100만 명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양국은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서 글로벌 과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진3>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출처: 일본 총리실)
다음은 일본 정부의 발표다. 주로 경제와 문화 분야 협력이 주를 이루었던 한국과 달리 일본-프랑스 정상 회담은 안보 분야 협력이 눈에 띈다. 일본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보도 자료 형식으로 이번 정상 회담의 결과를 정리해 두었다. 이에 따르면 양국은 ‘모두 발언 – 양자 관계 – 역내 이슈’ 순서로 합의했는데, 한국과 달리 정치·군사 분야가 핵심을 이뤘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 발언(Opening Remarks)을 모두 안보 이슈로 채웠다.
특히, 일본의 의도는 마지막 역내 이슈(Regional issues) 부분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일본은 중국과 북한을 거론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와의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북한을 거론할 때는 ‘북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정책’(their policies toward North Korea)이라고 표현하면서 결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일본은 미국의 공백으로 차질이 생겼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금 프랑스와 함께 살리고자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의도
그렇다면 프랑스 정부는 일본 그리고 한국과의 정상 회담을 어떻게 전하고 있을까? 프랑스 대통령실(ELYSEE)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자.

<사진4> 지난 1일, 프랑스 대통령실이 일본-프랑스 정상 회담 관련 공동 성명을 게시하고 있다. (출처: 프랑스 대통령실 홈페이지)
먼저, 프랑스 대통령실이 발표한 일본과의 정상 회담 공동 성명(Joint Statement)은 일본 외교부가 발표한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전체 내용은 비슷하지만, 길이는 일본 외교부 보도 자료보다 상당히 길다. 한국의 공동 성명보다도 2배 이상 길다. 이 공동 성명에서 프랑스는 제일 첫 번째 항을 (1)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the Indo-Pacific region)으로 제시한다. 핵심 내용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 매일 언론에 도배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을 강조하며, 양국은 모두 인도-태평양 국가로서 이 지역에서 각자의 전략을 이행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다.
이후 공동 성명은 (2) 양자 협력(Bilateral cooperation), (3) 국제적 이슈(Global challenges), (4) 지역별 현안(Regional situations) 그리고 (5) 결론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사실상 두 번째 양자 협력을 제외하고 모두 군사, 안보 현안이 주를 이룬다. 결국 프랑스는 트럼프의 외교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생긴 힘의 공백을 일본과 함께 메우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 것이다. 20세기 초반 미국의 등장으로 태평양 지역에서 자신의 자리를 내줘야 했던 프랑스는, 트럼프로 인해 생긴 힘의 공백을 기회로 보고 일본과 손을 잡고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회복하고 싶은 것이다.

<사진5> 지난 3일, 프랑스 대통령실이 한국-프랑스 정상 회담 관련 공동 성명을 게시하고 있다. (출처: 프랑스 대통령실 홈페이지)
다음으로 프랑스 정부는 한국-프랑스 정상 회담과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의 공동 언론 발표문이 아닌 공동 성명(Joint Statement)을 게시했다. 공동 성명은 공동 언론 발표문과 달리 양국이 문구를 합의한 것으로 내용이 동일하다. 이번 공동 성명은 양국이 5가지 공동의 우선순위(common priorities)에 합의했다고 밝힌다. 그 순서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동 언론 발표문의 4가지 성과와는 사뭇 다르다.
1. 정치, 국방, 그리고 안보 분야의 협력
2. 교역, 혁신 등 경제 분야의 협력
3. 기후 변화 등 다자적 협력
4. 문화 교류 협력
5. 국제 협력
주로 경제와 문화 분야의 협력이 주를 이루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동 언론 발표문과 달리 양국의 공동 성명은 첫 번째와 마지막 항이 정치 분야의 협력을 다루고 있다. 물론 줄기차게 인도-태평양을 강조했던 일본과는 다르지만, 한국과 프랑스 모두 국제 사회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한 정치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지막 5번째 국제 협력 분야가 프랑스의 방한 의도를 잘 드러낸다.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유엔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유엔 헌장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The French Republic and the Republic of Korea underline the essential role of multilateralism in which the United Nations occupies a central place and reaffirm their commitment to the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프랑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프랑스가 주최하는 차기 G7 정상 회의에 초청하고, 글로벌 거시 경제 불균형을 시정하고 새로운 국제 파트너십과 연대 모델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와 준비 과정에 대한민국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The President of the French Republic invited his counterpart to take part in the forthcoming G7 summit, ··· work on correcting global macroeconomic imbalances and defining a new model of international partnerships and solidarity.)
프랑스가 트럼프로 인해 발생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본에 손을 내밀었다면, 트럼프가 붕괴시키고 있는 국제 질서를 재건하기 위해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나아가 2026년 프랑스에서 개최하는 G7 정상 회의에 한국을 공식적으로 초청했다. 그러면서 이번 G7 정상 회의는 글로벌 거시 경제 불균형을 시정하고 새로운 국제 파트너십과 연대 모델을 수립하는 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근데 잘 보면 이는 트럼프의 미국이 무너뜨린 것이다.
결국 프랑스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무너뜨린 국제 질서,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되어 구축해 온 이 질서에 발생하고 있는 힘의 공백을 자신이 채우고자 하는데,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모델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에 같이 하자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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